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이 많아지는 명절,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
부부싸움 중인 남녀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통해 부부관계를 맺으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이제 더 이상 낭만적인 연인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부부관계를 형성하여 새롭게 적응해 나가야 합니다. 그 적응과정에는 자녀계획, 생리현상, 성관계, 생활비, 역할분담, 자녀양육, 종교, 여가, 생활습관 등과 같은 것이 포함되어 있고, 부부관계에서 새롭게 부과된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가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가정을 돌보고 서로의 행복을 위한 노력을 하고 경제적으로 책임을 지는 역할뿐 아니라 시댁식구와의 관계, 처가식구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부부와 관련된 중요한 사회 적응의 영역입니다.

부부싸움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명절

이러한 사회적응의 영역에서 갈등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가 명절입니다. 부부는 서로가 살아온 성장문화와 삶의 방식, 교육관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새로운 가족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너무 많고 기대치가 높아서 작은 일에도 갈등이 촉발됩니다. 더욱이 명절은 부부 두 개인의 차이점이나 갈등뿐만 아니라, 시댁 및 친정 가족들과의 생활습관이나 전통 등 차이점들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그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서로의 성격과 습관, 감정표현, 흥미 등의 측면에서 많은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명절 스트레스는 아내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남편들에게도 큰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명절 때 부부싸움이 많아집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그러하듯이, 부부관계에서도 갈등은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갈등은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서 성장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인류역사의 발전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부부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에도 부부간에 의사소통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여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그 반대가 되어 헤어 나올 수 없는 파국을 맞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대화가 중요

따라서 갈등이 생겼을 때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서로 간에 무엇이 섭섭하였는지, 어떤 점이 미안했는지, 서로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등을 자유롭게 의논하고 각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갈등이 없는 평상시에도 많은 대화를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자신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에 대해서 귀 기울여서 잘 들어야 할 것입니다.

의사소통의 측면에서 자신과 타인의 내적 상태에 대해 언어화하고 감정노출도 많이 하는 ‘친숙형’ 의사소통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부부간에는 역기능적인 의사소통인 차단형, 억제형, 분석형 의사소통을 하여 부부간에 원활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차단형’은 문제를 숨김으로써 언어화 하지 않고 감정을 노출하는 방식이고, ‘억제형’은 문제를 언어화하지는 않지만 비언어적 단서를 통해 감정을 노출시키는 방식이고, ‘분석형’은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탐색하고 자신과 타인의 생각을 언어화하지만, 자신의 감정은 노출하지 않는 인지적 방식입니다.

부부간에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 스틴네트(Stinnett, 1984) 등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합니다.

  1. 첫째, 서로 존중하며 긍정적인 마음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2. 둘째, 공통의 준거틀을 가지면 경험, 생각, 태도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됩니다.
  3. 셋째, 공감하고 경청을 하여 서로의 감정, 특히 부정적 감정 상태를 알아준다면 그 자체로 부정적 감정이 해소될 것이며 신뢰감을 형성할 것입니다.
  4. 넷째, 모호한 메시지의 의미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불명확한 메시지에 대한 부정확한 해석은 갈등의 원인이 되므로, ‘기분이 나빠 보이는데, 나 때문에 그래요?’, ‘제가 이해하기로는... 맞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함으로써, 모호한 메시지의 의미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5. 다섯째, 부부 모두 사소한 일에 대해서 거리낌없이 말하고,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6. 여섯째, 적당한 수준의 자기노출(self-disclosure)이 필요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에도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외의 방법으로는 적절한 애정을 표현하고, 서로 배려해주고 존중해주기, 서로 다르게 살아온 환경을 이해하기, 서로 지켜야 할 규칙 만들기 등입니다.

배우자의 마음은 내 마음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배우자가 변화하기를 원하면 나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데에는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여 대화로 해결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종합하면, 행복한 부부관계는 화목한 가족관계의 기초가 되고 개인의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한 인간관계가 됩니다. 따라서 명절로 인한 부부싸움이 그 순간은 괴로울 수 있지만, 갈등을 건설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서로에게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족 간의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개개인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글_ 김은영, ㈜미드미심리상담센터 심리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