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신경질 부리는 아이

[1-2세] 신경질 부리는 아이

이 시기는 말로 표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몸 전체를 쓰는 모양으로 자기감정이나 욕구를 나타내려 합니다. 신경질을 부리는 것도 그런 것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직은 미분화의 상태이기 때문에 자기 뜻대로 안되었던 것도, 무서운 일을 경험한 것도 아프거나 슬프거나 했던 일도 모두 울고 불고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울고, 악을 쓰고, 신경질을 부린다는 것은 말로 대신하는 것이고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라고 한다면 당연히 꾸짖거나 억누르거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입니다. 오히려 이 우는 것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 이 악을 쓰는 것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아이가 말하려는 것을 알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울거나 악을 쓰거나 신경질을 부리면 시끄럽고 귀찮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꾸짖거나 억누르거나 하는 것은, 아이로부터의 신호나 아이의 호소를 거부하고 말살하는 것이고, 아이가 뭔가를 나타내려고 하는 의욕을 없애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반대로 조그만 일만 있어도, 울고 악을 쓰고, 신경질을 부리는 등의 표현 행동이 있으면 그냥 감싸주고 따르고 마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아이의 표현은 그때그때의 마음이 있어서 하는 것이니까, 하나하나가 무원칙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면 어느 새 표현하는 형식이 울고불고 하는 그런 것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아이는 스스로 의도적으로 ‘울어서 겁주기’가 가장 어머니의 주의를 끈 것이라고 생각해서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따금 ‘울어서 겁주기’ 같은 표현을 하면, 금방 어머니가 거기에 따라주었다는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다음에도 그런 식으로 울면 된다는 반응을 나타냈을 뿐인 것입니다. 신경질도 그렇습니다. ‘내가 말하는 것을 안들어 준다.’, ‘내 맘대로 안 해준다.’해서 의도적으로 신경질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신경질을 부렸더니 그때까지 그다지 관심을 안보이고 모른 체 했었는데 갑자기 어머니의 반응이 있었다거나 요구하는 것을 들어줬다거나 하는 것이 신경질이라는 표현양식을 취하게 되어버렸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울고, 소리 지르고, 신경질을 부리는데 대해서는, 꾸짖는 것, 억누르기 보다는 아무튼 지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신경질을 부리고 손을 쓸 수 없는 아이는 신경질을 부리면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경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신경질을 일으키고 울고 불고 하는 것으로 거의 효과가 없는 경험을 하고 있으면 아이는 울고 불고 하거나 신경질을 부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울고 불고하거나 신경질을 부리고 있으면 꾸짖거나 억누르거나 하지 말고 지켜보거나 기다리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심하게 신경질을 부리면 그것으로 곧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꼬옥 안아주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이를 안아주고 있으면, 처음에는 버티고 있던 힘이 빠져 나갑니다. 체온이나 맥박이 변화하고 조용해집니다. 그렇게 되고 난 뒤에 천천히 아이의 요구를 들으면서 조금씩 들어주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행동을 통해서 아이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무얼 하고 싶은지 안아줄 수 있는 감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울며 겁을 주는 것이나, 신경질을 부리는 씨앗을 제거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충분히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평소부터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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