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해지는 질환, 쇼그렌 증후군
눈이 건조해 인공눈물을 넣고 있는 모습

입과 눈을 마르게 하는 질환, ‘쇼그렌 증후군’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쇼그렌 증후군은 우리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신체를 스스로 공격하여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입니다. 눈물샘, 침샘과 같은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드는 것이 특징이고, 구강 및 안구에 심한 건조증이 생기게 됩니다. 병의 이름은 이러한 증상을 발견하여 학계에 보고한 스웨덴 의사 헨리 쇼그렌(Henrry sjogren)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쇼그렌 증후군의 특징

쇼그렌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소, 호르몬, 세균, 자가면역항체 등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원인과 발생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주로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에서 잘 발생하며, 몸이 건조한 증상과 함께 통증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중년 여성이면서 원인 모를 입마름 증상과 안구건조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쇼그렌 증후군으로 생길 수 있는 증상 및 질환들

쇼그렌 증후군에 걸리면 눈과 입의 건조증과 함께 아래와 같은 증상 및 질환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손끝이나 발끝의 감각 둔화 및 저림
  • 당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의 내분비계 질환
  • 단백뇨, 신장결석 등 신장질환
  • 추운 곳에서 손이 하얗게 변하는 레이노 증상
  • 임파선암
쇼그렌 증후군 진단 방법

쇼그렌 증후군은 우리 몸에서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을 배제한 다음, 자가항체를 확인하는 혈액검사, 침샘조직검사, 눈물샘 분비 정도를 확인하는 안과검사, 침의 양을 측정하는 침샘스캔 등을 통해 진단이 가능합니다.

(1) 셔머검사(Schirmer test)
눈물샘에서의 눈물 분비를 측정하는 검사로 3cm 길이의 종이를 아래 눈꺼풀 밑에 걸쳐 놓고 5분간 적셔진 길이를 측정하는데, 5mm 이하이면 눈물 분비가 감소되어 있다고 판단합니다.

(2) 로즈벵갈검사(rose bengal staining)
죽거나 손상된 각막 및 결막의 상피 세포를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3) 조직검사
입술 부위에서 작은 침샘 조직을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4) 침샘검사
침의 흐름 속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특수한 물질을 주사하고 흡수와 분비를 측정합니다.

(5) 자가항체검사
Ro항체, La항체 등 자가항체의 존재 여부를 혈액검사를 통해 검사합니다.

쇼그렌 증후군의 치료 및 관리법

쇼그렌 증후군의 치료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방지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침과 눈물의 분비를 원활하게 해주는 ‘필로카르핀(Pilocarpine)’ 제제를 사용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발병기전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새로운 표적 치료제들도 개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상생활을 통한 관리로는 우선 물을 조금씩 자주 섭취해야 하며, 침의 양이 부족해져 충치 및 치주 질환이 증가하게 되므로 구강위생도 청결히 해야 합니다. 카페인이 많이 포함된 커피, 홍차, 녹차, 탄산음료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런 음료들은 이뇨 작용을 촉진하여 입마름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혈압이나 우울증, 파킨슨병 등에 사용되는 약제를 복용할 경우, 후유증으로 쇼그렌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료 시 관련 질환 약물 복용에 대한 내용을 미리 밝히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직 이 질환을 완벽히 치료할 수는 없지만, 현재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여러 신약이 임상시험에 있는 만큼 쇼그렌 증후군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웃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글_ 이진영,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