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콜레스테롤 관리

노인의 콜레스테롤 관리

65세 이후의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 수치가 어느 정도면 높은 것인가 ?

요즘들어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일부는 편향된 인식을 낳았습니다. 대표인 실례로 콜레스테롤은 낮추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콜레스테롤의 기준수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고지혈증의 합병증인 관상동맥질환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아서 콜레스테롤을 엄격히 관리하려고 하는 미국의 경우에 다음과 같은 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의 기준수치
총 콜레스테롤 수치
200 (mg/dl) 이하 바람직함
200 내지 239 경계선
240 이상 높음

그런데 이 기준은 대상자의 나이라든가 심장병을 일으킬 다른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심장병을 일으킬 위험인자로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족중에 심장질환자가 있다.
  • 흡연을 한다.
  • 고혈압이 있다.
  • 당뇨병이 있다.
  • 콜레스테롤이 높다.
  • 비만증이 심하다.

이 가운데 가족력은 아무리 우리가 스스로 노력을 해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나이에도 금연은 할 수 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금연은 아무리 나이가 많이 들어서 시작해도 심장병예방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고혈압 역시 심장병위험인자로 중요합니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심장병 발생에 예방효과를 가져오는데 이런 효과는 노인보다는 젊은이를 치료했을 때 더 현저합니다. 노인도 고혈압치료를 하면 심장병발생을 막는 이득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연구결과가 나오고부터 입니다.

사람들은 고지혈증환자(피속에 기름기가 많은 사람)를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고 뚱뚱한 사람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만일 보통 체격, 심지어 마른 분들에게 피검사 결과 고지혈증입니다라고 하면 의아해 하면서 “나는 밥하고 김치 등 야채밖에 안 먹는데 고지혈증이라니 ?” 하거나 “이렇게 말랐는데도요 ?” 하고 물으시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고지혈증의 위험인자에는 뚱뚱하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것 말고도 여러가지 다른 것들이 많습니다. 이중 하나가 연령과 관계된 요인입니다.

저밀도 지질 단백-콜레스테롤(동맥경화증의 주범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은 남녀모두 사춘기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남자에서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합니다. 이 성별 차이는 호르몬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며 만일 여자가 나이가 들어 폐경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결핍되어 같은 나이의 남자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집니다. 이 때문에 폐경기 여성에서 고지혈증에 의한 심장병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골다공증 예방과 폐경기치료에 사용되는 에스트로겐은 여성에서 갱년기 이후의 콜레스테롤 변화를 우리 몸에 좋은 쪽으로 변화시켜서 심장질환 발생위험을 낮추어 준다는 점이 또다른 장점입니다.

어쨌든 피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기름기를 얼마나 많이 먹느냐에 관계없이 사춘기를 시작으로 하여 50, 60대까지는 증가하는 것입니다. 또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지질대사 능력이 떨어집니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질이나 체내에서 합성되는 지질단백질은 어떤 효소에 의해 가수 분해가 되는데 노인의 경우는 이 효소의 활동이 떨어져서 미처 분해되지 않은 지질들이 피속에 오래 동안 남아 있게 되므로 동맥경화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 세포의 표면에는 피속의 저밀도 지질 단백-콜레스테롤을 세포 내로 잡아 들여서 피속의 지질의 양을 조절하는 대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수용체가 있는데 만일 이 대문역할의 수용체 수가 줄어들면 역시 저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이 피속에 오래 남아있게 되어서 역시 나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령에 의한 수용체수의 감소는 동물에서는 보고가 되어 있지만 아직 사람에서는 확실치는 않습니다.

노인이라는 말의 의미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어느 정도면 높은 것인지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중년이라면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이 앞으로 심장병 발병위험을 높이며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면 위험이 낮아진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지만 50대만 되어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수명연장이나 심장병위험 감소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65세 노인의 경우는 어떨까요 ? 65세에서 80세 까지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결과가 엇갈리게 나오고 있습니다. 대체로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면 심장병발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강도는 점점 약해지다가 80세가 넘어가면 없어진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해 두려운 마음 때문에 건강을 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노인이 젊은 사람에서 처럼 관리하려 하다가는 영양실조가 되기 쉽습니다. 특히 80세 이상의 노인에서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 보다는 영양실조가 훨씬 더 무서운 건강문제입니다. 물론 치료여부는 심장병이나 중풍의 가족력 등 개인의 사정을 잘 살펴서 결정할 일입니다.

결론

건강하고 심장병의 위험인자가 없는 노인은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해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이 80이면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를 안한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65세에서 80세 사이의 노인으로 심장병위험인자가 없는 경우에는 치료의 이득과 영양상태에 미칠 영향을 잘 저울질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치료의 이득은 젊은이에서 만큼 크지 않은 반면 치료를 하느라 음식을 가리면 영양상태가 나빠지는 것이 젊은이보다 좀더 쉽습니다. 다른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주치의 선생님과 잘 상의하여 치료를 할 것인지 여부와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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