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구강위생을 위한 조언
치과 진료를 받고 있는 외국 노인

치과의사가 되고 10년쯤 되었을 때 멀리 계시는 어머니께서 제가 운영하는 치과를 방문하셨습니다. 간만에 만나 반갑게 웃으며 진찰대에 누운 어머니의 입안을 열어 젖혀 보았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 졌습니다. 왼쪽 위아래 어금니는 하나도 없었고, 오른쪽 어금니는 흔들흔들. 앞니는 다른 치과에서 했는지 씌운 이 밑으로 처참하게 썩어 있었고, 뿌리만 남은 치아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습니다. 노년기엔 어찌 그리 탈이 많이 나는지요?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고, 신경 쓸 것도 많고,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다 보면 돈도 참 많이 나갑니다.

치아는 사랑니를 제외하고도 28개나 되고, 각각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관리하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따라서 치과를 자주 방문해서 점검하고 또 점검하는 습관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하지만 치과를 한번 방문하게 되면 무섭기도 하고 무엇보다 목돈이 또 들까 걱정이 되기에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와 구강 내 체질이 달라지게 됩니다. 충치를 생기게 하는 음식물 찌꺼기나 충치균을 씻어내고 억제하던 침의 성분과 양이 달라지게 되고, 끊임없이 흡수되고 생성되던 잇몸 뼈의 활동성이 줄어듭니다. 또한, 소모품이나 다름없던 치아의 겉 껍질은 닳아 없어져 버리고, 잇몸은 내려와 상대적으로 바깥 환경에 취약한 치아 뿌리가 드러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나이가 들수록 충치는 증가하고, 잇몸은 약해지며, 치아는 잘 깨지게 되어 어르신들의 치아 및 구강 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알려드릴 노인들의 구강위생을 위한 조언을 잘 숙지하고,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인들의 구강위생을 위한 조언
3개월에 한번 정도는 치과에 방문한다.

충치와 잇몸병이 잘 생기는 어르신들 특히, 임플란트나 틀니 등의 보철물이 많은 분들은 3개월에 한번은 치과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년기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병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증상이 악화된 뒤 발견되지 않도록 자주 치과를 방문하고 치과와 친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잇솔질은 더욱더 신경 써서 한다.

모든 잇솔질이 중요하지만 자기 전에 하는 잇솔질은 매우 중요합니다. 더불어 치아와 치아 사이를 치간칫솔이나 치실로 세심하게 청소해야 합니다.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불소와 친해지도록 한다.

노년기에는 충치가 유난히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집에서 충치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하지가 않습니다. 잇솔질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잇솔질은 기본적으로 충치 예방보다는 잇몸병 예방에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치를 손쉽게 예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불소의 활용이라 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치약에는 꼭 불소가 함유 되어 있어야 하고, 그 외에도 자기 전에 불소용액으로 양치를 하거나 저녁식사 후에 불소젤을 도포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소용액이나 불소젤은 치과에 문의하여 구입하도록 합니다.

전신이 건강해야 한다.

치아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발로 치과를 갈 수도 있고, 내 손으로 치아도 닦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몸이 좋지 않으면 각종 약을 먹게 되는데 약의 대부분은 침의 분비를 줄이게 됩니다. 침이 줄면 치아가 잘 썩기 때문에 평소 건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글_ 김정록, 치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