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소심한 아이

[4세] 소심한 아이

집안에서는 발랄하게 노는데 한발 밖으로 나가면 낯을 가리거나, 친구 사이에 스무스하게 들어가지 못하는 아이가 일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형제의 수가 줄고 마음껏 놀 수 있는 공원이 적어지고, 밖에는 위험이 가득합니다. 방안에서 혼자 노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서 무리를 지어서 집단적인 놀이를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일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만의 세계에서 자라고 집단적인 놀이의 경험이 적은 아이는 아무래도 소심해지기 쉬운 것입니다.

거기다가 부모가 하는 일마다 하나하나 참견을 하면 자기를 있는 그대로 내보일 수 있는 행동력이 좀처럼 몸에 배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나 온순하기 때문에 수영클럽이나 체조교실에 보내서 사회성을 몸에 익히려고 하는 부모도 있는 모양이지만, 무리하게 집단에 길들이려고 하면 더욱 더 껍질 속으로 틀어박혀 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소심한 아이는 무슨 일에 대해서도 착실하고 진지하게 임합니다. 과제가 주어지면 어떻게 하든 지시 받은대로 해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더욱 긴장이 높아지고, 집단의 즐거움을 체험하기 전에 집단에 대해서 필요 이상의 긴장감, 불안감을 갖기 됩니다.

조급해서 억지로 과외공부에 끌어보내기 전에, 먼저 아이의 자발성, 자주성을 기르도록 해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못써’, ‘이렇게 하면 안되잖아’라는 말로 아이가 이제부터 하려고 생각하는 것을 앞질러서 참견하거나 도와주거나 하는 어머니 아래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발성, 자주성을 뺏기고 마는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한테 맡깁니다. 아이의 힘을 믿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소심한 아이라도 매사에 적극적으로 맞대들고 호기심에 불타 있는 아이는, 그러다가 친구도 생기고 조금씩 친구들 사이에 끼어 들게 되는 것입니다.

친구사이에 끼어 들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아이, 언제나 혼자서 쓸쓸한 듯한 아이에게는 먼저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함께 밖에 나가서 친구의 어머니들과 어울리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피크닉을 가는 등의 즐거운 접촉을 쌓아 가는 동안에, 저절로 친구에 대한 친근감이 싹트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지 무리는 금물입니다. 안심할 수 있는 접촉을 통해서 날마다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아이의 소심한 성격은 저절로 고쳐질 것입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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