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를 제대로 알고 써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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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항생제 복용률은 OECD 국가의 평균보다 훨씬 높으며 아직도 감기에 항생제가 많이 처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항생제는 왜 써야 하며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페니실린 밖에 없었던 시절에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감염 질환에 대해 어떤 항생제를 처방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종류의 항생제들이 개발되어 있어, 각각의 약리학적 특성 및 항균범위, 작용기전, 내성양성, 약물 상호작용 등 항생제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새롭게 개발되는 항생제들을 과거의 습관대로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항생제의 오남용과 함께 약제 내성의 증가, 치료 실패의 증가,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증가 등 많은 부작용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항생제의 사용은 고도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분야로, 약제 하나하나의 선택에 신중을 기하여 사용해야 하며 잘못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항생제는 언제 사용해야 하나요?

항생제는 세균 감염증에 대한 치료제이므로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원칙입니다. 문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아닌 경우에도 많은 항생제가 오남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인 상기도 감염증, 특히 감기는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 사용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80% 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균감염이 의심되는 예로는 뇌수막염, 폐렴, 봉와직염, 급성 요로감염(신우신염), 방광염, 세균성 편도선염, 부비동염(축농증)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러 가지 항생제를 복합적으로 복용해야 하나요?

보통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는 가장 적절한 한 가지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습관적으로 2-3가지의 항생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항생제 병용이 환자에게 해를 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항생제 병용의 단점으로는 정상 상재균에 영향을 주어 중복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여러 항생제에 내성 발현과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비용의 증가, 심지어는 항생제끼리의 길항작용에 의해 항균 효과가 더 감소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균주에 의한 혼합감염(복강 내 감염, 골반 감염 등)이 의심되는 경우, 면역 저하 환자에서 중증 감염의 초기 치료인 경우에는 다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투여 방법과 용량은 무엇인가요?

항생제는 주사로 맞아야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구 복용이 가능한 환자에서는 굳이 정맥주사를 할 필요가 없으며 항생제를 체내 세균의 성장을 억제시킬 수 있는 최소 농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구로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 세균을 박멸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기간 동안 복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체내 항생제 농도를 치료 농도 이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 복용도 매우 중요합니다.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거나 필요 기간보다 일찍 항생제를 중단하게 되는 경우 치료가 마무리되지 않아 재발하거나 내성균의 발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권장 투여량과 기간을 지켜야 합니다.

항생제는 세균뿐만 아니라 인체 세포에도 해로울 수 있으며 과민반응, 위장, 간, 신독성 등의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필요 없이 자주, 장기간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 내성균의 출현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항생제 사용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