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에게 더욱 위험한 고관절 골절!

노인들에게 더욱 위험한 고관절 골절!

눈이 오는 겨울은 노인층이 낙상 사고를 많이 당하는 계절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반사신경이 있어 넘어지더라도 위기를 모면할 수 있고, 설령 넘어지더라도 튼튼한 골격구조와 근육들이 보호 작용을 해줘 골절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노년층은 반사신경이 늦고 나이로 인해 근육량은 줄어들고, 골다공증으로 골 조직도 약한 상황이라 넘어지면서 입는 부상의 정도가 큽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낙상으로 인한 119응급환자 중 60대 이상이 절반을 웃돌 정도입니다. 특히 고관절, 즉 엉덩이 관절 주위에 골절이 생기면 더욱 치명적이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고관절 골절은 합병증으로 대퇴골괴사증을 유발하거나 색전증•감염 등을 초래해 환자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골절 후 1년 사망률은 약 12~24%에 이르며, 이후 골절에서 회복되더라도 일상적 활동이 불가능해지거나 많은 경우 일상 생활로의 복귀가 어렵습니다.

고관절 골절에도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골든 타임이란 게 존재합니다. 골절 후 7~8시간 이내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관절 부위가 썩는 괴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낙상 후 통증이 생긴다면, 즉시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고관절 골절 치료는 골절이 경미한 경우 상대적으로 간단한 교정수술 또는 보조기 착용을 통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쇄골절 등 뼈가 심하게 손상된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합니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대퇴골두와 접하는 관절부위를 특수 소재 인공관절로 바꿔 관절이 정상적인 역할을 하도록 해주는 수술입니다.

노인들이 고관절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전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게 좋습니다. 보행이 둔해질 정도로 무겁고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는 좁은 보폭으로 천천히 보행하되 주머니에 손 넣고 걸어서는 안 됩니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상은 실내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노인이 거주하는 집에서는 침실이나 화장실에 적당한 조명을 켜 두어 바닥에 놓인 물건 등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방문에 있는 문지방은 가능하면 없애는 것이 좋고, 모든 전기기구의 전기줄은 잘 정돈해 발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집 안에서 발에 걸릴 가능성이 큰, 무릎 높이보다 낮은 탁자나 잡지꽂이, 화분 등은 움직이는 동선에서 치우는 것이 좋으며 카펫과 같이 바닥에 깐 것들은 양면테이프 등으로 잘 고정해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화장실 바닥에는 물기를 없애도록 하고, 벽면에는 손잡이 역할을 하는 봉을 설치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시력이 좋지 않다면 시력 교정을 하여 넘어질 가능성을 낮추어야 합니다. 높은 곳에 있는 것을 꺼낸다고 어설프게 의자 위에 올라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가능하면 손이 닿는 위치에 물건들을 정돈해두고, 필요할 경우에는 안전하게 설계된 실내용 받침대 위에 올라가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관절이나 뼈가 약한 노인들이라면 평소에 스트레칭이나 근력 운동을 충분히 해줘야 합니다. 특히, 하체 힘을 기르기 위해 꾸준히 근력운동을 해야 합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걷기 등이 도움이 됩니다. 꾸준히 하체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한다면 미끄러져 넘어지더라도 함께 오는 충격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근력이 없는 상태라면 넘어질 때의 충격으로 더욱 쉽게 골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과도한 음주를 삼가하고 금연을 해야 합니다. 평소에 칼슘 섭취에 신경을 쓰고, 짠 음식을 피해 염분과 함께 칼슘이 소실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며 1주일에 2회씩은 약 15분 정도 햇볕을 쬐어 뼈에 필요한 비타민 D를 충분히 합성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_고두흔,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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