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두 돌된 아이와 어린이집

[1-2세] 두 돌된 아이와 어린이집

취업주부의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아이를 떼어놓는 일입니다. 아이도 어머니와 떨어져야 하니 고통스럽고 싫겠지만 아이를 떼어놓고 가는 어머니 마음도 무겁기로 말하면 한짐은 될 겁니다. 그래도 아이가 잘 떨어지고 떨어진 이후에도 잘 놀고 어머니가 왔을 때 반갑게 맞아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대개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떨어뜨리는 것도 어려울 뿐 아니라 떨어진 후 풀이 죽어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잘 하지 않으려는 아이도 있고 어머니가 와도 아예 외면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것이 안쓰러워 대개의 어머니들은 집에 돌아오자 마자 아이를 부둥켜 안고 아이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꼭 안고 자면서 마음을 달래지만 다음날 어머니는 또 가야 되고 아이는 어머니가 가는 것에 실망해버립니다.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어머니도 아이도 지치면 그러한 상황에 길이 들고 안주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나마 아이가 안 떨어지려고 떼를 쓰고 어머니도 아이가 안쓰러워 무엇이든지 들어주려고 할 때가 어머니나 아이나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는 시기입니다. 이러다 보니까 아이들은 자기를 싫어합니다. 자고 나면 어머니가 없어지고 자지 않아야 어머니와 안긴 채로 오래 있을 수 있으니까요. 또 아이들이란 눈치가 빤해서 서둘러 재우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면 더 안 자려고 버팁니다. 그러니 자다가 자주 깨서 어머니가 옆에 있는지를 확인하려고 하며 이것저것 요구를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낮에 아이를 떼어놓는다는 자격지심에 아이가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줍니다. 비록 그것이 아이의 버릇에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타격을 입을까봐 매몰차게 거절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시기에 버릇을 가르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22개월의 아이는 타인의 중요성을 알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놀이방 같은 곳에서 사회생활을 접하게 되고 또래 아이들과 놀면서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때로는 사교성을 기르기도 하고 공동소유에 대한 이해하기 힘든 규칙에 맞부딪혀 좌절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하며 분풀이할 대상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아기는 1세까지는 화를 내거나 공격성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아기가 우는 것이 화가 났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대개 첫번째 분노는 완전히 망가져버린 장난감을 던질 때 같은 좌절감으로 표현됩니다. 실제로 공격적인 행동은 미운 두 살이라고 불리는 2-3세 사이에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 때 소리를 지르고 발로 차고 때로는 물기도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러나 타협하거나 포기하는 일도 흔하여 좌절의 분풀이를 다른 대상에다 하기도 합니다.

3세 이하의 아이를 놀이방에 보내실 때에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기를 기대하고 보내서는 안됩니다. 이 시기의 교육은 아직은 어른과의 상호작용이 유익합니다. 다른 아이들과 집단으로 지내면서 사회성이나 교육이 가능한 나이는 3세 이상의 아이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두 돌 된 아이를 놀이방에 보낼 때는 다른 아이들과 잘 놀면서 사회성을 기르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놀이방의 교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육에 촛점이 맞추어져야 하며 따라서 놀이방의 아이 인원수가 적고 교사가 많은 신경을 쓸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더구나 다른 아이들이 아이의 연령보다 크다면 사회성의 효과보다는 뺏기고 양보하고 좌절하는 일이 더 많습니다. 이것은 아이를 주눅들게 할 뿐 아니라 아이의 생활습관도 좋지 않게 합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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