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자다가 놀라서 깨는 아이

[3세] 자다가 놀라서 깨는 아이

Q. 밤에 자다가 놀라서 깨어나는데

앞집에 5세된 남아가 있는데 그 집에 놀러 가서 비디오를 보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하루 일과가 비디오 보는 것으로 시작할 정도입니다. 주된 내용은 인간이 외계인(괴물,공룡,귀신등)을 만나면 로보트로 변하여 이들을 무찌른다는 내용인데 가끔 꿈 속에 나타나는 모양입니다. 밤에 자다가 놀라 울며 일어날 때마다 물어보면 외계인이 나타나서 무서워서 깼다는 것인데 비디오를 못보게 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인어공주니 백설공주니 하는 그런 비디오는 좀처럼 보지 않으려고 하는데 성장과정에 어떤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는지요. 조언 바랍니다.

A. TV나 비디오는 아기에게 수동적이지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매체입니다.

그러나 TV의 전자파는 아기를 피로하게하고 시력의 발달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더구나 무절제하게 보여지는 폭력 장면들은 아기로 하여금 공격성이 늘어나고 폭력적이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3세의 아기가 비디오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비디오가 주는 자극은 아기의 호기심을 자극시킬 뿐 아니라 빠르게 돌아가는 비디오의 장면은 아기에게는 흥미로운 신세계입니다. 실제로 요즈음의 아이들이 어른보다도 똑똑한 것이 TV와 비디오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문제는 TV나 비디오를 보는 것이 아니라 TV와 비디오를 주로 보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3세의 아기는 자아가 발달하고 주위로부터 독립하려는 욕구도 크고 고집도 셉니다. 욕심도 많아 그런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좌절감 때문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머리칼을 뜯거나,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기도 합니다. TV를 주로 보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아기가 TV를 보지 말도록 억제를 하면 아기는 넘어져서 울고 떼를 쓰며 머리를 부딪히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TV를 주로 보는 환경이 되면 아기는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든지 어머니와 책을 읽는다든지 운동발달을 위한 신체놀이를 덜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TV는 아기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지능 발달이나 운동발달에 좋지않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우선 어머니께서 TV를 많이 보는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하시고 TV보는 시간도 차차 줄여서 2시간이내로 해야 합니다.

3세 전후의 아이들은 상상력이 왕성하고 환상에 빠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비교적 두려움을 많이 타는 시기입니다. 특히 어두움, 개, 소름끼치는 소음, TV에 나오는 괴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비교적 많은 시기입니다. 또 대소변 가리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화장실에 대한 두려움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특히 어두움에 대한 두려움은 TV에 나오는 공포스러운 장면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이들은 한밤중에 깨서 울기도 하고 혼자 자는 아이라면 일어나서 어머니 옆에서 자려고 하기도 합니다.

TV에 나오는 무서운 장면이나 상상의 괴물이 아이를 두렵게 하며 밤에는 눈에 익은 가구들과 사람들이 한밤중에 보이지 않는데서 자기 주위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잠을 자다가 우연히 어둠 속에서 잠을 깨거나, 동물들이 우는 소리, 창문이 덜컹덜컹 흔들리는 소리, 마루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 어두움 때문에 주위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당황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동물들을 좋아하다가도 밤에 강아지나 고양이가 우는 소리를 무서워하고 그 이후에는 낮에도 같이 생활하고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무서워하게 됩니다. 어머니들이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를 재미있게 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도깨비나 귀신, 지옥, 악마 또는 삼림 속에 사는 곰이나 호랑이에 관한 이야기를 무섭게 하여 아이를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은 이 나이에 정상적으로 있는 반응이므로 느긋한 마음으로 두려움이 없어 지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괴물이 정상적인 정신 세계의 한 부분으로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일 아이가 쉽게 놀라거나 대낮에도 괴물이 나타난다고 두려워하면 아이가 괴물이나 무서운 장면이 나오는 만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을 제한 시키고 재미있는 만화나 예술성이 있는 영화를 보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무서워하는 괴물이 있는 곳이나 옷장과 침대 밑을 조사하고,청소해 줍니다. 그 괴물이 아무리 얼토당토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이가 창조한 괴물과 아이를 비웃지 말고, 두려움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인식시키려고 “바보 같은 녀석” 같은 말을 쓰지 마십시오.

TV를 보는 아이에게 잠자러 가는 것을 협박하거나 처벌로 내리지 마십시오. 아이가 떼를 쓸 때마다 내일 몇 시에 함께 보기로 약속한 후 꼭 그 약속을 지켜 나가십시오. TV 앞에 앉을 때는 반드시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TV는 뒷전이 되고 말타기, 블록쌓기, 자동차 놀이 등 다른 놀이에 열중하게 합니다.

아기가 떼를 쓰는 것은 그 나이에 일어나는 정상적인 행동발달이므로 일관성 있게 해서 안되는 것은 하지 못하게 하고 버릇을 가르칠 때에는 어머니가 아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 시켜주는 표현을 해주면서 해주어야 합니다.

외계인이 나오는 만화만 보고 인어공주나 백설공주를 보지 않는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내용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도 곧 오기 때문입니다. 외계인에 관심을 가질 때에는 아기가 이해할 때까지 외계인을 주로 보여주십시오. 그것이 지적능력에 도움 됩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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