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아이의 정서

[4세] 아이의 정서

이 시기의 아이는 어른이 갖는 정서의 대부분을 갖게 됩니다. 그 만큼 정서나 감정이 민감해집니다. 아이는 그런 마음의 눈으로 부모를 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또 이 시기는 부모에게 위대한 힘을 느끼고 부모의 권위를 알게 되는 때인 것입니다. 어떤 일이라도 해주는 힘센 아버지, 매일 일하러 나가서 가족 모두를 보살펴 주는 위대한 아버지, 어떤 때라도 가족을 지켜주는 따뜻한 아버지 등 아이는 아버지를 굉장히 큰 존재라고 보고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날마다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주는 어머니, 언제나 모든 일에 마음을 써서 무엇이든 해주는 자상한 어머니, 병이 났을 때는 제일 걱정하고 간호해주는 따뜻한 어머니, 집 안의 중심으로서 가족 전체에 마음을 쓰는 어머니에게 마술사 같은 경외심을 갖는 것이 이 시기의 아이인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동일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치원이나 보육원의 친구끼리는 아버지나 어머니의 자랑을 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서로가 지기 싫어서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나 친척집의 일을 포함해서 가엾을 만큼 대항하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부모의 표정이나 태도에까지 어떤 종류의 동경심을 갖습니다. ‘이랬으면’ 하고 느끼는 것입니다. 부모를 흉내내는 일이 가장 많은 것이 이 시기이고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기 쉬운 것도 이 시기입니다. 이와 같이 부모에 대해서 일체감을 가진 것을 ‘동일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동일시가 강한 아이일수록 부모의 모든 것을 흉내내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라거나 ‘어린이는 말하는 것처럼 자라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처럼 해서 자란다’라고 말이 맞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시기의 어린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로써 눈에 보이는 듯한 모양으로 좋은 아버지, 어머니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 시기부터 7세쯤 까지의 어린이에게는 추상적인 모양으로 사랑을 나타내기보다는 말과 행동을 모은 형태로 나타내는 것이 알기 쉬운 것입니다. ‘아빠는 엄마를 제일 좋아하니까 꽃을 사다 주는 거야.’라든지 아이에게 ‘엄마는 네가 귀엽고 제일 좋아하니까 네 생일날에는 좋아하는 것을 많이 만들어줄게.’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어제 밤에는 잠을 못자고 간호한 거야. 빨리 낳아야 돼.’와 같이 따뜻하게 느껴질 만큼 부모의 애정을 말로 나타내는 편이 알기 쉬운 것입니다. 부부 사이에도 사이좋게 서로 사랑을 하고 있어서, 이런 멋진 사람은 없고 이렇게 서로 사랑하고 있는 가족은 훌륭하다는 것을 입에 담고 행동으로 나타내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말 그런 거라고 확인하고 그것을 오래 잊지 않고 있게 될 것입니다. 다만 이런 모양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7 세 정도까지입니다. 이른바 깽 에이지라고 말하는 사회화가 진전되는 9세 이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됩니다. 그리고 사춘기에 들어간 아이에게는 반대로 자연스런 흐름 속에서 사랑을 나타내도록 하지 않으면 오히려 반발을 살 수도 있습니다.

ⓒ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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