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피부 관리

노인의 피부 관리

요즘은 동안이 미(美)의 기준이자 대세다. 동안의 필수 요소로는 큰 눈, 좁은 턱 등이 꼽히는데, 어린 아이같은 피부도 빠질 수 없다. 깨끗한 피부를 위해 피부과나 피부 관리실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화장품도 부위, 기능별로 보다 세분화되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피부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미적인 문제 뿐 아니라 피부암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특히 가을은 여름철 높은 기온과 땀, 자외선으로 지친 피부를 달래고 영양을 공급해야 하는 계절. 피부 노화를 막는 방법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피부노화(Aging of skin)의 원인은 크게 내인성과 외인성으로 나눌 수 있다. 내인성 노화란 나이가 들면서 타고난 유전적 소인에 의해 나타나는 자연적인 노화현상으로, 보통 20대 초반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은 여러 유전정보에 의해 어떻게 노화가 일어날 것인지가 상당부분 정해진 채 태어나는데, 이는 외부 요인이 적은 엉덩이나 유방 부위 같은 곳에서 잘 관찰할 수 있다. 내인성 노화의 증상은 주로 잔주름이 생기고, 피부 탄력이 감소하며 표피가 얇아져 작은 상처에도 쉽게 벗겨지고 물집이 생긴다. 피부의 재생능력도 떨어지며 멜라닌 세포의 기능도 약해져 털의 색깔이 희게 변하고, 콜라겐과 같은 피부 구성 물질이 소실되어 피부 볼륨이 줄어들고 혈관도 약해져 쉽게 멍이 든다. 이에 반해 외인성 노화는 바람, 열, 공해, 스트레스 등의 외부 인자에 의한 노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오랜 시간 자외선에 노출되어 일어나는 광노화는 내인성 노화에 비해 그 정도가 심한 것이 특징인데, 주름이 훨씬 굵고 거칠며, 잔주름이 생기는 부위도 더 넓다. 주변에서 쉽게 광노화의 뚜렷한 증거들을 볼 수 있는데, 도시에 사는 노인보다 농어촌에 사는 노인들이 유난히 주름살이 많다는 점, 또한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얼굴이나 손보다 그렇지 않은 엉덩이가 주름살이나 검은 반점도 없고, 부드럽다는 점이다.

노화로 인한 피부 양성종양 및 피부암

50세 이후에는 표피 세포의 분열속도 및 재생속도가 급격히 감소해 젊은 피부에 비해 약 2배 정도 줄어든다. 때문에 상처 치유 능력이 줄어들어 2차적인 세균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피부 노화에 의한 양성 및 악성 종양도 증가하게 된다. 더불어 면역 기능이 감소해 각종 바이러스,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며, 혈청 내 자가 항체가 증가하면서 ‘천포창(자가 면역 반응에 의한 전신에 수포가 발생하는 질환)’ 등 자가 면역에 의한 피부 질환도 증가하게 된다. 피부노화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피부 종양으로는 양성종양인 지루각화증, 광선각화증과 피부암인 편평세포상피암, 기저세포암 등이 있다. 지루각화증(검버섯)은 경계가 뚜렷한 원형의 갈색, 또는 흑색의 판으로 표피의 각질형성세포로 구성된 임상적으로 사마귀와 비슷하게 보이는 양성종양이다. 레이저나 냉동치료, 전기건조술 등으로 치료가 가능한데 시술 후 자외선을 쬐면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으므로 가을이나 겨울에 치료하는 것이 더 좋다. 광선각화증은 장기간 햇빛에 노출된 부위에 발생하는 것으로, 검버섯과 달리 경계가 불명확하고 피부색 또는 적갈색을 띠며 주변부는 붉은빛을 보이는 각화성 구진이나 반점의 형태로 나타난다. 얼굴이나 아랫입술, 귀, 목 뒤, 손등 등에 많이 생기는데, 그 자체는 별로 위험하지 않지만 편평세포상피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표피에만 국한된 증상이므로 냉동요법, 전기건조법 등 일반적인 치료법이나 특수한 연고제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편평세포상피암은 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서 유래한 악성 종양으로 한국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피부암의 하나다. 자외선이나 화상, 방사선, 화학물질, 흡연 및 인체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악성 종양이지만 제때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으므로 얼굴에 무언가 이상한 게 생기면 즉시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국내 원발성 피부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기저세포암은 주로 일광노출에 의해 생기는데, 주로 눈이나 코, 귀 근처에 국소적으로 생기며 전이가 드물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표고버섯, 등푸른 생선 등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해야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자외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이 특히 강한 오전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가능한 야외 활동을 삼가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모자, 양산 등을 이용하며, 인공적인 선탠은 피하도록 한다. 피부 보습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나이가 들수록 피부의 자체 보습력이 떨어져 가렵고 각질이 일어나는 건성 피부염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가을 이후에는 샤워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고루 발라주는 것이 좋다. 더불어 금연과 적당한 운동, 규칙적인 식습관도 피부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및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을 고루 먹으며, 특히 비타민D가 많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D는 우리 몸에서 저절로 생기지 않아 식품을 통해 섭취하거나 햇빛을 쬐어 몸에서 합성되어야 한다. 피부 보호를 위해 자외선을 적게 쬐면 그만큼 비타민D를 식품으로 보충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표고버섯이나 정어리,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 달걀이나 우유, 치즈, 동물의 간 등이 좋은 공급원이다.

보다 자연스러운 치료가 중요

최근에는 미용적인 측면에서 노화피부 치료를 많이 하는데, 이때의 목표는 무엇보다 자연스럽고, 젊고 건강하며 균일한 피부 색조를 나타내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주름 제거의 경우 자연스러운 치료가 중요하다. 주름 제거 시술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세균에서 분리된 것으로 신경 전달을 차단해 2차 세계대전에서는 무기로 사용되었던 독소다. 1973년 이후 사시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1987년, 미간에 주사했을 때 주름이 없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미용목적으로 널리 이용되기 시작했다. 간편하지만 일시적 효과라는 한계가 있다. 미간이나 이마, 눈가, 입가, 처진 입꼬리, 목주름 등에 사용하는데 효과는 시술 후 24~72시간 후에 나타나며 3~6개월간 지속된다. 더모톡신은 보툴리눔 톡신을 근육이 아닌 피부진피에 주사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주사 부위마다 피부를 당기고 밀어주어 주름살 뿐 아니라 피부 처짐, 피부결, 넓은 모공 치료에 효과적이다. 근육이 아닌 피부 진피에 주사하기 때문에 약물의 확산 범위가 5~7mm로 근육주사에 비해 적어서 비교적 안전하다. ‘채운다’는 의미의 필러는 피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 깊은 주름이나 흉터 등 보톡스만으로는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한다. 지속기간도 6개월~1년, 1~2년, 2~3년 지속하는 제품 등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수술이나 표피 손상 없이 노화피부를 치료하는 비침습성 주름치료 방법으로는 빛에너지를 이용한 IPL, 물에 흡수되어 진피증을 가열하는 적외선을 이용한 장비, 피부층에 따라 다른 전기저항을 이용한 고주파 에너지 장비 등이 있다. 수술 등의 침습성 방법이나 주사치료와 비교해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표피 손상이 없어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 후에는 약 1주일 정도 자외선을 쬐거나 뜨거운 물로 하는 세안, 탕목욕 및 사우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출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피부과 이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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