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소아과 책에는 건강한 소아의 경우 일년에 여섯 번에서 여덟 번까지는 감기에 걸릴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반면‘감기를 달고 사는 애들’은 건강한 아이보다 더 자주 감기를 드는 아이들로써 기침과 천명 그리고 콧물, 코막힘 등 다양한 호흡기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아이들이다.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의 이런 양상을 보이는 가장 흔한 질환
후비루(postnasal drip)

상기도에 분비물이 있게 되면 인두 또는 후두 점막내의 기침 수용체가 자극되어 기침을 유발하며 빈번한 콧물, 목뒤로 무언가 흘러 내려가는 느낌과 빈번히 가래를 뱉으려는 시도 등이 있으며 무증상인 경우도 많아서 위의 증상이 없을 경우에도 후비루의 진단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후비루의 원인으로는 알레르기성, 통년성, 감염후 및 혈관 운동성 비염, 급성 비인두염, 환경성 또는 직업성 자극 물질에 기인한 비루, 급성 및 만성 축농증 등이 있다.

기관지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

두 번째로 흔한 원인질환으로 알레르기 질환인 기관지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을 들 수 있다. 이런 알레르기질환들은 지금 그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증상의 중증도 심해지고 있다. 기관지천식은 흔히 가족 내에 다른 알레르기 환자가 있는 경우가 많고, 같은 증상이 만성적으로 반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쌕쌕거리는 소리(천명)를 동반한 기침과 호흡곤란이 특징적인데 기침이 밤에 심해져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천식에 기인한 기침은 간헐적 천명음과 호흡곤란이 동반되나, 일반적으로 기침만이 유일한 증상인 천식의경우를 기침 변이성 천식( cough variant asthma)이라고 한다. 천식은 폐기능 검사상 기관지 확장제에 반응하는 기도 폐쇄의 소견을 보이거나 Methacholine 유발검사에 양성의 소견을 보인다.
천식의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기관지에 구조적이상을 초래하므로 가능하면 일찍 관심을 갖고 정확히 진단을 붙이고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 역시 소아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특징적인 증상인 콧물(대부분 맑은 색의 콧물임), 코 막힘, 재채기 그리고 코나 눈의 가려움증이다. 이 역시 올바른 치료가 시행되지 않으면 증상이 계속되므로 감기가 오래 간다고 흔히 이야기 되는 질환이다. 이외에도 혈관성 비염, 콧속에 이물이 들어간 경우 등이 만성적인 비염의 소견을 보인다.
통상적으로 코가 막히는 경우 혈관을 수축하여 막히는 증상을 완화해 주는 약물이 투여되기도 하는데 이런 약물을 자주 오랜 기간 사용하는 경우 그 약물에 의한 비염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축농증(부비동염)

축농증(부비동염) 역시 3주 이상 기침을 하는 만성 기침이 주로 관찰되는 질환이다. 흔히 코 막힘이 동반되고, 아침에 기침을 한다고 자주 호소한다. 이런 환자를 진찰하면 목 뒤로 코가 넘어가는 후비루(postnasal drip)가 관찰 된다.

위식도 역류(GastroEsophageal reflux)

기침과 함께 구토 증상을 호소하는 위식도 역류(GastroEsophageal reflux)도 만성 기침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위식도 역류(G-E reflux)가 기침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상기도(특히 후두)에 있는 수용체의 자극, 위 내용물의 흡인으로 인한 폐의 하기도에 있는 수용체의 자극, 식도 하부로 위산의 역류에 의해 유발되는 식도-기관 기관지 기침반사로 나타나며 진단은 식도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 하부의 염증 소견을 보이거나 상부 위장관 촬영에서 특히 투시검사(fluoroscopy)상 역류의 소견을 보이는 경우 가능하나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24시간 식도 위산도 측정이 위 식도 역류로 인한 만성 기침을 진단하는데 가장 유용한 검사로 알려져 있다.

기도 감염후의 만성기침

바이러스성 또는 기타 상기도 감염후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될 수 있는 기도 감염후의 만성기침은 상기도 감염후 발생하는 기도 과민 반응과 연관되어 있다.

그 이외에 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 폐결핵, 기도 내 이물, 선천성 또는 후천성으로 발생된 호흡기 기형, 면역 결핍 질환 등 심각하고 다양한 질환이 ‘감기를 달고 사는’ 양상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오랜 지속되는 감기 증상이 있을 때 자세한 병의 경과에 대한 질문과 진찰 소견 그리고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만성적으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을 원인별로 감별진단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려 그 진단에 따라 정확한 치료를 하여야 한다.

출처 : 소아과 전문의 정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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