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성 질염

폐경 이후 여성의 약 40% 정도가 위축성 질염의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축성 질염이란 질의 점막이 얇아지고 위축되어 분비물도 줄어서 생기는 증상을 말합니다. 질염이라는 단어에서 염증, 즉 세균성 염증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폐경 이후에 부족해지면서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위축된 질 점막은 감염이 되기 쉬우며, 특히 정상적으로 질 안에 존재하는 유산균들이 폐경 이후에 사라지면서 질 안의 산성도가 떨어져 다른 잡균의 침입에 취약해 지게 됩니다.

어떤 증상이 생깁니까?

소변을 볼 때 타는 듯한 느낌, 질의 건조감, 빈뇨(소변을 자주 보는 현상), 절박뇨(소변을 참지 못하는 현상), 요실금, 성교시 통증 등의 증상이 생기며, 음부 가려움증, 소량의 질 점막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진단할 수 있습니까?

폐경된 여성에서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거나 산부인과 의사의 진찰로 진단이 됩니다. 다른 감염성 질염이 동반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냉검사를 같이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은 무엇인가요?

폐경 이후에 혈중 에스트로겐의 농도가 떨어지면서 질점막이 얇아지고 위축되어 생기게 됩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질 점막을 두텁게 하고 질 점막에서 글리코겐을 분비시키서 건조해 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그리고 분비된 글리코겐을 질 안에서 정상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락토바실러스 균들이 분해하여 젖산을 만들게 됩니다. 이 젖산으로 인하여 질 내는 pH가 3.5에서 4.5사이의 산성으로 유지됩니다. 질 내부가 산성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다른 병원성 세균들이 침입하지 못하며, 요로감염증도 예방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폐경 이후부터는 여성 호르몬의 부족으로 인하여 글리코겐의 분비도 줄어들고 질의 산성도가 저하되면서 다른 잡균의 침입도 잦아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폐경 이후에 모든 여성에서 이러한 위축성 질염의 증상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반대로 자궁적출술과 난소적출수술을 받은 젊은 여성도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면서 위축성 질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질에 바르는 에스트로겐 크림이나 여성호르몬 대체요법(HRT)가 주된 치료법입니다. 이러한 치료법으로 대부분의 증상은 없어지게 됩니다. 위축된 질 점막을 회복하려면 질 크림의 경우 약 2년 정도는 꾸준히 사용해 주어야 합니다. 동반되어 있는 세균 감염증은 항생제와 질정으로 치료합니다. 성교 시에는 윤활제를 사용하여 불쾌한 증상을 줄입니다.

여성호르몬 치료를 기피하거나 호르몬 치료에 금기인 분들은 질 건조감을 줄이기 위해서 윤활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단순히 일시적으로 증상을 경감시키는 대증요법입니다.

위축성 질염이 있으면 성관계를 가지면 해롭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폐경 이후에 위축성 질염이 있는 여성도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것이 오히려 질의 탄력성을 유지하고 질건조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갖는 폐경 이후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더 질위축의 증상이나 질건조감, 질구 협착증이 덜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욕에 관계되는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이 폐경 이후에는 질점막을 어느 정도는 유지시키는 것이 이러한 연구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성관계를 일부러 억제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