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만져지는 멍울, 임파선염
목에 멍울이 만져져 병원 진료를 받고 있는 여자아이

목에 멍울이 오랫동안 만져져서, 아니면 감기 이후에 무언가가 만져져서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목에서 만져지는 멍울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지만, 임파선염에 의해 흔히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 몸에는 혈액 말고도 주로 면역과 관련된 성분들을 이동시키는 임파액이라는 체액이 존재합니다. 임파액은 림프관을 통해서 흐르게 되고, 림프관은 몸 전체에 복잡한 지하철 노선도처럼 뻗어 있습니다. 임파선이란 림프관이 각각의 지점에서 작은 덩어리를 형성한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임파선은 평소 1cm 미만의 크기를 유지하는데, 감기와 같은 감염질환이나 기타 악성종양 등에 임파선염이 발생할 경우, 압통(눌렀을 때 발생하는 통증), 고열과 함께 임파선이 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임파선염으로 멍울이 생겼다면 멍울의 출현시기 및 발육속도, 통증의 유무 등을 잘 살펴야 하는데, 통증을 초기에 호소하는 경우는 대부분 염증성이며,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후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임파선 이외의 종양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단순 임파선염

가장 흔한 단순 임파선염은 주로 압통성 멍울로 나타나며, 손으로 만졌을 때 탄력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결핵성 임파선염과의 구분이 어려우나, 결핵균에 대한 여러 검사 및 경과 관찰을 통해서 감별이 가능합니다. 만약 2주간의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세침흡입세포 검사나 조직편을 채취하는 생검을 고려해야 합니다.

20~30대에서 흔한 결핵성 임파선염

20~30대의 젊은 여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결핵성 임파선염은 주로 혈행성 전파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외에도 편도를 통한 경로와 폐결핵에서 시작하는 경로가 있습니다. 단순 임파선염과는 달리 보통 다발성, 양측성으로 목의 뒷부분에서 빈발하며, 경부 하부 림프절 침범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결핵성 임파선염이 의심될 때 가장 확실한 진단법은 천자 흡인을 통해 얻어진 농, 혹은 조직을 이용하여 결핵균 배양검사 및 중합효소 연쇄반응검사를 하는 것입니다. 치료는 1년 이상의 항결핵요법이 주 치료법이나, 항결핵제에 내성을 보이는 비결핵성 미코박테리움(Mycobacterium) 등에는 수술요법과 항결핵제를 병행하여 치료하게 됩니다.

술, 담배 즐기는 중장년층의 경우 많은 주의가 필요

술과 담배를 많이 하는 중장년층에서 임파선염에 의해 멍울이 만져질 경우(특히 쇄골 상부에서 만져지는 경우), 악성종양에 의한 전이 여부를 항상 의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폐, 위장, 유방, 대장, 신장, 갑상선 부위에 대한 암 검진이 필요하며, 두경부암에 의한 전이를 감별하기 위해 이비인후과적 이학적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글_ 최익준, 이비인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