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사회성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

[3세] 사회성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

어머니에게 있어서 3세는 재주 있게 아이를 떼어가는 첫걸음

3세 아이는 2세 아이까지처럼 무슨 일에 있어서나 일체가 보호되고 있는 환경에서 수평관계의 세계로 이행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밖으로 향해서 행동을 시작했을 때 덮어놓고 금지하고 제한하거나 꾸짖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한발 집 밖으로 나가면 교통사고를 비롯해서 위험이 가득하다는 것은 잘 알고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잔소리를 하겠지만 아이가 밖으로 향해서 움직이려고 하는 것은 독립심이 싹트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령, 아이가 이웃집을 찾아서 돌아다니는 것도 이 시기입니다. 그러면 어느 집에서나 대환영, 반갑게 맞아주기 때문에 아이는 더욱 그 집이 좋아져서 눌러 앉아 버리는 일도 있는 것입니다. 이 때 많은 어머니들은 아이를 밖에 못 나가게 호되게 꾸짖거나 금지하거나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꾸짖는다거나 금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부모가 보다 이웃과의 연대를 깊게 하고 교제를 넓혀가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는 집 안에 가두어 두고 키우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존재로서 사회 속에서 키운다는 것도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3세의 밖을 좋아하고 남의 집에 가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야말로 일과성의 것이니까 핏대를 세우고 말리거나 할 문제가 아닙니다. 어머니는 적극적으로 아이가 찾아가는 집과 교류해서 아이의 사회성을 뻗어주는 좋은 기회로 삼는 것이 아이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어머니는 아이를 집 안에 가두어 주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원지로 데려가서 놀게 하려고 합니다. 이웃 어머니도 같은 또래의 아이를 데리고 유원지에 놀러 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회에 어머니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를 유원지에 데려가서 다른 아이들과 놀 수만 있다면 된다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끼리 놀았으니까 하고 안심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유원지에 놀고있던 어머니들끼리 사이가 좋아져서, 아이들 놀이에 끼어 들어서 여럿이서 그 놀이를 다이나믹하게 해가는 것입니다. 아이와 어머니가 그 속에서 노는 즐거움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저 놀이터에 데려가기만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아이가 즐거움을 서로 공감하는 자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재미있었다”, “즐거웠다.”, “기뻤다.”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 놀이를 끝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뒷맛이 좋은 결과가 다음 놀이에의 의욕을 북돋아 주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함께 놀아주고 더구나 함께 즐거운 마음이 되었다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서로 공감한다는 것은 이런 유원지에서 만의 일은 아닙니다. 꽃을 보고 감동한다던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어머니와 아이가 손을 마주 잡고 그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등 일상 생활 속에서 서로 느끼는 것을 넉넉히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느낀 것을 서로 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입니다. 현재 부모들의 대부분은 “신선한 감동”을 잃어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동시에 서로 전하는 것도 서툴어진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아이의 분리가 잘 되고 있으면 아이의 사회성은 부드럽게 넓혀져 갑니다.

모자가 떨어지는 것이 어려워진 예가 많이 있습니다. 발달에 있어서는 “9세에는 부모를 떠나고 14세는 남“ 이라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 시기에 있어서 부모에게서 떨어지기, 아이 떼어놓기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의 어머니를 보고 있으면 아무래도 그 발전 단계에서는 아이쪽이 이미 부모를 떠나있는데 어머니쪽에 아이를 떼어놓지 못하고 언제까지나 간섭을 하고 과보호를 하고 묶어 두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아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등교 거부도, 의욕이 없는 것도, 사회적인 부적응도 대부분은 모자 분리가 부드럽게 안된 과거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밖으로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3세부터는 아이를 떼어내기를 잘하는 어머니가 되도록 연구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구를 찾고, 자진해서 함께 놀 수 있도록 좋은 장면을 만들어주거나 도와주어야 합니다.

3세 아이는 이제까지 없이 침착성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독립심이 강해지고 자진해서 환경에 관련을 찾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또 노는 법도 2세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면을 보이게 됩니다. 2세까지의 놀이는 물건을 만지작거리거나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자기가 장난감이나 나무 쌓기 같은 것으로 놀고있는 곁에서 다른 아이가 있어도 그 아이와 어울려서 노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같은 장소에 몇 사람이 있어도 그 아이들끼리 뭔가 공통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함께 있을 뿐 따로따로 저마다 노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러나 3세가 되면 언어의 발달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말에 의해서 자기 이미지를 그리거나 전하거나 하게 되는 것입니다. 2세까지는 직접적으로 물건과 상관해서 노는 것이 중심이었으나 3세는 "상상"의 놀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재현"놀이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즉 "흉내"를 낼 수 있고 "견주어"서 놀 수가 있고 그런 "셈"을 치고 놀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소꿉장난 같은 놀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2세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온다는 것이고 그것은 어른의 세계로 이어져오는 것입니다. 이런 놀이는 서로의 역할을 가지게 되고 구조적인 놀이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밥그릇이나 대접이나 접시로 가정하고 식사를 하는 장면이 "재현"됩니다. 아빠, 어머니, 애기가 된 셈이 되어서 일상생활의 모양을 흉내내면서 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의 만화영화의 주인공이 된 셈으로 활약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가면을 쓰거나 보자기를 어깨에 걸치거나 해서 주인공의 흉내를 재현합니다. 이런 놀이의 시작이 3세 아이부터인 것입니다. 그리고 4세, 5세로 다시 발전해가는 싹이 3세 때에 되는 것입니다.

3세 아이는 이렇게 해서 친구와 함께 노는 즐거움을 실감하면서 친구와의 놀이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싸움이나 트러블이 그칠 새가 없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입니다. 어린아이는 친구들과 부딪쳐서 자기 뜻대로 놀이가 전개되지 않으면 그 자리를 떠나서 어머니 품에 뛰어 들어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품 안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 나서 다시 놀러 나가는 일을 되풀이 합니다. 어머니는 아이한테는 마음의 기지이고 문자 그대로 토양인 것입니다.

친구와의 관련을 넓히거나 놀이를 발전시키거나 하는 힘은 어머니의 무릎이나 가슴의 따뜻함에 의한 것입니다. 아무리 입으로 "친구하고 놀아라" "모두 함께 있는 데로 가거라"라고 말해도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는 더욱더 어머니한테서 떨어지지 못하게 되고 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어머니에게서 안정을 얻으려고 하는데, 어머니는 그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어머니 품에서 충족되면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것인데 안정도 충족도 안되면 언제까지나 그것을 찾기 위해서 어머니 곁을 떨어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친구를 찾아서 자진해서 함께 놀도록 하기 위한 첫째는 어머니 곁을 안심하고 떨어져 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충분히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이가 찾는 것을 충족하게 해주는 것 입니다. 둘째는 친구와의 놀이가 즐겁고 재미있고, 더 놀고 싶다는 마음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3세 아이는 아직 자기 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에 모두가 제멋대로 움직이고 노는 것이 중단되거나 멈추지를 못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놀이 그 자체가 싫어지게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아이들 사이에 끼어 들어서 아이와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와주면서 놀이가 중단되거나 소멸되거나 하지 않도록 놀이를 즐겁게 시키도록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그때 어머니가 조심해야 할 것은 자기도 함께 노는 것이 즐겁다는 마음을 갖고 노는 것입니다. 자기자신 속에 진정한 즐거움을 갖고 그것이 아이들한테도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 그리고 노는 장면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놀고 싶은 마음이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모아 가는가. 어떻게 만들어가는가, 어떻게 전개시켜 가는지 앞을 내다 볼 줄은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하는 속에서도 도와주는 힘이 있으면 놀이는 즐겁게 진행되는 수가 많은 것입니다. 어머니는 이것저것 잔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또 어머니의 이미지나 좋아하는 것을 더 맡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중심으로 해서 무리가 없이 자연스럽게 놀이가 전개되도록 장면을 만들어주거나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3세 때에 친구와의 놀이가 즐거운 것이었다는 경험이 있는 아이는 4세, 5세가 되었을 때, 눈부시게 사회성의 발달이 나오는 것입니다.

ⓒ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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