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낙상의 원인과 예방

노인 낙상의 원인과 예방

겨울철 두려운 경험, 낙상(落傷) 사고

낙상사고가 잦은 겨울철은 노인들에게 그리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뼈가 약한 노인들은 자칫 잘못해 넘어지면 골절상을 입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흔히 낙상이란 중풍이나 기절 등으로 갑자기 쓰러지는 것과 강한 외부적인 힘에 의해 쓰러지는 것을 제외하고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바닥으로 넘어지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미끄러지거나 걸려서 넘어지거나 떨어지는 경우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이면 노인들의 근육 활동은 더욱 움츠러들고 관절도 쉽게 굳어 균형을 잡지 못하고 쉽게 미끄러지거나 걸려서 넘어지게 된다. 낙상 골절 중의 하나인 손목 골절은 겨울철에 53%가 발생한다. 젊은 사람과는 달리 노인에게 낙상은 골절을 넘어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낙상의 원인

낙상의 원인은 환경적인 요인과 개인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환경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은 미끄러운 바닥, 장애물, 문지방, 경사 급함 등의 물리적 환경과 어두운 조명같은 시각적 환경, 그리고 계절적 요인 등을 말한다.

낙상을 장소별로 살펴보면 화장실, 계단, 도로, 방, 마루, 얼음판 순으로 많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얼핏 낙상이 빙판길 같은 야외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정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2002년 1월 1일부터 2003년 8월까지 만 60세 이상 노인의 가정내 안전사고 사례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가정내 노인 안전사고는 3가지 유형이 85%를 차지하는데, 첫째가 ‘넘어짐’으로 방문턱 등에 발이 걸려서 넘어지게 되어 발생하는 사고이고, 둘째는 ‘미끄러짐’으로 바닥의 재질이나 물기 또는 신발의 바닥 면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사고이고, 셋째는 ‘떨어짐’으로 계단이나 옥상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침대나 의자 사용과 관련해서 떨어지는 사고라고 한다. 이처럼 낙상은 방문턱, 미끄러운 바닥, 계단 등 가정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어두운 조명은 백내장, 당뇨병 등으로 시력장애가 있는 노인에게 더 위험한 환경이 된다.

계절적 요인은 야외에서 발생하는 낙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러나 실내생활을 많이 하는 노인에게는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본원 정형외과에 내원한 고관절 골절 환자의 계절적 분포를 보면 겨울철(12월~2월)이 26%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계절과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개인적인 요인

개인적인 요인은 나이, 성별, 골다공증, 척추병변, 보행장애, 시력장애, 중풍과 낙상의 과거력, 술을 포함한 약물사용, 파킨슨씨병 등이 있다.

낙상사고의 연령 및 성별분포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83.3%를 차지하고, 여자가 남자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근력과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인지기능이 약화되어 있으면서 퇴행성 관절염같이 보행에 장애를 가져오는 질환을 흔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낙상을 당하기 쉽다. 여성이 많은 것은 폐경기 이후 여성 호르몬 결핍에 의한 골다공증과 관련된다. 골다공증이란 같은 성별의 25세 젊은이의 평균 골밀도보다 2.5 표준편차 이하로 골밀도가 감소하는 것을 말하는데, 특히 골 생산에 관여하는 여성 호르몬이 결핍되는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흔하고, 남자는 여자보다 5~10년 뒤에 생긴다. 골밀도의 감소와 미세구조적인 변화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70세 이상 노인여성 2명 중 1명은 골다공증 환자이며 50세 여성의 54%는 남은 일생동안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을 경험한다고 한다.

척추 협착증, 척추 골다공증, 골절 등과 같이 척추병변이 있는 경우엔 허리통증과 하지 방사통이 생겨 보행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외에 하지의 퇴행성 관절염, 근력약화, 파킨슨씨병, 중풍 등은 한쪽 또는 양쪽 하지의 불안정과 불균형을 가져와 보행장애를 일으킨다. 이처럼 노인에서는 신체적인 노화현상과 퇴행성 질환 등으로 낙상을 쉽게 당하게 되고 넘어지게 되면 골다공증이 있는 뼈는 쉽게 골절된다.

노인 낙상은 왜 위험한가?

낙상은 노인 사망원인의 약 5%를 차지한다. 199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사고 사망의 원인 중 낙상사고가 교통사고와 자살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 중 약 1/3은 일년에 한 번은 낙상을 입으며 낙상 사고 환자 중 5%에서 골절이 발생한다.

흔히 발생하는 골절로는 척추 압박골절, 고관절 골절, 손목 골절, 근위 상완골 골절 등이 있다. 이중 척추 압박골절은 폐경기 여성이 남은 일생동안 1/4에서 경험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한다. 또한 사망률이 높은 고관절 골절 환자의 약 20%는 골절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1년내 사망하고 50~60%는 회복된 후에도 생활제한과 보행의 어려움을 겪는다.

흔히 발생하는 골절

이처럼 고관절 골절의 합병증이 사망에 이르는 이유는 골절 자체 보다는 골절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이로 인해 혈전에 의한 뇌졸중, 폐렴, 욕창, 영양실조 등의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흔한 낙상 골절의 치료

대표적인 낙상 골절에 대한 치료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척추 압박골절

척추 압박골절은 신경 증상이 있거나 심한 후만 변형이 있는 경우는 추체 성형술, 신경감압술 등의 수술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보조기를 착용한다.

고관절 골절

고관절 골절은 대퇴 경부 골절과 전자간 골절로 나눈다.

전위가 없는 대퇴 경부 골절

전위가 없는 대퇴 경부 골절은 나사 등으로 고정하고 전위가 있으면 인공 관절 치환술을 해야 한다.

전자간 골절

전자간 골절은 금속내 고정술을 한다.

콜레스 골절

대표적인 손목골절인 콜레스 골절은 불안정한 경우 금속내 고정술을, 안정 골절은 석고를 하게 된다.

근위 상완골 골절

근위 상완골 골절은 분쇄가 심한 경우 인공 관절 치환술을, 전위가 심하지 않으면 팔걸이 등으로 치료한다.

낙상의 예방법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하체의 근력과 민첩성을 키워야 한다. 평소에 꾸준한 걷기 운동과 맨손체조, 낮은 산을 선택하여 등산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런 활동이 발바닥의 민감도를 높여주어 균형을 잡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추운 날씨에는 체온을 보호할 수 있게 옷을 많이 입도록 하고 미끄러지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신도록 한다. 또한 고령의 노인은 보행기나 지팡이를 사용하도록 하고 앉고 일어설 때 서두르지 않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골절 예방을 위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해야 한다. 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1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골밀도 검사는 뼛 속에 칼슘이나 미네랄이 얼마나 밀집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주로 요추나 대퇴근위부의 골밀도를 측정한다. 이로써 골절 위험도의 60∼70%를 예측할 수 있다. 일단 골다공증으로 판정 받으면 약물복용 등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골밀도를 높여야 한다.

치료 약물은 크게 골흡수 억제제와 골형성 촉진제로 나눌 수 있다. 골흡수 억제제로는 칼슘(calcium), 비타민(vitamin) D, 에스트로겐(estrogen), 칼시토닌(calcitonin),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SERM(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 등이 있으며 골형성 촉진제로는 부갑상선 호르몬(parathyroid hormone), 불소 등이 있다.

가정 내 시설물에 의한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지하, 현관에는 밝은 조명을 설치한다. 계단이나 욕실에는 난간이나 손잡이를 만들고 욕실이나 화장실에는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는 타일이나 매트를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루나 계단에는 걸려 넘어질 물건을 두지 않고 미끄러지기 쉬운 슬리퍼는 신지 않도록 한다. 또한 회전의자와 같은 불안정한 물건에는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이처럼 위험한 환경 요인을 개선한다면 낙상의 상당 부분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낙상도 부주의로 발생하는 안전사고 중의 하나이다. 95년 기준 6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9.5%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노인의 낙상사고는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가져온다. 따라서 사전에 미리 점검하고 대비한다면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뜻하지 않은 노년의 불행을 막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
  • 근력강화를 위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 날씨가 추울 때는 옷을 많이 입도록 한다.
  • 뒷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미끄러지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신도록 한다.
  • 보행기나 지팡이 등을 사용한다.
  • 앉고 일어설 때 천천히 움직인다.
  • 골밀도 검사를 받아 본인이 골다공증이 있는지 확인한다.
  •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전문의와 상의하여 약물 치료를 받는다.

가정내 낙상 예방법
  • 계단, 지하, 현관, 욕실 등에 난간이나 손잡이를 만든다.
  • 계단, 지하, 현관 등에 밝은 조명을 설치한다.
  • 마루나 계단 등에 발에 걸려 넘어질 물건을 두지 않는다.
  • 미끄러지기 쉬운 양말, 슬리퍼는 신지 않는다.
  • 욕실 등에는 미끄러짐을 방지할 수 있는 타일, 매트 또는 카펫트를 설치한다.
  • 회전의자와 같은 불안정한 물건위에 올라가지 않는다.

작성자 :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고한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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