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놀이와 장난감

[1-2세] 놀이와 장난감

12개월에서 15개월 사이의 아이들은 지퍼를 내린다든지 크기가 큰 단추 등을 혼자서 채워보고 끌러 보게 한다든지 하는 경험을 하도록 해주어야 하고, 구두끈도 매어있는 것을 혼자 풀어보도록 하는 등의 자신의 힘으로 가능한 범위 내의 체험을 하도록 보살펴주어야 합니다. 상품화 되어 있는 놀이감도 있지만 일상생활 중의 어린이 용품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시간은 많이 걸릴 수 있고 옆에서 보기에 매우 답답할 수 있지만 아이에게 기회를 주는 만큼, 혹은 인내심 있게 기다려 주는 만큼 아이의 자신감과 안정감이 자라날 것이고 똑똑한 아이가 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긴 구두끈과 실패모양으로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구슬 꿰기 놀이감을 주면, 아이는 퍽 어렵지만 끈을 구멍에 맞춰넣어 길게 끼워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어휘도 많지 못하고 말도 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아름다운 색채로 큼직큼직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보여주며 또박또박 읽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이 화려한 어른들의 잡지를 보여주면서 사물들을 이야기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유리구슬을 주어서 컵에도 담게 해보고 경사진 곳에 굴려보게 하는 것도 좋은데, 아이들은 아직도 구슬 같은 것을 입에 집어넣으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어머니가 꼭 옆에 있을 때에만 갖고 놀도록 지도해줍니다.

어머니들이 놀이감을 주는 것과 똑같이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하는 것입니다. 슈퍼 마켓, 백화점, 시장 등을 함께 가서 아이가 비록 이해를 못한다고 해도 여러 가지 물건들에 대해 이름을 가르쳐주면 그것이 산 교육이요 좋은 놀이가 되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때로는 귀찮게 여겨지지만, 나들이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울 기회를 갖게 됩니다.

15개월-20개월의 아이들은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신체적 발달을 돕는 놀이감 등을 주면서 지적, 정서적 발달도 돕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이 아이들을 보면 신체적 발달과 지적 발달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작은 트럭, 자동차, 끌고 다닐 수 있는 토끼차, 마차 등을 주도록 하고, 큰 봉제완구 뿐만 아니라 작은 형태로 만든 인형 등도 좋은 놀이감이 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물은 좋은 놀이감입니다. 여러 모양의 플라스틱 그릇들과 함께 물을 주어 물놀이를 허용하면 아이들은 무척 기뻐하는데, 비록 옷을 버린다 하더라도 꼭 필요한 놀이이므로 이따금 물놀이를 할 수 있게 해주어야겠습니다.

20개월 이후에는 아직까지 주지 않았던 많은 종류의 놀이감을 마련해 줄 수 있는 나이입니다. 지적으로 많이 성숙하여 있기 때문에 자기 나름대로 부모의 도움 없이도 재미있게 놀 수 있으며, 같은 또래끼리 모여서 놀 때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21개월에 들어서면서 아이들은 비록 끄적거리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단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크레파스와 그림 종이를 마련해주면 좋습니다. 이 시기부터 끝이 뭉툭한 가위를 주어서 종이를 오려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그림 맞추기를 줌으로써 지적발달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특히 머리를 써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놀이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린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직접 타고 끌고 밀고 물건을 실을 수 있는 소꿉놀이 인형집, 가구 모양의 놀잇감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아이의 놀이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세밀한 배려로써 다양하게 마련해 주면 아이들의 성장에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아이에게 상품화된 놀이감이나 사서 주는 것만으로 부모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아이의 환경 구성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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