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표적인 감염성 질환, 비브리오 패혈증
침대에 누워 복통을 호소하고 있는 여성

해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 횟집을 운영하는 분들의 걱정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뉴스에서 바닷물에 비브리오균이 검출되니 회를 드시는 분들은 주의하라고 보도하거나, 몇 명의 환자가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대학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 매상이 뚝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회를 먹어서 설사병이 생길 수는 있어도 패혈증까지는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당뇨, 신부전증, 알코올 중독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서만 발병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브리오 식중독(위장관염)과 패혈증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식중독은 크게 걱정할 만한 질병은 아니며, 문제가 되는 것은 패혈증입니다.

비브리오균은 무엇인가요?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서 서식하는 세균입니다. 비브리오균의 종류는 현재까지 약 30종이 알려져 있는데, 이 중 12가지 정도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킵니다. 우리가 흔히 콜레라라고 부르는 질병도 비브리오균의 일종인 Vibrio cholerae균이 일으키는 급성 위장관염을 말하는 것입니다. 비브리오균이 인간에게 감염되어 생기는 질환으로는 창상감염(피부가 곪는 것), 급성 위장관염, 비브리오 패혈증이 있으며, 그 중에서 급성 위장관염이 제일 많습니다.

인체에는 어떻게 감염이 되나요?

첫째는 상처가 있는 사람이 바닷물에 직접 접촉하거나, 생선의 지느러미, 조개 껍질 같은 날카로운 것에 상처를 입으면서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창상감염의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둘째는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하여 감염되는 형태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 어패류는 생굴이며, 기타 생선회, 조개류도 해당됩니다. 이 경우는 급성 위장관염이나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유발하는 V. vulnificus균

비브리오균 중 V. vulnificus균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위장관염을 일으켜서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만 유발하지만, 면역력이 약하거나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전신적인 감염증인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증상은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한 후 갑작스런 열과 오한, 전신 쇠약감이 나타나며, 때로는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발병 하루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피부가 빨갛게 붓고, 표재성 정맥이 터져 피하에 출혈이 보이게 되며, 피부의 궤양이나 물집이 잡히면서 괴사되는 전형적인 패혈증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환자 2명 중 1명이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물론 기존에 간질환이 있다거나,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요인도 높은 사망률의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생한 경우 패혈증에 준한 치료를 하게 되는데, 비브리오 세균을 박멸하기 위해 독시싸이클린아나 세팔로스포린 계통의 항생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피부에 생긴 병변은 절개, 배농, 절제 등의 외과적인 처치가 필요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법

건강한 사람이라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만성 간염, 간경변증(간경화증), 그리고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분들(항암치료 중,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복용 중이거나 AIDS환자 등등)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야 합니다.

  • 여름철에는 회를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
  •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은 후 피부가 곪거나, 설사, 복통이 있는 경우 즉시 병원을 간다.
  • 굴, 조개류는 반드시 익혀 먹는다.
  • 조리 시 어패류와 다른 음식을 철저히 분리한다.
  • 피부에 상처가 있는 상태로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 바닷가에서 상처를 입은 경우 상처를 깨끗이 소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