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생후 15-17개월

[1-2세] 생후 15-17개월

생후 15개월
어른들과 같이 있기를 좋아합니다.

또래 아기들과 어울리는 것이 항상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아기는 차라리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어른들과 함께 있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아기들은 어른들의 시선에서 애정과 격려, 금지 등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이렇게 어른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메시지로 아기는 여러 가지 행동을 합니다. 때로는 동정을 일으키기도 하고 착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말썽을 부리기도 합니다.

꾀를 쓰기 시작합니다.

아기는 이제 좋은 행동을 하면 칭찬 받고 나쁜 행동을 하면 야단 맞는다는 것을 분명히 구별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쁜 행동을 했다고 해서 항상 야단을 맞을까요. 아닙니다. 아기는 이제 어머니를 흉내내서 웃기기만 하면 혼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머니가 화났을 때 아기도 덩달아 코를 벌름거리며 눈을 부라리면 어머니는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모방이라는 멋진 방법은 이제 이기에게 최고의 위기모면의 수단이 된 것입니다.

어머니의 몸짓이나 손짓을 따라 합니다.

아기가 혼자 어머니의 행동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어머니를 웃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머니와 함께 있었던 상황을 재현하여 그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입니다. 말 하자면 아기는 지금 어머니의 표현을 이해하고 외우고 있는 것입니다.

잠자리에 드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아기에게 어머니는 세상이 전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중요한 존재인데, 다른 사람들이 어머니를 빼앗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불안해집니다. 이 시기의 아기가 어머니 없이 혼자 자기방에 남겨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눈 앞에 보이지 않으면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기는 떼를 쓰며 잠자리에 들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머니 대신 아버지가 아기를 재우는 것도 좋습니다.

아기는 단어를 아낍니다.

아기는 단어 하나로도 문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에 만족합니다. 단어 하나가 주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어머니의 몫입니다. 예를 들어 ‘자장’은 침대 또는 자고 있는 강아지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기가 잠이 온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생후 13개월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기는 이제 말이나 행동으로 싫다는 표현을 합니다. 이런 태도를 취하면서 아기는 예전에 알지 못했던 자신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이 힘을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억지를 부리기도 합니다. 아기가 억지를 부릴 때도 당황해서는 안됩니다. 정말 싫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자율성을 표현하는 것일 뿐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금만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해 봅시다. 그러니까 ‘너 목욕하기 싫은 거구나’라고 단정 지어 말하지 말고 ‘지금 목욕하기 싫으니? 좋아. 그럼 조금 놀다가 나중에 하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아기의 의사를 들어주는 것과 동시에 목욕을 시킬 수도 있습니다.

아직 균형감각이 불완전합니다.

아기가 걷기는 하지만 아직은 다리 움직임에 흔들림이 있습니다. 몇 시간씩 걸은 후에야 균형감각이 생겨 제대로 걷는 모양새가 날 것입니다. 걷는 연습을 할 때는 ‘퐁당퐁당’ 같은 노래를 불러줍시다. 아기가 춤추거나 무릎에 뛰어오르게 하기 위해서 동요를 이용해야 할 때인 것입니다. 이렇게 아기를 흔들어주면 머리가 흔들리는데 그러면서 균형잡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아기는 흉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기는 이제 어머니만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모두 흉내내려고 합니다. 단순한 흉내가 아니라 핸드백이나 열쇠 등 실제 물건을 달라고 해서 직접 핸드백을 뒤져보거나 문을 열어보려고 합니다. 장난감을 주어도 장남감이 아기 역할을 맡게 하고 자신은 어른 역할을 맡고 노는 것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상징적 사고의 이차 단계에 이릅니다. 모자는 머리에 쓰는 것을 알지만, 자기가 필요하면 냄비나 장난감 인형의 목욕통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생후 17개월
손을 점점 더 잘 사용합니다.

아기는 걷는 것이 안정되어 균형을 잡기 위하여 손을 쓸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여유가 생긴 손은 이제 어머니, 아버지 흉내를 내느라 바빠집니다. 연필을 잡고 쉬운 그림도 그리게 됩니다. 물론 주어진 종이에만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냅니다.

아기는 이제 혼자 밥을 먹거나 옷을 벗을 수도 있고(특히 지퍼를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것은 아기가 아주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입니다),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세상이 모두 자기 것이 된 듯 합니다. 그러나 아직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간단한 일을 혼자 해낸다고 긴장을 풀면 안 됩니다. 이제 곧 아기는 뜻대로 되지 않는 물건들 때문에 신경질을 부릴 것입니다.

아직은 어머니의 명령에 순종합니다.

어머니의 권위가 무서워서 복종한다기 보다 어머니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입니다. 아기가 스스로 자기 턱받이를 갖고 오기도 합니다. 그러면 아기는 어머니가 기뻐한다는 사실을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즐거워하는 것이 자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아기는 자랑스러워 합니다. 이 시기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면 아기를 다루기가 더욱 수월해집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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