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공황장애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터질 듯이 심장이 뛰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았던 적이 있으셨습니까?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거나 손발이 저리고 혹은 온 몸이 떨리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질 것 같은, 죽을 것 같은, 아니면 미쳐버릴 것 같은 무서운 경험을 한 적은 혹시 없으셨습니까? 이런 증상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당신을 괴롭히고 공포에 떨게 하지는 않습니까?

이런 고통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증상을 겪었던 사람은 누구나 그 끔찍한 고통이 또 다시 엄습해 오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늘 긴장을 늦추지 못하며, 항상 벼랑 끝에 서있는 사람처럼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따라서 그 무서운 느낌을 다시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모든 행동과 상황을 피하게 됩니다.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순간에, 예를 들면 집에서 쉬고 있을 때 혹은 잠을 자고 있을 때, 느닷없이 그 무섭고 고통스런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또한 이런 증상을 자주 겪는 사람들은 자기 몸에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게 되는데, 왜냐하면 아주 사소한 신체적 감각에 대해서도 혹시 그 무서운 느낌이 다시 엄습해 오는 신호가 아닐까 하고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증상 때문에 결국 자신이 죽거나 미쳐버리거나 혹은 여러 사람 앞에서 돌이킬 수 없는 망신을 당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증상을 겪는 동안 삶은 뒤죽박죽이 되어갑니다. 사회적으로도 남부럽지 않은 성공을 거두고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던 늠름했던 가장이 졸지에 혼자서는 외출도 못하는 겁쟁이가 되기도 합니다. 아무도 이런 심정을 알아주지 못할 것 같고, "이렇게 망가져 버린 인생을 더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 씩 하곤 합니다.

어떻습니까? 이상의 내용이 당신의 경우와 비슷합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부터 설명할 공황장애라는 병을 앓고 계시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공황장애란 어떤 병일까요?

공황장애란 “공황발작”을 수 차례 이상 경험하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불안과 걱정이 생기고 행동에도 변화가 오는 병입니다

호랑이를 만나지도 않았는데 마치 호랑이를 만난 것처럼 긴장하고 공포감이 들고 심장이 뛰고 식은 땀, 현기증 등의 증상이 가끔 생긴다면 얼마나 일상생활이 힘들겠습니까? 인간은 예로부터 생명에 위협을 주는 급박한 상황에서 갑자기 몸의 긴장을 높이기 위해서 자율신경이 흥분하는 반응을 보이도록 뇌에 일종의 프로그램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를 응급경보반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전혀 필요 없는 상황에서 응급경보반응이 생기는 것이 바로 공황장애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황발작”이란 뭘 말하나요? 갑자기 극심한 불안과 함께 여러 가지 신체증상 및 인지증상들이 몰려오는 것을 말하며, 대개 30분 정도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이보다 훨씬 오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황발작 동안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슴이 마구 뛴다.
  • 식은땀이 난다.
  • 손발이나 몸이 떨린다.
  • 숨이 막히는 것 같다.
  • 가슴에 통증이나 불쾌감이 있다.
  • 속이 울렁거리고 불편하다.
  •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
  • 자제력을 잃거나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 죽을 것 같은 공포.
  • 팔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것 같은 느낌.
  • 등줄기가 오싹해지면서 한기가 느껴지거나 얼굴로 열이 뻗치는 느낌.

공황발작만 있으면 공황장애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공황발작을 경험하고도 공황장애로 발전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공황장애라고 할 때는 반복적인 공황발작이 있으면서 다음 중 한 가지 이상의 뒤따르는 증상(공황발작의 합병증)이 생긴 경우를 말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 공황장애는 공황발작과 그로 인한 합병증을 말합니다.

예기불안

또 다시 공황발작이 오지 않을까 늘 염려한다.

건강염려

공황발작 때 경험한 증상들에 대해 나름대로 붙인 해석 때문에 걱정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심장병이나 뇌종양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미쳐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뭔지는 모르지만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 등등의 걱정과 근심이 생긴다.

임소공포

공황발작이 생길 가능성이 많은 장소나 상황 또는 공황발작이 생겼을 때 얼른 빠져 나오거나 도움을 청할 수 없을 것 같은 장소나 상황을 피한다. 예를 들면 만원버스나 지하철, 비행기 등을 못 타고 백화점이나 영화관을 못 가며 혼자서 멀리 여행을 갈 수 없다.

공황발작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요?

원래 공황발작은 어떤 위험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발달한 일종의 응급경보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길에서 강도를 만났다면 재빨리 도망치거나 아니면 강도와 맞서 싸워서 격퇴해야 무사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의 몸은 이런 상황에 아주 즉각적이고도 자동적으로 반응해서 위험에 대처하는데, 예를 들면 미리 호흡과 심장 박동을 크고 빠르게 해서 근육과 뇌 등 많은 활동이 필요한 장기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놓고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는 준비를 합니다. 즉, 공황발작 때 일어나는 많은 신체 증상들은 이런 응급경보반응의 결과라는 것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실제로 외부에 위험상황이 있었을 때에는 누구도 응급경보반응이 작동되었던 것 즉, 심장이 빨리 뛰었던 것이나 호흡이 가빠졌던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위험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평소 생활로 돌아갈 겁니다. 하지만 외부에는 아무런 위험도 없는데도 이런 반응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공황발작 입니다. 즉, 공황발작은 우리 몸의 응급경보 시스템이 잘못 작동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도대체 그런 신체반응이 왜 일어났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가 생기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한테 공황발작이 생기나요?

응급경보반응은 우리의 뇌 중에서 “청반핵”이라는 부분이 담당하는데, 여러 가지 선천적인 이유와 후천적인 이유로 해서 이 부위가 약해진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생물학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떤 촉발요인이 있을 때 응급경보반응의 오작동 즉,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공황장애로 발전하게 되나요?

공황발작을 경험했다고 모든 사람이 공황장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상당히 많은 사람이 일생에 한 두 번은 공황발작을 경험하지만 그들이 모두 공황장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 중에서 특별한 심리적 취약성이 있는 사람만이 공황장애로 발전해서 예기불안이나 건강염려, 임소공포 등의 합병증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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