세안을 많이 해야, 여드름이 빨리 없어진다?
여드름은 모낭피지선 단위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피지분비가 증가하고 모낭 안의 각질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모낭을 막아 모낭 내에 존재하는 여드름 균(P. acnes)이 증가하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네 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여드름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드름은 청소년기에 호르몬의 증가에 의해 피지분비가 많아져 발생하는 사춘기성 여드름과 스트레스, 수면부족, 환경오염, 생리와 임신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한 성인형 여드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험하고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에 관한 잘못된 상식들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잘못된 상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안을 많이 해야 여드름이 빨리 없어진다?
여드름은 얼굴의 이물질과 피지 때문에 심해지며 하루에 대여섯 번 세안을 해야 좋아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드름이 많이 나는 사람의 얼굴은 피지가 많은 지성피부인 경우가 많으나 피부를 한가지 타입으로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환자들의 대부분은 코와 이마 부위인 T-zone은 번들거리거나 양쪽 볼은 건조한 복합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T-zone 부위는 피지가 모공에 쌓이지 않도록 꼼꼼히 세안을 하여 청결을 유지하며 양 볼은 건조해지지 않도록 가볍게 세안하고 보습을 잘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세안을 너무 자주 하는 것은 오히려 보상성으로 피지 분비가 더 많아질 수 있으므로 하루에 두 번 정도가 적당합니다.
여드름이 보이면 즉시 짜라?
여드름이 있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손으로 짜내거나 뜯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드름을 잘 못 짜게 되면 압력에 의해서 피부가 찢어지거나 염증이 안으로 깊게 들어가 심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흉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음식물이 여드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속설들이 있는데 최근 연구로 밝혀진 이론으로는 기름기 많은 음식보다는 당지수(glycemic index)가 높은 음식들이 insulin-like growth factor(IGF)를 높여 여드름을 악화시킨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사탕, 흰빵 같은 정제된 설탕과 단순전분이 들어가 있는 음식들이 당지수가 높고 야채, 현미, 통밀빵 등 정제되지 않은 전분을 이용한 음식이 당지수가 낮습니다. 당지수가 낮은 음식들은 여드름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드름 약을 바르면 모공이 넓어진다?
어떤 약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이라면 모공을 넓게 하지는 않습니다. 모공이 넓어지는 것은 피지분비 때문이지 약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약을 잘 발라 여드름이 빨리 가라앉아야 색소침착이나 흉터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여드름 피부에는 순한 화장품이 좋다?
여드름 피부는 화장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여드름 피부에 유분이 많은 화장품은 피지분비가 많아 모공이 막히기 쉬운 피부에 치명적입니다. 반드시 oil free(지성용), non-comedogenic(여드름을 유발하지 않는 제품)이라고 표시된 화장품을 구입해야 합니다. 클렌징 제품은 크림이나 오일타입보다는 로션이나 워터 타입의 유분이 적은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장은 세안 후 스킨, 로션을 가볍게 바르고 oil free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파우더로 가볍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드름을 가리기 위해 메이크업베이스, 파운데이션 등을 두껍게 바르면 오히려 모공이 더 막혀 여드름이 악화됩니다.
그 밖에도 여드름이 양볼 쪽으로 많이 나는 경우는 머리가 직접 얼굴에 닿지 않도록 묶거나 올리고, 헤어 스타일링 제품은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목 주위에 여드름이 많이 나는 경우 목까지 올라오는 옷은 입지 않습니다.
글_ 김성현 교수, 일산백병원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