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필요한 현대인

운동이 필요한 현대인

우리 몸은 운동을 원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목축이나 농경, 산업활동이 도래하기 이전인 과거 10만년 수렵채취시대의 우리의 조상들(Homo Sapiens)보다 훨씬 더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3층 정도의 높이도 승강기를 이용하고 2 km정도의 거리도 승용차나 버스,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식생활에서도 돈만 있다면 앉은 자리에서 배달을 시켜서 고영양의 여러 가지 음식을 마음껏 섭취할 수 있습니다.

선사 시대의 우리 조상들의 생활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당시의 인류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서 대단히 먼 거리를 매일 왕복하였다고 합니다. 일일 활동거리를 따져 보면, 그 당시의 인류는 반경 20 km 이상의 영역을 자신의 일일생활권으로 두고 움직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서울을 기준으로 따져 보면 신촌에서 아침을 먹고 종로에서 사냥을 하고 영등포에서 나무열매를 채취하고 수확한 열매나 사냥한 짐승들을 가지고 자신의 움막이 있는 신촌으로 돌아가는 정도의 운동량입니다. 맹수를 만나면 전력질주를 하여 피해야만 했고, 나무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서 높은 나무를 올라 타야만 했습니다. 사냥을 할 때는 매우 빠른 주력과 민첩성이 요구되었고 빠르게 뛰지 못하는 인류는 자연도태 되었습니다. 이것은 현대인들은 엄두도 못 낼 대단한 활동력입니다. 당시에는 생존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이 육체적인 능력이었습니다.

문제는 현대인의 유전자 구조는 10만년 전과 다를 바 없는데 생활환경은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수렵채취시대에 엄청난 운동량을 가졌던 원시인과 유전자 구조가 같은 현대인이 하루 보행거리가 3 km도 안되는 생활을 한다면, 질병에 걸릴 것이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이것이 현대인들은 현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풍요의 질병이라고 불리우는 질병들을 앓게 되는 원인인 것입니다. 실험적으로 묶여서 사육된 야생동물에서 동맥경화증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과거 원시인에게서 동맥경화나 고혈압은 매우 드문 질환이었습니다. 식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 정제되지 않은 나무열매나 들짐승의 고기만을 섭취하던 원시인의 위장은 현재 고도로 정제된 설탕, 흰 쌀밥, 버터, 콜라 같은 음식을 대량으로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원시인에게 당뇨병이란 없었습니다. 그러나 산더미 같은 음식에 무엇을 먹을 지 몰라하는 현대인들에게서 비만증,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그밖에 10만년 전에는 담배, 술, 그리고 공해,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 없었습니다. 물론 굶주림이나 야생 짐승이나 천재지변의 위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었겠지만………. 유전자의 적응이 급변하는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대인들은 절대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하고 과영양을 섭취하게 되는 현대 생활을 강요당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현대병이 생기는 것입니다.

미국의 피마 인디안이라는 부족은 100%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먼 옛날 선조들이 알래스카를 넘어 미국으로 이주하는 동안에 순록의 고기를 주식으로 먹다보니 곡류섭취가 거의 없었던 관계로 당대사 능력이 저하되어 있었습니다. 신대륙에 정착한 후, 이들의 유전인자는 갑자기 많이 섭취하게 된 정제된 당분이 많은 현대인의 식생활에 적응할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혈당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100%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현대의학과 보건학의 발전으로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질환들 (예를 들면 폐렴 등)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서 볼 때 현대를 사는 인간들은 어떻게 자신의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지는 자명해 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 몸을 많이 움직이고 정제된 음식과 과량의 열량섭취를 피하여 비만증을 예방하고 건전한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범세계적으로 우리 민족 만큼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민족도 드물 것 입니다. 몸에 좋다는 온갖 보약은 다 찾아 다닙니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5%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유전인자는 아직 현대의 안락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의 몸을 만든 조물주는 하루에 적어도 10 Km 이상 걷고 달리고 뛰어야만 몸에 이상이 없도록 우리의 몸을 설계하였다는 점을 늘 마음 속에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전한 식생활 그리고 금연, 절주가 건강의 비결인 것입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연구강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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