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발육 지연

태아 발육지연 (IUGR) 이란? (태어날 때부터 아기가 작다면?)

태아 발육지연이란 엄마 뱃 속에서 태아의 성장이 늦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태아발육지연을 의학 용어로는 IUGR(Intrauterine Growth Retardation)이라고 부르는데, 미숙아(premature baby)와는 틀린 개념입니다. 과거에는 저체중 신생아가 태어나면 미숙아(premature baby)인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만, 실제로 이런 아기들의 상당수가 정상적으로 만삭 분만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태아발육지연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부상된 것입니다. 즉 미숙아는 산달이 되기 전에 일찍 출산된 아기를 의미하지만, 태아 발육지연이란 같은 월령의 아기들과 비교하여 현저하게 아기가 작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면 같은 만삭의 아기인데 왜 출생 체중에 차이가 날까요?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출산할 때까지 자라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태아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gene), 태반의 기능, 그리고 산모의 건강상태가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즉 원래 태아가 가지고 있는 성장 잠재력(태아가 물려받은 유전자)을 최대한 발휘하여 성장하려면 태반의 기능과 산모의 건강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태반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산모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태아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물론 태아의 성장 잠재력이 작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태아 발육지연의 아기는 만삭으로 태어나지만, 다른 아기들보다 작습니다.

임신 37주 이후에 분만된 아기의 출생체중이 2500 g (2.5 kg) 미만인 경우에 태아 발육지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기의 체중이 같은 또래의 아기보다 적다는 것이지 지능이 떨어진다거나 반드시 어떤 기형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한 태아 발육지연을 보이는 아기들도 대부분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영상진단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출생 전에 아기의 크기를 미리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산전 초음파 검사를 할 때, 아기가 작은 것이 발견되는데 임신 6-8개월이 되면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아기가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면 아기가 엄마 뱃 속에서 정상적으로 커가는지를 모니터 할 수 있습니다.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보이는 태아의 머리 : 보통 머리의 크기, 복부 둘레, 그리고 대퇴골의 길이를 측정하여 태아의 현재 체중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왜 우리 아기는 다른 아기보다 작을까요?

아기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성장하는데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 산모의 흡연
• 임신 중의 음주
• 임산부의 영양 상태나 만성 소모성 질환
• 임신과 연관된 고혈압성 질환(임신중독증), 또는 산모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
• 임산부가 임신 중에 특정 감염 질환을 앓는 경우 (매독, 톡소플라즈마, 풍진, B형 간염, 헤르페스 감염)
• 태아의 염색체 이상 (예를 들면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이 있을 때)
• 임신 기간 중, 산모가 특별한 약물을 복용하였을 때 (쿠마딘 같은 항응고제, 딜란틴 같은 항간질약을 복용하는 경우, 코카인 같은 마약류 복용)
• 산모가 체질적으로 체격이 왜소할 때
• 해발 1500 m 이상의 고지대 거주자

이런 문제들을 살펴보면, 태반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서 태아의 정상적인 성장이 어려워지는 원인이 많으며, 또한 아기의 선천적인 질환이나 염색체 이상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태아 발육지연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낼 수 없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출생 체중이 작다는 것이 특별하게 문제되는 이유는?

출생 직후 아기의 건강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출생체중이기 때문입니다. 출생 체중이 적은 아기들은 출생 직후에 몇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체온 유지나 감염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어지는 등의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태아발육지연을 보이는 아기들은 주산기 사망율이 정상 체중아보다 6-10배 더 높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IUGR이 의심된다면 엄마의 자궁 안에 있을 때부터 아기의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자주 모니터해야 하며, 출산 과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임신 중에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 산모의 체중이 정상적으로 늘지 않는다. (만삭때 적어도 10 kg 정도 체중 증가가 있어야 합니다)
• 다른 산모에 비해서 별로 배가 부르지 않는다.
• 산모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다.
• 산모가 고혈압이나 다른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
• 임신 중인데도 금연, 금주하지 못하고 있다.

태아의 안전을 감시하려면 어떤 검사가 필요합니까?

자궁 안에 있는 아기의 상태를 평가하는데 주로 이용되는 검사는 초음파 검사와 비수축검사 입니다.

초음파 검사는 산전 진찰로 매우 유용한 검사법입니다. 아기의 크기를 알 수 있으며 3-4주 마다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아기가 잘 크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기의 내부 장기도 초음파로 볼 수 있으며, 양수의 양은 적당한지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비수축 검사는 태아의 심장 박동의 빠르기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건강한 태아라면 태아가 움직일 때 심장박동수가 증가합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태아의 건강을 평가하는데, 검사하는데 보통 20-30분 정도 걸립니다.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검사는 아니지만, 수축검사를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수축검사란 자국이 수축할 때 태아의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자궁수축제를 투여하여 잠시 동안 자궁을 수축시키면서 태아의 심장박동수를 측정하여 태아의 건강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면?

위의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의심된다면, 더 정밀한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만일 임산부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유도 분만으로 일찍 출산하도록 권할 수도 있습니다.

유도분만을 고려해야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IUGR과 관련된 사산(死産)의 대부분이 임신 36주 이후에 발생합니다. 즉 산모의 진통이 시작되기 전에 아기가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아기가 비록 덜 성숙했지만 엄마의 자궁 안이 안전한 장소가 아니라면, 일찍 출산을 유도할수도 있습니다.

태아 발육지연의 아기는 출산할 때 위험한가요?

대체적으로 정상 체중 아기보다는 위험합니다. 태반이 부실하기 때문에 임신 말기나 출산과정에서 아기가 질식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조기에 유도분만을 고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상 분만을 하더라도 분만 과정에서 아기의 안전을 모니터해야 하며, 출산이 늦어진다면 조기에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생 후에는 아기의 저체중도 문제가 됩니다. 만일 태어난 아기가 아주 작다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인큐베이터 치료, 산소 투여, 제대정맥을 통한 수액 공급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치료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의료기관에서 분만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저체중아 출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임신 중의 산모들은 적어도 아래의 다섯가지는 꼭 지키셔야 합니다.

• 만약 담배를 피우시는 산모들은 반드시 즉각 금연하셔야 합니다. 흡연은 태반의 혈액 순환을 방해합니다. 태반이란 아기에겐 신선한 피를 공급하는 생명줄입니다. 금연하기에 늦었다고 생각된다하더라도 반드시 끊으셔야 합니다. 아기는 출산 전 3개월 동안 체중이 거의 2배가 되기 때문입니다.
• 술을 마시는 산모들도 즉각 금주해야 합니다. 임신 중의 음주는 태아에게 매우 해로울 수 있습니다. 매일 단 한 잔의 술을 마셔도 아기의 체중을 적어집니다. 단 한차례의 과음이 아기의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임신 초기나 중기 그리고 말기에도 술은 금하셔야합니다.
• 불법적인 약물을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마약류를 복용하는 산모는 체중이 적은 아기를 출산합니다.
• 임신 기간 중에는 영양섭취에 유의해야 합니다. 양질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십시오. 임신 기간 동안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지 않는다면 체중이 작은 아기를 출산하게 됩니다.
  이런 사실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 있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중, 레닌그라드시는 독일군에 포위되어 산모들이 적절한 영양 섭취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 기간 중에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난 아기들의 출생 체중이 평균 약 500g 정도 작았다는 사실은 산모의 영양 섭취가 아기의 출생 체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 산전 진찰은 아기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정해진 스케쥴대로 산전 진찰을 꼭 받아야 합니다.

태아 발육지연의 아기가 성인이 되면?

대부분의 태아 발육지연을 보였던 아기들도 커가면서 정상적인 성장을 보입니다만, 약 1/3 정도는 어른이 되어서도 정상 신장을 회복하지 못하여, 결국 키가 평균보다 작게 됩니다. 출생 체중이 작을수록, 그리고 조산된 IUGR 아기일수록 성인이 되어서도 저신장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또한 지능이나 사고 같은 신경학적인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동기에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를 보이거나 성인이 되어서도 업무수행능력이나 학습능력이 남들보다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성을 최소화하려면, 엄마 뱃 속에 있을 때부터 태아를 철저하게 모니터하고, 출산 과정 중에 생길 수 있는 아기의 질식을 예방하며, 출생 직후에 생길 수 있는 아기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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