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기관지염

만성 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은 담배 연기 등의 자극성 물질에 장기간 노출되어 만성적으로 객담(가래)를 수반하는 기침을 하게 되는 병입니다. 즉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만성 기관지염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흡연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흡연을 하게 되면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며 기관지를 자꾸 자극해서 점액(가래)이 많이 나오게 하며, 기관지의 벽이 두꺼워지고 기관지 내경도 좁아집니다. 그밖에도 반복되는 기관지 감염을 앓거나, 공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도 만성기관지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직업상 노출되는 화학물의 증기, 가스, 먼지, 석탄가루 등도 만성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작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흡연은 이러한 공해물질이나 직업상 노출되는 해로운 물질과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흡연자가 이러한 물질에 노출되면 더 쉽게 기관지가 상하게 됩니다.

기관지의 만성적인 염증

기관지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하여 작은 기관지들의 벽이 두꺼워지고 점액이 많이 나와서 기관지의 내경이 좁아지게 됩니다. 기관지의 평활근육들이 수축하여서 더욱 기관지를 좁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성 기관지염의 증상은?

만성기관지염이은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이 1년에 3개월 이상 2년 연속으로 나타나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주된 증상입니다.

가래의 색깔은 기관지의 상태에 따라서 누런색, 또는 맑은 점액성 가래 등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가끔 가래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세균의 감염이 있으면 가래의 색이 누렇게 변합니다. 그런데 이 점액성의 끈적끈적한 가래들이 설상가상으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직경이 작은 기관지에서 점액들이 말라 붙으면서 마치 병에 코르크 마개를 막는 것처럼 작은 기관지를 막게 되어 숨이 차거나 기침을 더 유발하거나 공기의 통과를 막아서 숨이 차는 증상을 촉진시키게 됩니다.

병의 초기에는 기침, 가래만 있고 폐기능 자체는 변화가 없지만 점차 병이 진행되면 폐기능이 점점 감소하게 되어 호흡곤란이 생기게 됩니다. 병의 말기에는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성기관지염의 증상이 갑자기 생기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감기를 앓은 후에도 몇 주 동안 기침과 가래가 많이 나오는 등 증세가 악화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가래의 양이 줄고 기침도 줄어듭니다. 그러나 다음 번 감기에 걸릴 때는 기침을 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가래의 양도 많아집니다. 이런 식으로 점차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하는 기간이 길어져서 나중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아도 기침, 가래가 끊이지 않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차적으로 폐기능이 저하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침 가래는 아침에 더 심해지고 차고 습한 기후에 더 악화됩니다.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대부분이 흡연자이기 때문에 기침, 가래를 담배탓으로 돌려버리기도 합니다. 담배를 끊으면 기침, 가래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의사의 진찰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 가래가 많이 나오나요?
Reid index

기관지에는 점액(mucus)를 분비하는 샘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성기관지염 환자들은 이 점액선을 더욱 증식시켜서 점액의 분비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평상시에도 많은 끈적끈적한 가래들이 나오게 되며, 만일 세균감염이 된 경우는 누런색의 많은 가래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기관지벽의 전체 두께에서 점액선의 두께가 차지하는 비율을 Reid index라고 하는데 만성기관지염 환자는 Reid index가 증가되어 있습니다. 정상인의 Reid index는 0.4이하 인데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평균은 0.64 정도입니다.

정상 기관지
<정상 기관지>

점액을 분비하는 점액선의 증가가 없으며 기관지 내부가 깨끗합니다.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기관지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기관지>

점액선이 증가되어 있어 점액이 많이 배출되며, 기관지 내부의 만성 염증으로 기관지가 좁아져 있습니다.

또 한가지 원인은 만성기관지염 환자는 자주 세균에 의한 기도감염(급성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의해서 병세가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많은 양의 누런색의 가래가 나오는 것입니다. 정상인과는 달리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기관지에는 헤모필러스나 폐렴구균이 상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세균에 의한 반복적인 급성 기도감염증이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됩니다.

만성기관지염을 어떻게 진단합니까?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달고 사는 흡연자에게 쉽게 만성기관지염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의학적 진단 기준은 년 중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을 3개월 이상 하는 상태가 2년 이상 지속될 경우에 만성 기관지염이라는 진단을 붙이게 됩니다.

의사 선생님의 청진 소견이나 흉부x선 사진도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흉부x선 사진에서는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약간 폐가 지저분해 보이거나 기관지 주위가 두꺼워진 소견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폐기종이 같이 동반된 경우에는 폐가 과팽창된 소견이 보이기도 합니다.

폐기능 검사는 만성기관지염의 상태를 평가하는데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폐기능에 큰 이상이 없지만 질병이 진행되어 심해지면 폐기능 검사에서 폐쇄성 환기장애(폐쇄성 폐기능 장애) 소견이 관찰됩니다. 이렇듯 폐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정도로 심한 상태를 특별히 “만성 폐쇄성 기관지염” 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만성기관지염 환자는 항상 가래가 나오는 기침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질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폐와 기관지는 많은 손상을 입은 후입니다. 만성폐쇄성 기관지염으로까지 진행된 환자는 호흡 장애 증상도 나타나지만 심장에도 많은 무리가 따르면서 심부전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 폐성심(肺性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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