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보다 무서운 침묵의 살인자, 수면 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남성

코골이는 여러 원인으로 좁아진 인두강 기도를 통과하는 호흡기류에 의하여 발생하는, 기압차 때문에 이완된 연구개와 구개수 및 주위 구조물들이 진동하여 생기는 호흡 잡음으로 가장 흔한 수면 현상의 하나입니다. 코골이는 30-35세 남성의 20%, 여성의 경우 5%에서 관찰되며,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남성 60%, 여성 40%가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고 합니다. 특히 비만한 경우 3배 이상 빈도가 높고, 그 소리의 강도는 보통 50데시벨(dB) 이상이며, 기네스북의 최고 측정수치는 고속버스 엔진소리와 비슷한 강도인 87.5데시벨(dB)로 기록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코골이가 심하면서 수면 중 구강 및 비강을 통한 호흡기류가 10초 이상 정지하는 무호흡이 수면 시간당 5회 이상이거나, 7시간 이상의 수면 중 30회 이상의 무호흡이 발생할 때 폐쇄성 수면무호흡의 기준으로 정하였고, 수면 시 상기도의 폐쇄로 인한 호흡정지가 주요한 병인이 됩니다.

저호흡은 호흡기류가 완전히 정지하지는 않고 일호흡량의 50% 이하로 감소하면서 산소포화도가 4% 이상 저하될 경우로 정의하여 최근에는 시간당 무호흡과 저호흡을 합한 호흡장애지수(respiratory disturbance index)를 진단 기준으로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수면무호흡은 전체 인구에서 1-2% 정도의 발생빈도가 보고되고 있으며, 주로 중년 이후의 남성에서 호발하고, 여성은 폐경기 이후에 발생빈도가 증가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증상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산소공급을 저하시키고 뇌를 깨우는 각성상태를 자주 유발하기 때문에 낮에 졸리고, 피로감, 판단력 저하, 집중력 장애, 성기능 장애, 인지능력의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게 되면 심폐혈관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데, 반복적인 질식으로 미주신경이 흥분되어 심박동이 저하되고, 반사적인 교감신경계의 활성에 따른 혈관 수축으로 급성 고혈압이나 저산소혈증으로 인한 적혈구과다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심한 저산소증은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진단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룻밤 동안 수면검사실에서 자면서 수면무호흡의 유무 및 심각도를 판정하는 수면다원검사가 수면무호흡의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비록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진단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무호흡지수 5 이상, 호흡장애지수 10 이상 등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휴대용으로 본인 집에서 간단하게 설치하고 자면 결과가 나오는 기계가 많이 보급되어 있어서 비용 및 편의성이 좋아졌습니다. 수면다원검사에 의해 수면무호흡이 진단된 후에는 실제로 수면 중 어느 부위의 폐쇄에 의해 수면무호흡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검사가 이루어져야 그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수면 중 상기도폐쇄에 관여하는 부위는 크게 연구개(입천장) 후방부와 설기저부(혀뿌리) 후방부가 있으며, 폐쇄부위를 확인한 뒤에는 수면무호흡의 정도와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각각에 따른 치료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치료에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


1) 수술적 치료

구조적으로 폐쇄적인 부분이 있을 때 수술적으로 절제 및 교정을 통해서 시행하는 것으로 비중격만곡증이 있는 경우엔 비중격만곡증 교정술, 편도 및 목젖이 크거나 늘어져 있을 때 시행하는 가장 보편적인(흔히 코골이 수술이라고 하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이 대표적인 수술적 방법입니다.

이외에도 설부가 커서 시행하는 설부 축소수술, 설근부 근육 및 안면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때 시행하는 구경부 골격수술 등이 있지만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많이 시행되지는 않습니다.


2) 비수술적 치료

우선 코골이를 유발하는 여러 가지 약물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술과 일부 항우울제가 포함됩니다. 기구를 이용한 방법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산소양압기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효과는 가장 높은 것으로 되어있으나 자는 동안 지속적으로 산소 마스크를 써야 되기 때문에 중도 포기율이 높고, 또한 여행 시에 휴대하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는 동안 입을 벌리거나 아니면 설근부가 처져서 무호흡증상이 생기는 경우를 교정하기 위한 구강 내 장치가 개발되어 치과 및 이비인후과에서 측정 후에 착용 가능합니다. 어느 치료의 경우에도 오랜 기간 추적관찰을 해보면 70-8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글_ 최익준, 이비인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