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저리다면

손이나 발이 저리고 이상한 감각을 느끼는 것은 흔히 겪는 증상일 것입니다. 특히 나이가 연로하신 분들일수록 이런 증상을 호소를 하는 분이 많아집니다. 자신의 증상을 표현하시는 방법도 다양한데, 저리다, 쑤신다, 감각이 멍하다, 우리하다, 시리다,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 등등의 표현이 사용됩니다.

손발 저림의 원인에 대해서도 혈액순환장애다 신경성이다 류마치스성 질환이다 등으로 자신의 증상에 대하여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만큼 진단과 적절한 치료에 대해 광범위하면서도 정확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손발이 저리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보면 이상 감각(Paresthesia)의 일종으로 보아야 합니다.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약국에서 여러 가지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기도 하나 별다른 차도 없이 손, 발이 저리고 피부감각이 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손발 저림에 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손발저림 혈액순환 장애로 생각하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자의로 복용하는 것입니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행동입니다.

손발 저림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손발 저림의 원인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접근해 볼 수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손발 저림은 신경의 이상에서 발생하게 되며, 일부 혈관의 이상이나 기타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국소적으로 신경이 압박되는 경우 (눌리는 경우)

신경이 눌리거나 국소적인 손상을 받게 되면 눌린 부위 또는 손상된 부위보다 말단 부위에는 이상 감각이 생깁니다. 신경이라는 것이 뇌와 척수에서 나와서 손과 발까지 오는 중에 척추 사이에 있는 구멍인 추간공을 빠져나오고, 여러 뼈와 근육 사이를 지나기 때문에 그 주행 경로 중에서 쉽게 눌릴 수 있는 부위들이 많습니다. 디스크나 척추 협착증 같은 질병이 있는 경우에는 척수가 눌릴 수도 있습니다.

손으로 가는 신경들은 척추의 추간공에서 나와서 근육들 사이를 지나 쇄골과 갈비뼈 사이의 좁은 틈을 통과하여 팔로 진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나 쇄골과 갈비뼈 사이의 좁은 틈에서 신경이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경이 손 끝까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해부학적으로 좁은 부위에서 압박받기 쉬운 곳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위가 손목터널을 지나는 정중신경입니다.

국소적으로 그 부위를 담당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단신경병증(Mononeuropathy) 이라고 하며 이 경우 손, 발 등 어느 한부위에 이상감각이 생기게 됩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압박에 의한 신경질환인 손목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이 되겠습니다. 이 질병은 손목터널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서 발생하게 됩니다.

척수의 이상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에 의해서 척수 자체가 눌리거나, 신경근(신경의 뿌리)가 눌려서 저린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목 디스크는 목 뒤에서 손끝으로 이어지는 통증이나 이상감각, 저린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쁜 자세나, 최근의 타박 손상 등과 관계 있을 수 있으며 치료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심할 경우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허리 디스크는 허리에서 대퇴부 뒤쪽으로 주로 이어져 발끝으로 뻣치는 통증이나 저린 증상이 생깁니다. 원인이나 치료는 목 디스크와 같습니다.

감각신경에 광범위한 손상을 입는 경우 (다발신경병증)

당뇨병이나 술과 같은 전신적인 원인에 의해서 다발신경병증 (Polyneuropathy)이 생기게 됩니다. 이 경우는 가느다란 감각신경섬유들이 광범위하게 손상을 받기 때문에 양측 손, 발에 대칭적으로 저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알코올(술)이나 당뇨병, 기타 중금속, 공해물질 등으로 인하여 감각신경들에 손상이 누적되어서 저린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자가면역질환에 의해서 말초신경들이 손상을 받기도 합니다. 손상을 입는 원인은 전신적인 질환이나 독소(알코올, 중금속)가 신경을 싸고있는 수초(마엘린)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수초란 전선의 피복처럼 신경의 축삭을 감싸고 있는 보호막입니다.

다음과 같은 원인들이 다발신경병증을 일으킵니다.

•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질환
• 알콜로 인한 신경질환
• 암으로 인한 신경질환
• 독성물질로 인한 신경질환
• 염증으로 인한 신경질환
• 유전적인 신경질환
• 만성신부전으로 인한 신경질환

혈관의 문제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혈액순환 문제로 손이나 발이 저리는 경우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레이노씨 증후군, 버거씨 병, 죽상동맥질환(동맥경화증), 동맥협착증, 쇄골하 동맥의 압박으로 인한 손저림, 말초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의 허혈성 변화 등이 저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레이노씨 증후군 : 이 질환은 손의 말초혈관이 추위나 진동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격렬한 수축반응을 보이는 질병으로 주로 착암기나 굴착기 사용자에게 발생하게 됩니다.
• 버거씨 병 : 이 질환은 흡연자에게 많이 생기는 혈관이 폐쇄되면서 연부조직이 괴사되는 질병입니다.
• 죽상동맥질환 :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병입니다.
• 중요혈관의 수술적 결찰 : 피치 못할 상황에서 동맥을 결찰하는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쇄골하 동맥의 압박 : 심장에서 팔로 가는 쇄골동맥이 흉곽에서 팔로 이행되는 부위가 눌리기 쉽습니다. 이를 흉곽탈출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동맥 뿐만 아니라 신경도 눌릴 수 있어 손과 팔이 저리는 원인이 됩니다.

  팔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인 쇄골하 동맥도 흉곽에서 나오는 부위에서 압박을 받아 팔과 손에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말초신경 혈관의 허혈성 변화 : 신경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작은 혈관들에 동맥경화증이 생겨서 저린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연부조직의 염증이나 부종

다른 원인으로는 연부조직(살과 피하조직)과 근육, 그리고 뼈 주위의 인대가 어떤 이유로 붓거나 염증이 생겨서 주기적으로 저린 증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대표적인 질환이 류마티스 질환, 근막동통증후군으로 저리기 보다는 통증에 가까운 감각을 호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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