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잇몸질환
잇몸에 칫솔질을 하고 있는 의사

잇몸질환은 ‘일방통행성’ 질환입니다. 잇몸을 둘러싼 치주조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파괴되는 방향으로 진행하지 ‘복구되는’ 방향으로는 거의 진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잇몸질환은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많아지고, 심해지기 마련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60세 이상 노인의 90% 가량이 잇몸질환을 앓고 있다고 하니, 사실상 거의 모든 노인이 잇몸질환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잇몸질환은 크게 세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진행하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각각의 원인과 대처 방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균에 의한 진행

세균은 입안에 먹을 거리가 있어야 번식하는데, 음식물 찌꺼기 등과 뒤엉켜 플라그를 이루며 점차 단단하고 없애기 어려운 구조로 변해갑니다. 이러한 플라그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잇솔질인데, 나이가 들면 눈도 어두워지고, 손의 감각도 세밀하지 못하게 되어 잇솔질이 젊을 때보다 잘 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엔 ‘전동치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노인의 경우엔 잇몸이 이미 내려간 경우도 많고, 각종 보철물도 많습니다. 따라서 잇몸 사이사이에 음식물이 끼기 쉽고, 보철물 주변에도 음식물 찌꺼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치실이나 치간치솔 같은 구강위생 보조용품을 사용하여, 하루에 한번은 꼭 깔끔하게 청소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의 건강상태

잇몸조직은 그대로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체 내 어떤 조직보다도 대사가 활발한 조직입니다. 혈관분포가 풍부하여 끊임없이 파괴되고 만들어지는 조직입니다. 따라서 면역기능이나 혈관기능 등에 문제가 있거나 영양섭취에 불균형이 생기게 되면 조직의 파괴가 제어되지 못하거나 조직의 복구에 장애가 초래되어 금방 잇몸조직이 파괴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건강한 육체를 만들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 같은 병은 매우 좋지 않기에 혈당을 잘 조절하고, 담배나 술은 가급적 끊는 것이 좋습니다.

교합력

교합력은 씹는 힘을 말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씹는 힘이 골고루 분산되지 못하고, 특정 치아에 지나친 힘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하기가 쉽습니다. 특히 치아 1-2개가 망가져서 빠지거나 하면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되기 쉽고, 브릿지나 틀니를 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방 중요한 치아가 흔들리고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빠져 버린 치아를 빨리 복구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가 빠지거나 망가졌다면 가급적 빨리 적당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구강위생, 평소의 전신적인 건강상태, 치아의 씹는 밸런스 이 모든 것이 중요한데, 이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치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잇몸질환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도 6개월에 한번은 꼭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고, 잇몸질환이 있다면 최소한 3개월에 한번은 좋지 않은 부위의 잇몸을 청소하고 검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무쪼록 건강한 잇몸으로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글_ 김정록, 치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