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알아본 관절질환, 디스크 내장증
허리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젊은 남성

회사원 김모(54)씨는 지난 주말 친구들과 골프장을 다녀온 뒤 갑자기 허리가 아파 동네병원에서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걱정이 되었습니다. 의자에 앉거나 서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고, 걸으면 약간 완화되는 양상이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똑바로 누우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픈 증상도 나타났습니다. 필자와 상담할 때 환자는 한 자세로 오래 눕기도 힘들어 엎드려 자거나 새우잠을 자야 할 정도라고 호소했습니다.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하고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니 정말 그러했습니다. 다행히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은 없었습니다.

디스크 내장증이란?

정상적인 척추관절 내 추간판(디스크)은 수분 성분이 약 80%를 차지합니다. 디스크 내장증은 이 수분이 빠져나가 변성되는 척추질환입니다. 요통을 동반하는 척추질환 중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합니다. 디스크는 보통 수분이 60% 이하로 줄어들면 탄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 허리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거나 자세까지 안 좋을 경우 쉽게 찢어지고 변성되기 쉽습니다.

노화에 의한 척추의 퇴행 현상은 45세 이후부터 시작되는 게 정상적입니다. 그래서 이 보다 젊은 나이에 이런 변화가 생기면 병으로 간주됩니다. 디스크 내장증도 그렇습니다. 45세 이후 중년환자가 대부분이지만 20, 30대 젊은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병이 디스크 내장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

디스크 내장증도 허리디스크처럼 초기엔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과 재활운동 처방으로 진행을 막는 게 원칙입니다. 그만큼 초기치료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디스크가 찢어지면서 나타난 요통을 억지로 참고 지내거나, 엉뚱한 치료로 허비하다 한 달 이상 끌었을 때는 좀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물론 진통제를 써도 심한 통증이 가시지 않을 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는 신경성형술이나 고주파 열치료 같은 비(非) 수술요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합니다. 신경성형술은가는 카테터(도관)를 척추관절 속으로 삽입, 찢어진 디스크 조각이 주위 신경을 자극하지 않도록 다듬어 주는 시술입니다. 고주파 열치료란 80도 정도의 열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1㎜ 정도 굵기의 고주파 주사바늘을 찔러 손상된 디스크를 응고시키는 방법입니다. 두 방법 모두 시술 시간이 10∼30분 내외로 짧고, 상처도 없어 시술 당일 퇴원이 가능한 게 장점입니다.

만약 이런 비수술요법으로 치료가 어렵다면 손상된 디스크를 빼내고 인공디스크를 넣어주는 디스크 치환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디스크 내장증의 90% 이상은 신경성형술이나 고주파 열치료 같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수술을 한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글_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