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 부모의 정서적 반응

[미숙아] 부모의 정서적 반응

미숙아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큰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 일입니다. 사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아기를 입원시키는 부모님들은 정서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처한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감정의 혼동을 겪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떻게 도움을 얻을 수 있나요?

의사 선생님들이나 간호사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 병원에 계십니다. 또한 병원에 목사님이나 환자 가족들을 돌보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현실은 이런 준비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미숙아 부모님들의 공통된 느낌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기가 미숙아가 된 것은 내 책임이기 때문에 죄의식을 느낍니다.

이것은 많은 미숙아 부모님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며 생각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임신 중에 정상적인 임신 지속을 위해 산모가 많은 노력을 했어도 이런 죄의식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미숙아로 태어나게 된 정확한 원인을 담당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듣는 것이 중요하며 (모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만) 그 원인 중의 많은 부분은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들입니다. 그럼으로써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할 자신이 없어요.

미숙아가 태어났을 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기가 사망할까 두려워합니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그들은 아기가 잘못될 경우를 미리 생각하고 그 때 받게 될 슬픔과 충격을 미리 준비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아기 이름을 짓지 않고 미루는 것도 그런 행동 중의 하나입니다. 즉 그런 두려움은 아기에게 애정을 가지는 것을 주저하게 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부모님들이 미숙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부족한 것 같다라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기가 건강을 되찾으면 거의 모든 분들이 애정을 아기에게 갖게 되고, 사랑의 관계가 회복이 됩니다. 이런 과정은 자연스런 것이므로 죄의식을 가질 필요도, 걱정을 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만일 심각하다고 생각이 되시면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 보십시오.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파요.

미숙아를 갖게 되는 것은 많은 것을 잃게 합니다. 건강한 아이에 대한 기대도, 기쁨도 잃게 되고 많은 걱정이 생깁니다. 따라서 마음이 아픈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에는 여러 가지를 기대하게 됩니다. 아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성격은 어떨까. 그리고 대부분 건강한 아기가 태어날 것을 생각합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모든 기대들을 잃게 되며 아기의 건강에 대한 염려만으로 생각이 가득하게 됩니다.

마음이 아픈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시고 정신적, 정서적인 도움을 받으십시오.

아기가 제 부모를 모르면 어쩌죠?

이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비교적 많지만, 대부분 아기들은 이미 부모를 압니다. 아기들이 인큐베이터에 있는 동안에도 엄마의 목소리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목소리를 구분해서 안다고 합니다. 실험에 따르면 엄마가 옆에 있을 때 혈액의 산소 농도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의료진이 시행하는 각종 검사나 치료는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기들은 엄마의 목소리가 들릴 때에는 고통이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아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을 때에는 동시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기에게 말하십시오. 엄마의 목소리는 아기에게 편안함을 주고, 퇴원해서 아기를 집으로 데려갈 때 도움이 됩니다.

아기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오래 있으면 정서적인 지장이 있지 않을까요?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는 기간과 정서적 발달에 별다른 연관이 없다고 합니다. 미숙아들도 정상아들처럼 정서적으로 정상적으로 성장합니다.

의료진들에게 무얼 물어보기가 두려워요.

아기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으면 아기의 부모님들은 답답해 집니다. 의료진들은 자신들만이 아는 용어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옆에서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고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아기의 현재의 상태, 그리고 문제점들을 부모님들이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의료진들은 업무량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설명을 요구하지 않으면 지나치기가 쉽습니다.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번거롭더라도 의료진들에게 아기의 현재 상태에 대해 계속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하면 너무 무식한 질문인가?" 하는 의문도 전혀 가지지 마십시오. 무식한 질문이란 없습니다. 아기의 상태에 대해 알게 되면 많은 걱정을 더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린 부부지간에 아기에 대해 별 얘기를 안해요.

미숙아가 태어난 초기에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슬픔을 위로하고, 현실에 닥친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해 나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조는 시간이 흐르면서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대부분의 엄마들은 건강한 아기를 낳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과 이에 따른 슬픔을 대다수 아빠들보다 훨씬 오래 겪습니다. 남편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이런 아내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신 남편들은 아내의 건강이 걱정이 되기 때문에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아내를 보호하려고 하는 경향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부 모두 감정의 기복을 겪을 수 있고, 이것은 때로 분노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아기의 건강에 대해 어찌할 수 없음에 대한 좌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 부모가 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처한 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 그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우리 아기가 잘 자라는데도 걱정이 됩니다.

아기가 혹시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부모님의 생각처럼 그렇게 빨리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기가 퇴원해서 집으로 온 후에도 많은 경우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미숙아를 가진 부모님이 가지는 스트레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어떤 때는 그런 공포가 지속되어서 "내가 정상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이 걱정은 결국에는 없어집니다. 너무 걱정을 마시고, 느긋하게 생각하십시오.

내 두려움과 걱정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요? 이러다 미치면 어쩌죠?

대부분의 미숙아를 가진 부모님들은 두려움과 걱정을 가지고,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반응과 미친 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특히 상태가 나쁜 아기들의 부모님들은 더욱 심할 수 있습니다. 보통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병원에서 안 좋은 소식이 전해오는 전화일까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습니다.
  • 병원에 갈 때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봐 두려워요.
  • 아기를 보러 갈 때 인큐베이터 안에 없을까봐 두려워요.
  • 너무 힘들어서 어떤 때는 차라리 아기가 잘못되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어요. 이런 생각이 드는 저는 모진 엄마겠지요.
  •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대부분 부모님들은 이런 생각들에 대해 얘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반응들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전 제 아기들을 돌보는 병원 사람들에 대해 화가 나요.

이 분노의 원인은 가슴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좌절 등으로 인한 것입니다. 미숙아의 부모님들은 좌절감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은 곧잘 분노로 표현됩니다.

그런데, 의료진들에게 이런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기에 대한 관심은 표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이전에는 아기들만 돌보는 치료원칙에서 아기 뿐 아니라 가족 전체를 돌보는 가족 중심의 치료원칙으로 그 개념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미숙아의 부모님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의료진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실 필요가 있고, 의료진은 그런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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