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치, 방치하지 마세요

과잉치, 방치하지 마세요!

치과에서 진료를 보는 아이와 치과의사

치아는 다른 인체 기관에 비해 매우 많은 편입니다. 젖니(유치)가 20개, 영구치가 32개입니다. 영구치 중에서 사랑니 4개를 빼면 치아는 28개가 되는데 보통 성인들은 이 28개 치아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치열은 좌우로 대칭적이며 상하로 짝을 이루게 되는데 28개 치아는 4등분하여 이름을 명명할 수 있습니다. 가장 앞의 큰 치아를 중절치, 그 옆의 치아를 측절치, 그 옆의 뾰족한 치아를 견치(송곳니), 견치 뒤의 치아 2개를 각각 제1소구치, 제2소구치, 소구치 뒤의 치아 2개를 각각 제1대구치, 제2대구치라고 부릅니다. 제2대구치 뒤의 치아는 제3대구치라고 부르며 보통 사랑니라고 합니다.


이렇게 위치와 이름이 정해진 치아 이외의 치아가 가끔 존재하기도 하는데 이를 보통 과잉치(supernumerary tooth)라고 합니다.

과잉치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앞니(중절치)와 앞니(중절치) 사이에 존재하는 정중과잉치(mesiodens)입니다. 정중과잉치는 꽤 높은 비율로 존재하는데 보통은 작은 송곳니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정기 검진 중에 발견하곤 하는데 젖니 앞니(유전치)의 뿌리 부분에 존재하여, 영구치 앞니(중절치나 측절치)가 나는 것을 방해하거나 엉뚱한 곳에 나게끔 합니다. 따라서 영구치 앞니가 통상적인 나이보다 너무 늦게 나거나 치아 하나는 났는데 다른 하나는 잘 나지 않거나 앞니와 앞니가 너무 벌어져 난다면 x-ray 검사를 통해서 매복된 정중과잉치가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중과잉치는 잇몸 뼈속에 매복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매복된 깊이가 깊을수록 빼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너무 깊이 박혀 있어 영구치 맹출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빼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잇몸 뼈속에 박혀 있는데 영구치 맹출에 방해가 되거나 영구치가 자리 잡는데 방해가 된다면 반드시 빼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은 입천장이나 입술 쪽 잇몸을 절개해서 하게 되는데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x-ray로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x-ray를 몇 장 찍어서 위치를 결정하는 것도 좋지만 CT를 찍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수술은 대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시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이들과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수술에 대해 막연히 겁을 먹고 있으므로 마음을 잘 달래 주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은 마취만 잘 되면 아프지 않게 마칠 수 있으므로 아이들을 안심시키고 안정시키는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정중과잉치 이외에도 치열 어느 곳에서든지 과잉치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과잉치가 치열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굳이 뺄 필요는 없지만, 방해가 된다면 빼야 합니다. 과잉치 발치는 매복된 정도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고, 수술 중에 주변 치아의 뿌리나 여타 중요 구조물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하에 정확한 발치시점을 잡아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과잉치는 정기 검진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등학교 시절에 최소한 2번 정도는 치아전체를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엑스레이 사진 등을 촬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글_치과의사, 김정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