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관리에 대한 오해

암 자체로 인한 통증뿐만 아니라 치료의 후유증으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해서 암환자들은 흔히 통증으로 괴로워하게 됩니다. 이에 더해 통증관리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통증을 방치하게 되면 그 통증은 더해집니다. 흔히 할 수 있는 통증관리에 대한 오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자꾸 아프다고 하면, 의료진이 귀찮아 할 것이다?

내 담당 주치의나 간호사는 당연히 내가 얼마나 아픈지 잘 아니까 알아서 해 줄 텐데 자꾸 아프다고 하는 것은 의료진을 귀찮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진료 시마다 아프다고 이야기 하면 “나쁜 환자” “투덜이” 꼬리표가 생기는 것은 아닐지 염려해서 얘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의료진은 내가 얼마나 아픈지 말하지 않아도 알까요? 아닙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암이라도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삶의 질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통증 관리의 중요성도 부각되었습니다. 따라서 망설이지 말고, 자신이 느끼는 통증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만큼이나 통증을 없애는 것도 중요합니다.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면 이로 인해 치료에 대한 의욕까지도 꺾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통제를 자꾸 먹으면 내성이 생기니 웬만하면 참아야 한다?

암 환자가 아니라도 평상시에 일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는 아프다고 쉽게 진통제를 먹었다가는 내성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통증을 참다 참다 도저히 아파서 힘들 때 겨우 진통제를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미 통증이 심해진 상태에서 진통제를 먹게 되면 쉽게 통증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 조절을 위해 예방적으로 진통제가 처방되었다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규칙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해서 혈중 진통제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성을 걱정해서 진통제를 먹지 않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통증 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통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진통제로 바꾸거나 보조 진통제나 다른 비약물적 치료를 통해서도 통증을 조절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통제를 먹으면 마약에 중독된다?

암 환자의 통증은 흔히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니 잘못하다가는 마약에까지 중독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암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마약성 진통제가 처방되는 것도 아니며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다고 하여 으레 마약 중독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진통제는 비마약성과 마약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통증의 정도에 따라서 약한 통증에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고 통증이 심해지면 마약성 진통제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통증이 심할 때에는 처음부터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오래 복용하면 신체적 의존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마약 중독(정신적 의존성)과는 다릅니다. 신체적 의존성은 약물 복용을 갑자기 중단하면 나타날 수 있으니 서서히 복용량을 줄여가는 것이 좋습니다. 중독은 통증과 관계없이 정신적으로 약물을 갈망하는 행동으로 스스로 조절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통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마약성 진통제의 정신적 의존성(중독) 발생은 현저하게 낮고, 오히려 면역기능은 증가됐다는 보고도 많습니다.

단, 의사의 지시 없이 임의로 진통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마음대로 증량해서는 안됩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르되, 진료 시에는 진통 효과 및 부작용 등에 대해서 정확이 이야기하여서 적절한 처방을 받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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