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당뇨병

임신과 당뇨병

당뇨병을 가진 여성은 임신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건강한 여성도 새 생명을 잉태하는 첫 임신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있기 마련인데 당뇨병이 있는 여성이 걱정과 불안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당뇨병을 가진 여성도 임신 전부터 혈당조절을 완벽하게 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습니다.

임산부가 당뇨가 있으면 기형아 출산의 위험성이 높습니까?

당뇨병 여성은 건강한 여성에 비해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최근 산전관리 기술이 현저히 발전하면서 당뇨병 임산부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당뇨병 임산부의 기형아 출산 가능성은 정상 임산부에 비하면 높습니다.

정상 임산부의 기형아 출산 가능성은 2-3%이지만, 당뇨병 임산부에서는 2-23%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형아 발생률은 임신 초기에 임산부의 혈당 조절정도에 의해서 크게 좌우됩니다. 특히 임신 초기의 약 8주간은 태아의 주요 장기들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이 시기에는 자신의 임신여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혈당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신은 사전에 계획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임신 3-6개월 전부터 철저하게 혈당을 관리해 나가야 기형아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당뇨병이 있는 임산부의 혈당조절이 잘 안되면 태아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사산(태아 사망) 및 신생아 사망의 위험성이 커지고, 신생아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엄마의 고혈당의 영향으로 몸이 비대해지는 거대아가 되기 때문에 분만 도중에 산도를 빠져 나오기가 힘들게 되는 난산이 되기 때문에 분만 중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으며, 호흡곤란증, 저혈당증, 저칼슘혈증 등의 대사장애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어느 때보다도 임신 중의 혈당 조절은 중요합니다.

임신 기간 중의 혈당조절의 목표는 공복혈당이 60-90mg/dL, 식후 2시간 혈당이 120 mg/dL이하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임신 중에는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인슐린으로 혈당을 조절하게 됩니다. 하루 3-4회의 속효성 인슐린을 매 식전에 주사하고 필요에 따라 중간형 인슐린이나 지속형 인슐린을 하루 1-2회 사용하기도 합니다. 임신 중기 이후부터는 태반호르몬의 영향으로 인슐린의 작용이 방해 받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때는 인슐린 주사량을 늘려주어야 합니다. 운동요법과 식이요법도 필요합니다. 주치의와 상의하여 자신에게 맞는 운동요법과 식사요법을 하셔야 합니다.

임신을 하면 당뇨병이 더 악화됩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임신에 따르는 생리적인 변화에 의해서 혈당이 올라가고 임신 기간 중에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신 중에 태반에서 분비되는 태반호르몬이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인슐린 주사량을 더 늘리게 되는데 임신 말기에는 인슐린 요구량이 임신 전에 비하여 2-3배 정도로 증가합니다. 그리고 당뇨병성 망막증이나 신경병증이 임신 중에 더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출산 후에 다시 예전 상태로 회복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당뇨병이 임산부에게 미치는 영향은?

당뇨병으로 인하여 임신 중에 여러가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 임신성 고혈압질환(산모의 혈압이 올라가는 병으로 흔히 임신중독증이라고 하는 병)이 잘 생깁니다.
  • 염증이 잘 생기고 잘 낫지 않고, 거대아가 출산 되는 경우 산도에 손상을 받기 쉬우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되어 수술로 인한 합병증도 발생하게 됩니다.
  • 분만 후에 출혈이 잘 멈추지 않습니다.
  • 전체적으로 모성사망률이 증가합니다.

당뇨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된 경우에는 자주 병원을 다녀야 하고 의료비용도 많이 들며, 필요에 따라서는 입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여성으로서 집안 일에 대한 대비책도 미리 세워 놓아야 합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어떤 질병인가요?

앞에서는 원래 당뇨병이 있던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당뇨가 없던 여성이 임신을 한 후에 당뇨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래 임신 자체가 당뇨병을 유발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태반 호르몬들이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인슐린의 작용이 방해 받으면 췌장은 인슐린 분비량을 평상시보다 훨씬 더 늘려서 ‘질보다는 양’이라는 물량전술로 대처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이 크지 않은 일부 임산부는 물량전술을 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인슐린의 분비를 자신의 췌장의 최대 용량까지 늘려도 인슐린의 부족상태를 해결할 수 없게 되며,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보통 태반호르몬은 임신 24주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이시기가 임신성 당뇨병이 가장 많이 생기는 때입니다. 분만과 동시에 태반호르몬은 사라지기 때문에 임신성 당뇨병도 대부분 회복되지만 10-15%의 임신성 당뇨병 산모는 분만 후에도 당뇨가 회복되지 않게 되어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임신성 당뇨병이 생겼던 산모 중 약 50%에서 결국에는 나중에 제 2형 당뇨병이 생기게 된다고 합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모든 임산부의 약 3-5%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모든 임산부는 임신 24-28주에 임신성 당뇨병에 대한 선별 혈당 검사를 받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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