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성교육 - 제 1단계

[성] 성교육 - 제 1단계

아이를 안아주고 볼을 비비고 씻겨 줍니다. 영아기 때 부모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는 이미 성교육의 첫걸음을 떼었다고 봐야 합니다. 기본적인 신뢰감과 소중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인식이 성에 대한 바른 이해를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갓난아기 때 아이와의 피부접촉은 가장 확실한 애정 전달법입니다. 갓난아이가 울 때 안아주면 대개 울음을 그칩니다. 아이가 사랑스러우면 자신도 모르게 한 번 안아주거나 볼을 비벼주고 싶습니다.

자다가 소스라치게 우는 아이 등을 다독거려 주면 이내 포근하게 잠이 들고 맙니다. 이것은 피부에 닿는 손길을 통해 어른의 사랑이 전달되어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까닭입니다. 생후 6개월쯤 되면 대개 엄마를 알아보기 시작하고 혼자 앉아 물건을 집어 손가락으로 만져 보는 감촉을 즐기게 됩니다. 이 시기에 아이와 엄마의 개인적인 접촉이 이루어져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피부접촉은 안아주고 비비는 것 외에도 씻겨주고 기저귀를 갈아 주며 안고 젖 먹이는 동안에 이루어 집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바로 안아서 젖 먹이는 동작입니다.

피부접촉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대물애착증세 입니다. 포대기나 담요, 수건, 인형 등 한가지 물건에 심한 애착을 보여 잠들 때나 허전할 때 그 물건을 잡고 있어야 합니다.

우유보다는 젖의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엄마에게 꼭 안겨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어가며 한쪽 손은 다른 젖을 만지고 다른 쪽 젖을 만족스럽게 빠는 아이는 이 세상 어느것도 부럽지 않는 표정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전통적인 육아 방법이 아이의 정서 안정은 물론이고 성교육의 첫 걸음까지 해결해 주는 완벽한 육아법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영아기 때는 오관(五官)가운데 촉각이 가장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입술로 느끼는 촉각이 매우 예민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젖을 먹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웁니다. 이름난 정신분석 학자 프로이드도 영아기 때는 입술을 통해 기본 욕구를 충족 시킨다고 하여 이 시기를 구순기(口脣期)라 명명했습니다. 이 시기의 식욕이란 단순히 "먹고 싶다, 배고프다" 가 아니고 엄마에게 포근히 안겨 젖꼭지를 물고 싶은 감각적인 동기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규칙적인 수유방법이 불합리한 점들이 드러나 아이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젖이나 우유를 먹이고 돌봐주는 우리의 전통 육아법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젖을 물리면서 엄마의 사랑과 마음을 전해준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 ykim@bcm.tm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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