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화끈거리고 뜨거운 설통, 어떻게 치료 하나요?
병원에서 혓바닥 부위를 진료받고 있는 모습

가끔 혀가 화끈거리고 뜨거운 음식이나 매운 음식을 먹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분들은 설암과 같은 암성 질환에 대한 걱정이 커서 검사 받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진, 촉진 등의 이학적인 검사를 진행해 보면 특별한 병변이 없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특별한 이유 없이 만성적으로 구강 점막에 ‘타는듯한’, 또는 ‘따끔따끔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고, 특정 진단을 내릴 수 없는 상태를 ‘구강작열감 증후군(burning mouth syndrome, BMS)’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뚜렷한 점막 병변이 없으며, 주로 혀(특히 혀의 끝부분과 옆부분), 입술, 경구개, 또는 연구개를 침범하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구강의 작열감 이외에 건조감, 맛의 변화, 비특이적인 치아 통증 등 다양한 구강 내 불편감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정확한 치료 방법은 없는 상태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임상적으로 드물지 않게 만나는 질환이고, 많은 환자의 경우에서 고령의 환자가 많은 것을 보면, 구강 내의 노화와 관련된 변화와 관련이 있지 않나 추정이 됩니다. 특정한 병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강 내에서 심한 불편감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는 질환입니다.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붙는 대부분의 질환들이 그렇듯이 설통 역시도 특별한 치료가 정립이 되지 않아 최근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질환입니다. 미국 학회에서는 임상적인 병변이 없고, 혈액검사 상에서도 이상이 없으며, 국소 또는 전신질환이 배제될 수 있는 상태에서 매일, 하루 종일 지속되는 구강의 작열감을 호소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심리적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불편감은 혀의 통증인데, 혀 말고도 입안의 여러 곳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증은 대부분 양측성이며, 말초신경의 분포 범위와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중등고도의 통증이 하루 종일 지속되지만, 약간 호전되거나 악화되기도 하며, 아침에는 심하지 않다가 저녁이 되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맛에 대한 감각이 변하기도 하고 구강건조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자극이 덜한 음식이나 비탄산음료를 마시면 증상이 호전되며, 맛이 강한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구강작열감 증후군은 고령일수록, 여성일수록 심한 경향이 있으며, 폐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도 생각이 됩니다. 구강작열감의 원인으로는 최근 연구들을 통해서 신경병적 상태(neuropathic condition)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치료 또한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심리적으로도 우울증, 불안증, 신체화 등의 병적인 심리적 상태를 지니는 경우에 발생이 많이 된다는 점에서 치료할 때는 심리적 요인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에 사용되는 다양한 약물들

구강작열감 증후군의 치료에 대해서 표준 치료가 확립되어 있지 않지만, 여러 가지 치료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약물치료가 시도되고 있는데, 우선 알파 지방산은 항산화작용을 함으로써 신경손상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캡사이신은 고추의 매운 성분으로 자극에 대한 신경반응을 억제 함으로써 구강작열감 증후군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클로나제팜과 같은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도 통증을 억제하는데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가바펜틴과 스테로이드도 치료 효과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약제들이 단독으로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심리치료를 동반한 적절한 병합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많습니다.

구강작열감 증후군과 같이 원인이 불명확하고 만성 불편감을 일으키는 질환이 있는 경우, 환자분들이 단기간에 치료효과를 못 느끼셔서 그런지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는 ‘병원쇼핑’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고, 또한 각자 맞는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 다른 치료법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한 병원에서 꾸준한 치료와 상담이 중요합니다.


글_ 최익준, 이비인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