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영양 불균형, 남 얘기 아니다

노인의 영양 불균형, 남 얘기 아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한 노년생활을 보내는 것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건강한 노년생활을 위해 균형 잡힌 식습관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겠죠?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우리나라 노인들은 단백질, 인, 나트륨, 철을 제외한 모든 영양소의 섭취 수준은 권장섭취량에 못 미치는 반면, 나트륨 섭취는 매우 많아 영양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의 영양섭취 상태를 나쁘게 하는 식욕부진의 원인에는 사회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 기능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 문제, 배우자 사망, 자녀관계 및 사회활동의 제한 등으로 소외감과 고독감을 쉽게 느끼고 이로 인해 불안감, 좌절감, 우울증 등이 나타나면서 삶에 대한 욕망이 줄고 식욕을 상실하기 쉽습니다. 또한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소화기의 변화와 미각, 후각 등 감각기관의 둔화 및 활동량의 감소로 인해 식욕부진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각 기능의 저하는 타액 분비의 구강건조 등으로 타액분비가 저하된 노인들은 음식물을 씹는 것과 삼키는 게 불편해지고, 후각기능의 퇴화는 음식의 냄새를 잘 맡지 못하게 해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만듭니다. 또, 소화액의 분비가 저하돼 음식물의 소화 흡수율이 떨어지면 단백질, 지방, 지용성 비타민, 칼슘 등의 영양소 결핍이 쉽게 유발될 수 있으며,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가 저하되면 위장 내 잔여물의 증가로 인해 복부팽만감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이 밖에도 노인들은 만성 질환이나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장기간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 히스타민제를 비롯해 항 불안제, 수면제, 이뇨제 등을 장기 복용하거나 과다 복용할 경우 특정 영양소의 흡수를 억제해 배설을 증가시키고 체내 대사를 방해해 식욕부진이나 영양실조 등을 유발해 살이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약 복용 후 평소와는 달리 1개월 이상 식욕부진을 느낀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저체중인 경우 인지기능도 쉽게 저하돼 치매와 같은 질환에 노출되기 쉬우며 갑작스런 체중저하는 모든 종류의 암과도 연관성이 짙습니다. 면역력 저하는 난청, 안질환, 관절염, 치매, 피부질환, 골다공증 등 노화에 따른 질병을 쉽게 동반하고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도 쉽게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영양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지방•단백질•비타민•무기질•물 등 6대 영양소를 골고루 드시는 것이 중요한데 고기, 생선, 저지방 우유, 두부, 콩류 등과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떨어진 미각을 보충하기 위해 음식의 색, 모양, 맛을 다양하게 내도록 조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배추, 탄수화물, 커피 등 소화기관에 가스를 차게 하는 음식은 적정하게 섭취하도록 노력하고 변비가 있는 경우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와 충분한 물(하루 약 8잔)을 챙겨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습관을 기르고 규칙적, 정기적인 식사습관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일주일에 2~3회 하루 30분 정도 가벼운 유산소운동으로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간접적으로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글_박정림,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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