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밥상머리 교육

[3세] 밥상머리 교육

놀면서 밥을 먹는다.

3세가 지날 무렵부터 젓가락을 들거나 숟가락을 쓰거나 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지만 아직은 매너를 지키고 식사를 하지는 못합니다. 흘리거나 입 안에 먹을 것을 담은 채로 걸어다니거나 식탁 위의 컵으로 장난을 하거나,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나이입니다. 이 나이 또래에서는 가만 있지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차분히 앉아서 먹을 수 있게 되려면 평소의 생활 전체에서 침착과 한도가 중요합니다. “앉아서 먹는 거야”,“입을 쩝쩝거리지 말고.”하는 식사 때마다 잔소리를 하는 것은 식욕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먼저 텔레비전을 켜놓은 채로 식사를 하지 않을 것. 입을 우물거리며 눈은 텔레비젼에 못 박혀 있어서는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영양만 섭취하면 그만이라면 영양제를 먹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당근이야”, “달콤하고 맛있지?” 하는 즐거운 대화가 마음의 영양이 되는 것입니다. 너절하게 여러 가지 것을 차려놓는 것도 마이너스가 됩니다. 나이프도 포크도 아이한테는 식사도구 라기보다는 알맞은 장난감입니다. 달각달각 흔들어보거나 부딪혀보거나 여러 가지로 시험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식사에 필요한 것만을 늘어놓도록 합니다.

과자를 필요 이상으로 주어서, 식사 때가 되어도 배가 불러있는 것도, 식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원인이 됩니다. 배가 안고프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놀면서 식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먹고 남을 만큼 많은 것도 좋지 않습니다. 놀고 있으면서 시간을 보아서 치워버릴 필요도 있는 것입니다. 식사시간과 다른 시간의 구별을 확실히 하는 것입니다.

얌전하게 앉아서 밥을 먹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식사는 즐거운 것이라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일 때문에 언제나 늦게 돌아오는 아버지, 식사 준비에 쫓겨서 섰다 앉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어머니, 아이만 앉게 하고 “얌전히 밥 먹어라”하고 말해도 아이는 차분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가족 전체의 침착한 분위기가 어린애한테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가족 모두가 모여서 식탁을 둘러앉는다. “고기가 맛있구나.”라는 등 대화를 나누면서 즐겁게 먹고 싶은 것입니다.

단란한 식탁은 가족이 모두 모이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어른이 먹는 법,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는 귀중한 시간이니까 반드시 식탁을 함께 하도록 합니다. 앉으라고 강제하지 않더라도 식탁 위에 즐거운 이야기나 아버지, 어머니의 웃는 얼굴이 있으면 차츰 차분하게 식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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