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불안장애

범불안장애

막연히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어두운 안개처럼 배어나오는 불안감은 상당히 기분 나쁜 것입니다. 불안은 신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이 빨리 뛰며, 진땀이 나고, 동공이 커지고 얼굴 표정이 굳어지며, 속이 쓰리고 아랫배가 싸르르 아프거나, 소변이 자주 마려워 화장실에 들낙날락하고, 안절부절하는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항상 긴장하게 되므로 쉽게 지쳐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상 생활에서 매사에 이런 불안감이나 근심, 걱정거리가 끊이지 않는다면, 이것은 정상 상태로 볼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시험 성적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을 조절할 수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면서 더욱 불안해지고 실제로 시험도 잘 볼 수 없게 되는 경우를 들 수 있겠습니다.

불안 현상은 병적인 반응은 아닙니다. 우리가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반응이 바로 불안감입니다. 앞으로 위험이나 고통이 예상될 때, 또는 익숙하지 않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정상인도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어린이의 분리 불안, 첫 학교 가기전에 느끼는 어린이의 불안,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의 불안, 죽음을 앞둔 임종 환자의 불안 등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걱정거리에도 과도한 불안감이 생기며, 불안감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면서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되는 경우 범불안장애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범불안장애란 무엇인가요?

만성적으로 걱정, 근심이 많은 병, 그래서 여러 가지 신체적인 증상이나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범불안장애(汎不安障碍) 입니다. 불안한 느낌이 지나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다양한 신체증상이 동반되는 되는데, 걱정이나 불안, 근심의 대상이 건강, 경제적인 문제, 실직, 학업성적, 취직 등 구체적인 경우도 있지만, 무엇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처럼 근거가 없는 불안도 있습니다. 불안감 때문에 항상 긴장한 상태에 있게 되고 자율신경이 날카로와져 있어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도 많은 장애가 됩니다.

일반인구의 약 5% 정도가 범불안장애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더 많으며, 젊은 나이 (20대)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범불안장애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범불안장애는 유전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환자의 가족 중에서 4명 중 1명은 범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어 가족력이 있으며,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쪽이 범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다른쪽도 이 질병이 있을 확률은 50% 정도가 됩니다.

뇌의 전두엽, 변연계, 그리고 기저신경핵 등이 불안을 일으키는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부위들은 인간의 두뇌에서 매우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두뇌의 후두엽이 불안의 장소라는 이론도 있습니다. 이런 곳의 기능적인 장애(신경전달물질의 부족, 또는 과다)가 불안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정신분석이론은 불안을 해결되지 않은 무의식적인 갈등의 표현으로 설명합니다. 불안에는 무존재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공포), 사랑하는 대상과의 이별에 관한 불안, 중요한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상실하는 데 대한 불안, 자기 자신의 이상과 가치에 대해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데 대한 불안 등이 있겠습니다.

또한 환경의 부정적인 요인에 대한 과도한 인식, 주위 환경의 정보를 인지하는 과정의 왜곡, 특정 문제에 대한 자신의 대응능력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부정확하고 부적절하게 위험을 인식하기 때문에 불안이 생긴다고 인지행동이론적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생물학적 요인이나 정신사회적인 요인으로 불안이 생기는데, 이런 과정이 너무 과도하고 지속적이어서 부적절한 불안감이 계속되는 것이 범불안장애입니다.

범불안장애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일상적으로 불안감이 가끔 나타나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나 6개월 이상 불안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스스로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경우 범불안장애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걱정과 불안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방해받으며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동반됩니다.

  • 불면증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잠이 들기도 힘들다)
  • 근육의 경직과 긴장
  • 예민함, 잘 놀래는 증상,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염려한다.
  • 집중을 할 수 없으며, 마음이 항상 불안한 생각으로 차 있다. 초초하다.
  • 쉽게 피로해 진다.
  • 안절부절 못하고 벼랑에 선 듯한 느낌이 든다.
  • 이마 찌푸림(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 진다)
  •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저리거나 입이 마른다.
  • 얼굴이나 가슴이 화끈거린다.
  • 소변을 자주 보거나 아랫배가 불편하고 설사를 한다.
  • 목에 무엇인가 걸린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고 호흡이 빠르다.

환자는 스스로 이러한 불안이나 걱정거리에 대한 계속되는 생각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느끼지만 스스로 걱정을 멈출 수 없으며 자신에게 어떤 신체적인 중병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더욱 근심 걱정에 빠지기도 합니다. 자연히 사회활동을 피하게 되고, 어떤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도 떨어지고 매사에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정신과 의사의 상담과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단 갑상선기능 항진증이나 알코올 금단증상, 일부 약물에 의해서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감별해 내야 합니다.

불안장애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먼저, 일반적으로 범불안장애 환자는 자신이 신체질환에 걸렸다고 의심하기 때문에 필요한 검사를 충분히 해서 신체질환이 아님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가슴이 벌렁거린다고 느끼는 분들은 심장이 않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므로 심장에 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환자가 질병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는데 도움이 됩니다.

범불안장애의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법과 정신사회적인 치료법이 이용됩니다.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주로 항불안 약물인 벤조다이아제핀계통 약물을 사용합니다. 흔히 신경안정제라고 부르는 약물로서 대표적인 약물로는 바륨, 알프라졸람 등이 이용됩니다. 그밖에 항우울제로서 부스피론, SSRI (세포토닌 선택적 재흡수 저해제), 삼환계항우울제 등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벤조다이아제핀 계통의 약물은 근심걱정 자체를 완전히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불안을 느끼는 강도를 줄여주고 불안에 대한 몸의 반응을 줄여서 불안을 참을만 하게 해주고, 불안으로 인한 신체의 증상, 예를 들면 근육의 경직 같은 증상을 줄여서 증상을 호전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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