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음주

알코올이 비만과 관련되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우선 알코올이 중추신경의 포만중추를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포만 중추(satiety center)란 음식을 섭취하였을 때에 신체에 포만감을 주어 더 이상의 음식섭취를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는 뇌의 중추입니다. 그런데 알코올은 이런 중추의 기능을 마비시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므로 평소 자신의 양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음주 시 많은 안주를 먹는 문화를 가진 민족은 음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실 때 같이 섭취하는 열량 많은 안주가 문제가 됩니다.

음주와 비만에 관한 여러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결과는 여러 가지 혼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해석 및 적용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복부비만의 유병율을 높이고 체질량지수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는 많습니다. 알코올은 자체로 함유하는 열량이 높지만 이것이 다른 지방처럼 체내에 축적이 되어 체중을 올리는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즉 알코올 1g 당 7kg 의 열량이 함유되어있기는 하지만 저장되지 않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나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오히려 체중이 주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열을 발생시키며, 알코올에서 생성된 acetate에 의한 ATP 분해증가 등으로 체중은 감소하며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어 열량 발생없이 산화하는 신체내의 기전(MEOS: microsomal ethanol oxidizing system)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서 이런 기전이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이런 기전이 아닌 다른 기전(ADH: alcohol dehydrogenase pathway)으로 알코올이 분해되며 보통은 이것이 주된 경로가 됩니다.

비만과 관련하여 알코올의 영향에 대해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알코올은 축적되지 않는 열량을 함유하고 있다.
• 알코올을 많이 섭취한 사람에서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복부비만이 증가한 경우가 많다.
• 알코올을 섭취하면 포만감을 못 느껴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비만과 관련되어 음주 습관을 정한다면 가급적 적은 양의 술을 안주가 없는 형태로 천천히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하고 싶습니다.

ⓒAIMM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