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고혈압을 잡아라! 가면고혈압, 아침고혈압, 야간고혈압

50대 A씨는 최근 초등학교 동창이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고 술도 즐기는 A씨는 덜컥 겁이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혈압을 재보았습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혈압을 쟀더니 역시나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깜짝 놀라 당장 다음 날 병원을 찾아 다시 혈압을 측정해보았는데 정상 수치가 나왔습니다. 의사와 면담 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지만 어제의 높은 수치가 떠올라 의아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혈압은 동맥경화,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약물치료 및 생활관리가 필수입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혈압 때문에 고혈압 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는데요. 숨어있는 고혈압의 종류와 대처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평소엔 높은데 병원에서는 정상인 ‘가면고혈압’

평소에 혈압을 재면 고혈압인데 병원에서 잴 때만 정상으로 측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체 고혈압의 5~20%를 차지할 정도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면고혈압의 경우 실제 혈압은 높지만 생활습관 관리 및 약물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사람보다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더 높아지게 됩니다.

아침에만 높아지는 ‘아침고혈압’

숨은 고혈압 중 아침고혈압은 잠에서 깬 뒤 두 시간 동안 최고 혈압이 160~180mmHg까지 급격히 높아지는 경우입니다. 아침에 혈압이 급상승하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18% 높다는 벨기에 연구도 있었는데요. 아침에 최고 혈압을 기록했다가, 병원에서 혈압을 잴 때는 이미 혈압이 안정상태가 되어 정상으로 측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가면고혈압이 되어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밤에만 높아지는 ‘야간고혈압’

반면 밤에만 높아지는 야간고혈압도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밤중에는 낮보다 혈압이 10~20% 떨어져야 하는데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오히려 높아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야간고혈압이 있는 경우, 하루에 혈압약을 아침과 자기 전에 두 번 복용해야 할 수 있으므로 병원 진료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약물 투약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숨은 고혈압은 빠른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어렵게 합니다. 가면고혈압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도 평소 규칙적으로 혈압을 체크해야 합니다. 만약 병원에서는 정상으로 측정이 되어도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혈압으로 측정이 된다면, 의료진과 상의하여 ‘24시간 활동 혈압’을 측정해보아야 합니다.

올바른 혈압측정 방법

① 혈압은 양팔 모두 재는 것이 정확하다.
만일 20mmHg 이상 차이가 나면 다시 측정하고, 10mmHg 이상 차이가 나면 높은 쪽 혈압을 기록한다.

② 낮과 밤의 혈압을 비교해본다.
보통 주간 혈압보다 야간 혈압이 10% 이상 낮아야 하며, 차이가 10% 이하라면 병원을 방문한다.

③ 몸과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한다.
운동, 커피, 담배, 감기약, 안약 등은 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바로 측정을 피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흥분상태도 혈압을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으므로 안정된 후에 측정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