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포증

사회공포증

남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약간 어리숙해 보이는 것이 두렵습니까? 이런 두려움 때문에 남들 앞에서 말하거나 행동해야 하는 상황을 피합니까? 남들의 시선을 느낄 때, 행동하기 힘듭니까? 이런 증상이 있는 분들은 “사회공포증”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너무 부끄럽고 떨려서 남들 앞에 나설 수가 없습니다.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가요?

입사 면접을 볼 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거나 발표를 할 때 누구나 긴장하고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듯 대중 앞에서, 또는 타인들 앞에서 무엇인가를 말하거나 행동해야 하는 일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그 불안이 도가 지나치면 사회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피하고만 싶어진다면, 적극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지기 쉽습니다. 이런 분들은 혹시 “사회공포증”이 아닐까 한번 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사회공포증(social phobia)이란?

사회공포증이란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심한 불안감을 느끼는 장애입니다. 남 앞에서 혹시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하는 긴장감을 강하게 느끼며, 실제로 손이 떨리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며 심하면 전신의 기력이 쑥 빠지는 것 같이 느끼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누구나 처음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연설을 하거나, 발표한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도 몇 번쯤 해보면 자연히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사회공포증 환자 분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증상을 보이는 분들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부끄러움이 많거나 내성적인 성격이라고만 여겼던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 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rder) 또는 사회공포증(social phobia)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면서 치유해야 할 질병의 하나라고 인식되게 되었습니다. 사회공포증은 평상시에 내성적인 성격으로 보이거나,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분들에게 많지만, 활달하고 사교적인 분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회공포증의 증상은 보통 십대 청소년기부터 시작되는데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우울증이나 약물남용 같은 문제들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 전 인구의 약 13%나 되는 사람들이 사회공포증으로 고통 받고 있어, 상당히 많은 정신과적 문제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말하면, 사회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공포감이나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자연히 이런 사회적인 상황을 피하려는 회피반응을 보이면서 점점 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회사 중역 앞에서 발표를 앞둔 회사원이 과도한 공포감이나 걱정을 느끼게 되고, 무슨 핑계를 대면서 발표를 미루거나, 아예 발표를 해야하는 날 결근해 버리는 등의 회피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발표를 할 일이 또 다시 생깁니다. 다음번에 또 발표를 해야한다면, 전번에 경험했던 불유쾌한 감정, 남들에게 비웃음을 사거나, 자신의 감정을 남들이 알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등으로 다시 긴장감과 공포, 불안감이 더 심해지는 식입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이 부담스럽게 느끼는 상황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면, 유독 남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것에 심한 공포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연설이나 발표 이외에도 소그룹 토의에서의 질의와 응답, 초면인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것, 낯선 사람과 대화하기, 남들의 이목을 느끼면서 행동해는 경우(칠판에 글씨를 쓰거나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기), 사교 모임에 참석하는 것, 공중 화장실 사용하기, VIP를 대접해야 하는 경우, 입사 면접 등 전반적인 사회적인 행동이나 상황에서 공포감이나 과도한 근심걱정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사회적인 행동이나 상황에서 문제가 있을수록 증상이 더 심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사회공포증을 꼭 치료해야 하나요?

치료하지 않는다면, 만성적인 상태에 빠지게 되며, 저절로 공포증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또한 사회공포증으로 인한 대인관계의 어려움은 개인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서 사회 생활에서 불이익을 받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도 승진을 하게 되면 더 많이 발표를 하게 되기 때문에 승진을 포기하거나 남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똑바로 이야기 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위에서 인정을 받기도 힘듭니다. 맘에 드는 이성이 있어도 데이트 신청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학업이나 사회 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되며, 타인과의 사교적인 활동도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미국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학교를 중퇴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확률이 높다고 하며, 또한 약물중독, 우울증, 알코올 중독에 빠지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사회공포증은 어떻게 치료합니까?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환자의 선호도와 상태에 따라서 두 치료법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두가지를 병행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인지-행동 치료를 하고 증상이 심하거나 사회생활에 장애가 큰 경우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게 되겠습니다.

약물치료

특정 상황에서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그때그때 그 상황 이전에 미리 약을 복용하여서 증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상사 앞에서 발표를 하는 상황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는 발표 전에 미리 베타 차단제 같은 약물을 복용하여 손이 떨리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증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맞추어서 약물로 증상을 예방하면 자연히 자신감이 회복되어서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특정 상황이 아닌 일반적인 사회 행동을 할 때마다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런 방법으로 치료하기는 곤란하며, 약물치료를 3개월 이상 받아야 합니다. 사용하는 약물은 주로 항우울제 계통 약물들인데, MAO 억제제,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인지-행동 치료

환자의 왜곡된 사고와 행동을 교정하면서 환자가 두려워하는 상황에 점차적으로 노출시켜서 공포감을 제어하는 일종의 적응 훈련 같은 치료법입니다. 정신과 의사와의 개별적인 면담이나 그룹 치료(비슷한 환자들끼리 단체로 치료를 받는 것)의 형태로 진행되는데, 보통 16-24회 정도 치료를 받게 됩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적인 생각을 교정하고, 자신이 느끼는 근심이나 공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교정하고, 공포감이나 걱정을 없애는 기술을 익히고, 사회성을 높여가는 훈련을 통해서 증상을 완화시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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