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그림과 그림책

[1-2세] 그림과 그림책

그림

아이들은 마음속을 낙서처럼 나름대로 표현합니다.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크레파스를 확실히 집게 되면 아이는 그림 그리기를 시작합니다. 마구 갈겨 쓰는 것 같은 이 시기의 그림을 난필이라고 합니다. 1세아는 직선이나 원은 그리지 못합니다. 어떤 형태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 속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색깔은 빨강과 노랑을 좋아합니다.

그림책

이 시기가 되면 책이 아이의 놀이도구 가운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 나이의 아이에게 있어, 아직 책이란 시작과 끝을 가진 내용이 있는 이야기로서의 의미는 없습니다. 단지 책이란 물건이나 사람의 그림이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단어가 쓰여있는 물체일 뿐입니다. 즉 책이란 유아기 때 하던 ‘이름 붙이기 놀이’를 인쇄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면, 이 나이의 아기에게는 장난감 목록집이나 우표 혹은 광고 선전물 등도 모두 ‘책’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책이나 잡지 혹은 광고물에서 나오는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그 이름을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그림을 가리키면서 말해주다가 아이가 더 자라면 ‘소방관을 찾아내고, 농부를 찾아내고, 경운기를 찾아낼 수 있게’ 됩니다. 그보다 더 나이든 아이는 부모가 그림을 가리키면 그 그림이 나타내는 물건이나 사람의 이름을 말할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 이 나이가 되면, 아이들은 아주 조금이나마 음율이 있는 시를 듣는 것을 즐기게 됩니다. 아이에게 큰소리로 시를 읽어주게 되면, 그 아이의 언어능력 발달을 촉진시켜주고 또 장차 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키울 수도 있습니다.

또 이 걸음마 단계의 아이에게는, 잠들기 전 책을 읽어주는 일 등과 같은 규칙적인 습관을 붙여주기에도 좋은 나이입니다. 어머니는 낮 동안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잠들기 전 이야기책을 읽어주는 등의 일은 아버지가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가 여럿 있는 경우에는 그 아이들에게 한꺼번에 책을 읽어주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하면 일반적으로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따로따로 책을 읽어줄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형제자매가 없어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독차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욕구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마다 각각 책을 읽어주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아빠를 독차지하고 싶다는 아이의 소망을 최소한 한 순간 동안만이라도 충족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든 아이들에게 한꺼번에 책을 읽어주려 한다면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아이들이 여기 없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말다툼을 하고 싸우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물에 이름을 붙이기 놀이를 하는 데는 책을 읽어주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가 있습니다. 사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면서 그 이름을 말해주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놀이를 통해 아이의 언어발달에 큰 도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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