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비아그라

1998년 3월 27일, 남성의학계에서는 획기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국연방식품의약국(FDA)이 먹는 발기 유발제, 비아그라를 공식 승인함으로써 발기부전 치료에 새 장을 열게 된 것입니다. 비아그라는 미국 파이저사가 개발한 발기부전 치료제로서 약의 효능이 입증됨에 따라 장구한 세월 동안 인류가 찾아 헤매던 꿈의 정력제로, 그 동안 발기 문제로 고통 받던 수많은 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신비의 약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이 약은 원래 새로운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다가 부작용에 대한 실험 도중 우연히 실험 참가자의 절반 이상에게서 발기가 촉진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다시 5년 여의 연구 끝에 발기부전의 치료제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실험이 끝났는데 환자들이 약을 더 달라고 했다더군요) 진시황도 결국 손에 넣지 못한 불멸불사의 정력제를 20세기를 마감하는 지금 우리들은 의사처방전 하나로 쉽게 구해 쓸 수 있게 된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사실 비아그라는 정력제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력제란 정력을 보충해 주는 물질이란 뜻인데 서양의학에서는 정력이라든지 몸보신과 같은 의미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건강과 질병이 엄밀하게 분리되어 있어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분명하게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동양의학에서는 질병과 건강 사이에 여러 단계의 허약자들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치료의 대상에는 이런 허약자들이 모두 포함됩니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모든 사람이 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이런 연유로 정력이 약한 자로 낙인(?)찍힌 무수한 사람들이 길고 긴 세월 동안 수를 셀 수 없는 오만 가지 정력제들을 사용해 왔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희소식을 전해 준 것이 바로 비아그라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력제는 성욕과 발기 능력을 동시에 증강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비아그라는 성욕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정력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잠자는 성욕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정상적인 성욕을 가진 사람이 발기가 안 되거나 발기 유지가 안 되는 경우 복용해야 하는 약입니다. 즉 이 약은 치료제이지 보약은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발기부전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이만큼 편하고 안전한 치료제는 없을 듯 싶습니다.

작용원리

발기란 음경동맥이 확장되어 혈액이 다량으로 유입되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산화질소(NO)에 의해서 동맥을 확장해 주는 확장 효소(cGMP)가 만들어집니다. 이 cGMP가 혈관을 확장하여 발기가 유발됩니다. 평상시 성적 자극이 없을 때에는 NO가 형성되지 않아 소량의 cGMP만 분비되고 이렇게 분비된 cGMP도 경직 파괴 효소(PDE-5)에 의해 파괴되어 발기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적 자극을 받으면 NO가 발생하여 cGMP를 증가시켜 음경 동맥의 확장이 촉진되어 발기가 유도되는 것입니다. 비아그라는 cGMP를 파괴하여 발기를 막는 PDE-5를 차단시켜 줌으로써 cGMP의 수준을 증가시켜 발기를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남성이 성적 자극을 받아 분비하는 NO의 효과를 강화함으로써 발기를 더욱 촉진합니다.

복용과 용량

비아그라가 체내로 흡수되어 그 효과를 보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다른 약들보다 조금 더 빠릅니다. 식후에 비아그라를 복용한다고 가정하면 공복상태보다는 흡수가 지연되므로 보통 성교 1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또한 바람직합니다.

비아그라의 약성분은 체내 단백질과 결합되는데 대개 3∼5시간 후에는 약효가 사라집니다. 보통 비아그라의 약성분은 복용 후 30분∼4시간 정도 유지됩니다. 그러므로 이때 성적자극을 얻지 못하면 발기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비아그라는 임상 실험 결과 하루 한 알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심장계통이 좋지 않은 사람은 되도록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아그라는 한 알당 25mg, 50mg, 100mg짜리가 있는데 대부분 처음 치료할 때는 50mg짜리를 복용하고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면 25mg으로 줄이고, 효과가 없으면 100mg짜리로 양을 늘려 복용합니다. 실험 결과들을 보면 비아그라는 투여 용량이 늘어날수록 효과도 비례하여 늘어난다고 밝혀져 있지만 그와 더불어 부작용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비아그라는 복용 후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는데 최근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주는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코에 뿌리는 비아그라, 주입형 비아그라, 약효가 24시간 지속된다는 슈퍼 비아그라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효과

비아그라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신체적 원인이나 심리적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이라 해도 70% 이상의 환자에게서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놀랄 만합니다. 이 약은 복용후 한 시간 정도 지나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발기가 되어 약 30분 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경증의 발기부전의 경우에서 높은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발기부전 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의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고는 있지만 효과에 있어서는 기존의 약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비아그라는 특히 당뇨병, 전립선암과 같은 질환으로 유발된 발기부전 환자에게서는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복용이 간편하다는 이유로 일단 비아그라로 먼저 치료를 시도해 본 후 뚜렷한 효과가 없을 때 뮤즈, 카버젝트 등의 다른 방법들을 이용하여 치료를 시행합니다. 발기부전이 심한 정도라고 판단되면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부작용

미국에서 발표된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비아그라를 복용한 남성의 20% 정도가 두통이나 발열, 안면홍조, 시야 흐림 등의 부작용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껏 밝혀진 바에 따르면 비아그라는 심근 경색, 심장 돌연사, 심실 부정맥(不整脈), 뇌출혈, 고혈압 등에 밀접한 관련이 있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고 대부분의 사망자들은 심장 계통의 질환이나 고혈압, 흡연, 당뇨 등 비아그라의 복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의 위험을 더욱 앞당길 만한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비아그라의 부작용으로 인한 사고 사례는 세계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싱가포르의 한 젊은이는 비아그라를 복용한 후 3일 간 발기가 지속되었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고, 이스라엘 어떤 50대 남자는 비아그라를 먹고 흥분한 나머지 강도행위 도중 이웃집 여자를 강간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습니다. 비아그라의 부작용에 관한 연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므로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이 가운데에서도 부작용의 위험에 더욱더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부전이나 협심증 등이 유발될 위험이 있는 관상동맥 질환자들
  • 심근경색 뇌졸중, 부정맥 등이 최근 6개월 내에 발생했던 사람들
  • 혈압이 90/50mmHg 이하의 저혈압이거나 170/110mmHg 이상의 고혈압 환자들
  • 색소성 망막염 환자
  • 기력이 쇠한 65세 이상의 고령자
  • 간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

미 식품의약청(FDA)에 따르면 비아그라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98년 11월까지 모두 130여 명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인원이 훨씬 늘어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복용자가 수백만 명이고 그 중 상당수가 고령자며 고혈압이나 비만, 기타 심장이나 뇌 혈과 관련 환자였음과 의사의 처방을 무시한 무리한 복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본다면 그들의 사망을 비아그라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이 알려진 만큼 약의 오용이나 남용을 방지할 대책이나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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