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열나고, 귀 아프면 중의염 의심

갑자기 열나고, 귀 아프면 중의염 의심

중이염은 이비인후과나 소아과를 찾아오는 환자 중에서 상기도 감염 다음으로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질환입니다. 중이염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면역성이 소실되는 시기로 알려진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여 3세경 까지는 약 70%의 유소아가 적어도 한번 이상의 중이염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세 이전에 처음 급성중이염을 앓은 환자가 처음 발병시기가 2세 이후였던 환자에 비해 반복적으로 급성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높고, 여아보다는 남아에게서 더욱 자주 발병하고 재발률도 높습니다.

급성중이염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요소는 매우 많습니다. 계절적으로는 겨울에서부터 초봄 사이에 가장 많이 발병하고, 환경적 요소로는 담배를 피우는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나 임신 중 흡연이나 음주 또는 마약을 과도히 한 어머니에게서 출생한 경우 발병률이 높으며 유전적 성향이 있는 가족에서 태어난 소아들 사이에서 흔히 발병하기 때문에 집안에서 흡연을 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에 소아에서 중이염의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급성중이염은 염증의 경증이나 병태에 따라서 발열, 두통, 구토, 설사, 소화불량, 식욕부진, 무기력감, 불안, 초조감 등 일반적인 염증 증상이 서서히 또는 급격히 나타날 수 있으며, 이통이나 난청, 이명, 이루 외에도 드물게 현훈, 안면신경마비, 이개후부 종창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이염은 혈행성으로 올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이관을 통한 직접적인 병원체의 전파가 더욱 흔한 경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유소아 이관의 구조가 성인의 이관에 비하여 더 좁고 짧으며, 중이와 비인강 개구부의 위치가 더욱 수평에 가까워 이관을 통한 역류 감염이 쉽고 이관의 개폐에 관여하는 이관연골이나 연구개의 긴장과 이완작용을 하는 근육의 발달이 미숙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관의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흔한 원인들로는 급성 상기도 감염, 알레르기, 아데노이드 증식증, 만성 부비동염, 구개의 기형 및 발달장애로 인한 이관개폐의 장애, 종양, 재발성 화농성 중이염, 전신적 요소(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병)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아데노이드 증식증은 비인강에서 세균의 병원소의 역할을 하고 이관의 기계적 폐색을 일으킴으로 기능장애를 유발시키기 때문에 중이염이 재발하는 소아에서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이상의 증상과 고막 소견으로도 진단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나, 때때로 유소아에서는 외이도가 좁고, 고막의 경사도가 심하며, 진찰에 협조가 잘 이루어지 않아 진찰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경 검사는 밝은 조명과 확대경으로 관찰해야 하며 pneumatic otoscope(검이경)으로 고막의 운동성도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중이염을 치료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 심신의 안정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하고, 대증요법을 시행합니다.
  •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항생제를 처방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양의 항생제 사용은 급성중이염을 급속히 치유시키고 유양동염이나 그 밖의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항생제는 통상 10일 정도의 투여가 필요하며 항생제의 부적정 또는 투여기간이 너무 짧은 경우 약한 염증이 잔존해서 삼출성중이염으로 이행하거나 유양돌기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 고막의 천공으로 이루가 있는 경우에는 항생제 투여와 더불어 국소적인 점이액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을 줍니다.
  • 소염진통제와 비점막 수축제를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직접적인 치료효과는 없다고 하나 자주 동반되는 상기도염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고막절개 또는 고막천자를 시행합니다. 고막절개의 목적은 배농의 촉진과 이통의 경감에 있으며 고막의 발적, 팽륭이 있고 계속적인 심한 이통이나 두통, 고열이 있을 때나 유아에서 경련발작이 있을 때는 고막절개를 함으로써 증상을 급속히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 반복적인 급성증이염의 요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치료로서 구개편도나 아데노이드절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만성부비동염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로 재발을 예방하여야 합니다.

중이염은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유소아 귀 질환의 하나이고 특히 만성화되는 경우 난청으로 인하여 언어의 습득과 발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치료와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글_최익준,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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