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음주

임신 중 음주

임신 중인데, 술을 마셔도 될까요?

설마 임신 중인데도 술을 마시는 예비 엄마 분들은 없으시겠죠? 엄마로서 이런 무책임한 행동은 매우 위험합니다. 산모에게도 해롭지만, 뱃 속의 아기에게도 아주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아기가 출생한 후에도 가족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 시대의 문헌이나 성경에도 산모는 아기를 출산하기 전에 술을 마시지 말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와인 같은 약한 술도 아기에게는 해롭다는 것을 옛 사람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알코올은 태반을 쉽게 통과합니다. 따라서 술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올라갑니다. 알코올이 임산부의 간에서 대사되기 전에 이미 혈액을 타고 태반을 통과하여 바로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태아는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에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매우 취약하며, 알코올 자체가 태아에게 직접적으로 해롭습니다.

임신 중에 술을 마신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유산의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 조산하거나 사산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기가 너무 일찍 나와서(미숙아)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 합니다. 또한 생명이 끊긴 상태로 출산할 수 있습니다.
  • 남들보다 더 작은 아기를 출산합니다.
  • 아기에게 기형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형은 얼굴, 심장, 뼈, 사지, 관절 등 모든 부위에 생길 수 있습니다. 매우 작은 눈과 주저앉은 들창코에 인중이 밋밋하고 윗 입술이 매우 얇은 얼굴을 한 아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 저능아가 나오거나, 정신지체아를 출산할 수 있습니다.
  • 정상아로 출생하더라도 발육과 발달이 다른 아이들보다 늦습니다.
  •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 같은 행동장애를 보이기 쉽습니다.

그밖에 아기에게 다음과 같은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출생 체중이 작은 아기는 성장속도도 느려서 성인이 되어서도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가 됩니다.
  • 갈비뼈나 흉골의 기형
  • 척추 측만증이나 발달성 고관절 탈구
  • 손, 발의 기형
  • 소두증
  • 사시, 근시, 각막혼탁
  • 턱의 기형, 부정교합
  • 선천성 심장병
  • 성기, 신장 및 방광의 기형
  • 뇌의 선천적인 기능 장애 및 정신지체
  • 학습장애, 기억력 장애
  • 태어난 아기가 매우 예민한 성격을 갖습니다.
  • 학동기에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D)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 청력 장애, 귀의 기형

이러한 술을 마시는 산모에게서 출생한 아기들에게 나타나는 문제 들을 통상적으로 하나로 묶어서 ‘태아 알코올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술을 마시는 양과 기간, 임신 중의 어느 시기에 음주를 했는지에 따라서 나타나는 장애는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1200명의 태아 알코올 증후군의 아기가 태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없습니다.

얼마 만큼 마셔야 아기에게 해로운가요?

태아에게 해로울 정도의 음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정해진 기준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모든 의학적인 지식은 실험이나 관찰에 의해서 증명되는 것인데, 임산부를 대상으로 음주 실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동물실험이나 알코올 중독자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을 관찰해 본 경험적인 예에서 유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물 실험에 따르면 모체의 음주량과 출생한 아기의 후유증은 비례하여 나타난다고 합니다. 즉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아기에게 문제가 생길 확률이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산모가 맥주 500cc 정도를 매일 마시는 경우, 태어난 아기는 향후 행동장애나 학습장애로 고생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또한 산모가 하루에 맥주 1000cc 정도를 마시는 경우 아기의 출생체중이 작고 몇가지 경미한 기형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소량의 음주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될 수 있으면 임신 전 기간 동안 음주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들도 임신되기 전에 미리 술을 멀리해야 합니다.

가끔씩 마시는 술도 위험합니까?

가끔 마시는 맥주나 와인은 물론,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도 그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비록 습관적인 음주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끔씩 술에 취할 정도로 폭음을 하는 것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아빠가 술꾼이면, 아기에게 별 영향은 없습니까?

글쎄요... 남성이 술을 많이 마시면 정자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는 없습니다. 그러나 임신을 계획 중인 부부라면, 아빠도 지나친 술을 피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아버지의 음주벽은 오히려 아기가 출생한 다음에 문제가 됩니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가 아동의 정서발달과 성장과정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습니다.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치료할 수는 없나요?

태아 알코올 증후군 아기의 선천성 기형이나 행동 장애를 어느 정도 교정할 수는 있겠지만, 완치할 수는 없습니다. 신체의 기형이나 장애를 교정해주고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시키는 것이 치료법이 전부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교육도 큰 문제입니다. 정신 지체 정도는 아니더라도 학습, 언어 능력이 떨어지거나 청력 장애가 있거나 과잉 행동을 보이며,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자녀를 교육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또한 아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평생 그 장애를 않고 살아야 합니다. 장애의 정도에 따라서 특수교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고통과 비용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돌아오는 것입니다. 장애아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이나 주변의 인식도 문제가 됩니다.

임신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아이의 장래와 가족을 위하는 길입니다. 만약 임산부가 술에 대한 충동을 스스로 억제할 수 없다고 느낀다면, 지체없이 병원이나 주위사람에게 알려서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AIMM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