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영양

노인의 영양

노인들에게 영양문제가 많은가요 ?

우리나라에서 정확한 통계자료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병원의 외래진찰실에 다니시는 노인들이나 몸이 불편해서 집에 주로 계시는 분들을 조사해 보면 열사람 중에 한사람꼴로, 급한 병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시거나 간호요양원에서 장기적으로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계신 노인들은 세명에 한두명꼴로 영양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즉, 몸에 병이 많을수록 영양문제도 많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병 때문에 영양문제가 오는 것일까요? 아니면 영양문제가 있는 노인이 병에 잘 걸리는 것일까요?

사실 그것은 닭과 달걀처럼 어떤 것이 먼저인지 알수 없게 얽혀 있는 것입니다. 영양문제가 있으면 대개 면역능력이 저하되어서 감염질환에 잘 걸립니다. 또 근육이나 뼈에도 위축과 골다공증이 오고 전신기능이 나빠집니다. 기능이 나쁜 노인은 우울증도 많아 식욕도 떨어지고 일상생활수행이 잘 안되어 음식을 구입하거나 충분히 섭취할 기회가 적어집니다.

거꾸로 각종 급성, 만성 질환에 걸리면 식욕이 나서 음식을 잘 드시는 노인은 없습니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욱 안 드시게 되고 영양상태가 나빠집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한 여러가지 약물도 영양소와 복잡하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영양상태를 변화시킵니다.

노인의 영양문제와 관련해서 한가지 더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노인의 경제적 상태입니다. 선진국에서도 많은 노인이 궁핍하게 살아가지만 아직 노인복지가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더욱이 많은 노인들이 영양가치가 높은 음식을 구입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노인은 하루에 어느 정도의 영양을 섭취해야 하는 것일까요?

사실 사람은 체격이나 활동량이 각기 달라서 영양섭취량도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렇다 해도 개인간의 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으므로 어느 정도의 기준을 삼기 위해 보통 사람을 위해서 만든 것으로 일일 영양소섭취권장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노인이 되면 필요한 영양소 섭취량에 개인간의 차이가 훨씬 커지며 젊은이와는 달라집니다. 대체로 젊은이보다 덜 필요하게 되는 영양소가 많지만 개중에는 많이 필요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1989년에 노인들만을 위한 영양소섭취권장량이 다시 정리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우리나라의 자료가 아니고 미국의 것입니다만 인종간에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므로 참고해도 좋을 것입니다.

51세 이상 남녀를 위한 일일 영양소섭취권장량
영양소 명 일일섭취권장량 (RDA)
열량 남자 : 2300 칼로리 (체중 77킬로그램 기준)
여자 : 1900 칼로리 (체중 65 킬로그램 기준)
단백질 남자 : 63 그램
50 그램
칼슘 남자 : 800 밀리그램
여자 : 800 밀리그램
10 밀리그램
아연 남자 : 15 밀리그램
여자 : 12 밀리그램
비타민 A 남자 : 1000 마이크로그램
여자 : 800 마이크로그램
비타민 D 5 마이크로그램
비타민 E 남자 : 10 밀리그램
여자 : 8 밀리그램
비타민 K 남자 : 80 마이크로그램
여자 : 65 마이크로그램
비타민 C 60 밀리그램
비타민 B1 남자 : 1.2 밀리그램
여자 : 1.0 밀리그램
비타민 B2 남자 : 1.4 밀리그램
여자 : 1.2 밀리그램
비타민 B6 남자 : 2.0 밀리그램
여자 : 1.6 밀리그램
비타민 B12 2.0 마이크로그램
나이아신 남자 : 15 밀리그램
여자 : 13 밀리그램
엽산 남자 : 200 마이크로그램
여자 : 180 마이크로그램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영양상태와 필요량이 계속 달라지므로 70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기준이 따로 필요합니다. 거기에는 의사나 영양학자가 모두 공감하지만 아직 자료가 부족하여 정리가 안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위의 표에 나오는 영양소를 하나 하나 좀더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열량섭취

에너지 요구량은 30세 남성에서 2700 킬로칼로리이지만 80세가 되면 2100 킬로칼로리로 떨어집니다. 우리 몸은 섭취한 열량을 사용하여 활동을 하게 되는데 활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어느 정도의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노인이 되면 기본적으로 몸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감소하는데다 젊은이보다 활동량이 적으므로 에너지를 덜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요구량이 적은데도 노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것마저 채우지 못합니다. 사실 선진국에서도 노인 다섯사람 가운데 한사람꼴로 하루 1000 킬로칼로리 이하의 열량을 섭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열량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이 확실히 알려진 것은 아닙니다. 저열량식사를 하면 장수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열량섭취가 지나치게 적으면 활동이 어렵고 에너지를 내기 위해 신체구성성분인 근육의 단백질을 분해할 염려가 있어 노인의 기능과 신체조성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단백질 섭취량

젊은이에 비하여 노인은 단백질 요구량이 적어서 웬만해서는 결핍상태에 빠지지 않습니다.그러나 노인은 몸에 근육이 적어서 갑자기 단백질요구량이 커지면 그 재료가 되는 아미노산을 많이 동원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감염증이 있거나 골절상을 입은 경우와 같이 신진대사의 부담이 큰 시기에는 아미노산 소모가 많아지고 단백질 요구량이 커지므로 이런 때에는 단백질섭취를 늘려서 체중 1킬로그램당 1내지 1.5그램을 먹어야 합니다. 이런 대사부담이 없다면 단백질은 하루 총 섭취열량의 10-15%로 구성하면 됩니다.

노인들에게 권장되는 물 섭취량은 하루 2리터 이상입니다. 물론 심장이나 콩팥에 병이 있어서 의사선생님이 물을 적게 마시도록 지시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노인이 되면 갈증을 느끼는 정도가 둔감해지고 몸안의 물의 양을 조절하는 바조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을 비롯하여 몸의 호르몬분비에도 변화가 와서 조절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몸에 물이 부족하면 소변을 통해 나가는 물을 줄이고 갈증이 느껴지게 해서 물 섭취를 많게 해야 할텐데 이런 작용이 잘 안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감염증이 있거나 해서 신진대사에 부담이 많은 상황이 되면 몸에서 물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되지만 노인은 이럴 때 오히려 적게 마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몸에서 물이 많이 빠져 나가게 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힘이 빠지면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등 탈수상태가 됩니다. 이것은 위험한 상황입니다만 빨리 병원에 가서 교정하면 회복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어떤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결핍된 노인은 정말 드뭅니다. 증상도 그리 뚜렷하지 않으므로 아주 주의깊은 의사만이 의심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의심이 되면 확인을 위해서 검사를 하게 되는데 식단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피검사를 하게 됩니다., 피속의 비타민을 검사하면 온몸의 비타민 양이 어느 정도인지 대체로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검사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결핍되었을 때 어떤 증상이나 증후가 있을 수 있는지 다음 표를 봅시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할 때 노인이 보일 수 있는 증상 증후
영양소 결핍증상
칼슘 골절위험이 높아짐(골다공증, 골연화증)
엽산 식욕부진, 빈혈, 흡수장애, 피로감, 설사, 설통(혀가 아픔), 혈소판수와 백혈구수가 낮다.
기운이 없다. 지구력이 떨어진다. 창백, 설통, 연하곤란
나이아신 피부염, 설사, 치매
셀레늄 심장기능저하
비타민 A 빈혈, 식욕부진,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밤눈이 어둡다, 피부건조증
비타민 B1 체중감소, 피로감, 반사저하, 신경계 이상
비타민 B2 혀가 붉어지고 입술이 말라 갈라짐
비타민 B6 오심, 구토, 정신혼미, 식욕부진, 피부염, 힘이 없다, 우울증, 어지러움, 설통
비타민 B12 오심, 식욕부진, 피로, 변비, 우울증, 기억력이 떨어진다, 정신증, 빈혈, 흡수장애, 치매로 의식이 뚜렷하지 않다, 신경계 질환
비타민 C 쇠약, 안절부절함, 피부의 변화, 입이 마른다.
비타민 D 쇠약, 뼈의 통증, 보행장애
비타민 E 뚜렷한 증상이 없다.
아연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 면역기능 이상, 맛을 정확하게 느끼지 못한다, 치매, 발기부전, 온몸이 나른하다, 성욕이 감소, 식욕이 없다, 피부의 변화

비타민이 결핍되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어떤 분들은 피로회복을 빠르게 한다거나 젊어진다거나 병에서 빨리 회복시킨다거나 성기능을 향상시킨다고 해서 비타민 C 나 D, E 등을 필요량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와 반대로 여러가지 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타민 C를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콩팥에 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타민 A를 과용하는 오는 간독성은 널리 알려진 문제입니다. 그밖에도 머리가 아프거나 피로감도 생기고 피속의 칼슘이 올라가며 백혈구 수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 B6가 과하면 팔다리의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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