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우애있는 형제 만들기

[4세] 우애있는 형제 만들기

3∼4세 정도가 되면 동생이 생기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이때 동생이 생기는 일이 무척 기쁜 일임을 아이가 인식하도록 동생이 있으면 좋은 이유를 들려주면서 동생을 기다리는 일에 아이도 같이 동참시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아이는 이제 부모가 자신에게는 관심이 없고 자신 혼자로는 만족을 못해 새로운 아이를 데려오려 한다고 인식해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동생을 미워하고 시기하는 마음을 갖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아기가 생겨서 태어나는 과정을 아이가 알아듣기 쉽도록 얘기해 주고 ‘너도 그렇게 태어났으며 네가 태어났을 때 엄마, 아빠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고 들려주어 부모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시켜 줍니다. 그리고 동생이 태어나면 아이에게도 동생을 빨리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동생이 태어나서 정말 좋겠다’는 식의 축하 인사를 해주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며 기저귀 심부름 등 작은 일을 시키면서 동생이 형이나 언니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아이에게 ‘네가 형이니까’ ‘형이 그러면 못써’ 등의 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는 때로 큰 아이도 아직 아기라는 사실을 잊고 지나친 인내와 너그러움을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손위라고는 하나 여전히 아이에 불과하므로 이런 얘기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형, 아우를 강조해서 순위에 맞는 자기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아이는 뭐든 동생 보다 자신이 빨리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될 뿐 아니라 부모의 기대치에 자신이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자신감 없어 하고 눈치를 보게 되며 심하면 좌절감이나 열등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이임을 강조하고 아기가 감기에 걸리는 등 사소한 변화가 일어나도 아이와 의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동생을 자기와 다른 특별한 존재가 아닌 자연스러운 가족구성원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대개 손아래보다는 손위의 형과 놀고 싶어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형의 경우에는 동생을 데리고 노는 것이 성가시게 느껴질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때에는 부모가 형을 잘 설득해 동생을 데리고 놀아주도록 부탁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네가 형이니까 동생을 잘 데리고 놀아야지’ 하는 식의 설득은 의무감만 주게 되어 부모가 보는 앞에서만 억지로 동생을 데리고 노는 시늉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형이 불편해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생과 어울릴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어주거나 놀이감을 주는 방법이 바람직하며 칭찬할 일이 있을 때는 두 아이를 동시에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형제끼리 싸움을 할 경우에는 일단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이 좋으나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야단 치지말고 싸우는 이유를 먼저 물어보아 잘잘못을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간혹 부모들은 아이들이 싸우면 이유는 들어볼 생각도 않고 ‘형이 창피하게 동생하고 싸워?’ 라든가 ‘왜 형한테 대들어?’ 라는 식의 비난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방식의 싸움중재에는 아이들이 제대로 수긍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사소한 일이라도 형과 비교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어디 형보다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는 식의 말에 아이는 형보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경쟁심을 갖게 되고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아이가 잘못을 했을 경우에도 형이나 누군가와 비교해서 야단 치지 말고 아이가 잘못한 것 자체만을 가지고 얘기해야 합니다. 형제가 힘을 합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블록 쌓기 등의 놀이감을 이용해 형제란 경쟁상대가 아니고 협동해야 할 사이임을 깨닫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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