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성 전분, 똑같이 먹고 섭취 열량 줄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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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이나 혈당을 조절하고 있다면, 빵은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빵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냉장 보관된 빵을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냉장 보관된 빵은 기본 구성 성분인 전분의 구조가 바뀌어 차가운 빵은 갓 만들어진 빵보다 몸속에서 혈당을 덜 높이고, 열량도 적습니다.


저항성 전분을 만드는 법
차갑게 식히면 저항성 전분 많아지는 이유

빵을 0~5도 냉장실에 12시간 이상 보관하면 전분 입자 구조가 바뀌어 소화가 어려워집니다. 빵을 구성하는 전분은 포도당이 나선 모양으로 이어진 ‘아밀로스’와 포도당이 가지 모양으로 이어진 ‘아밀로펙틴’이 혼합된 입자입니다. 열을 가하면 이 입자가 팽창하며 아밀로펙틴과 얽혀있던 아밀로스가 입자 바깥으로 빠져나갑니다. 열이 식으면 빠져나온 아밀로스 분자들이 그 자리에서 굳으며 전분 구조가 재구성됩니다. 갓 지은 밥은 차지지만 식은 밥은 딱딱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밥알이 따뜻할 땐 전분 분자가 팽창해 식감이 쫄깃쫄깃하고, 밥알이 식으면 전분 입자 밖으로 빠져나온 아밀로스 분자들이 굳어져 식감이 딱딱해지는 것입니다.

따뜻한 상태의 밥이나 빵은 소화가 잘됩니다. 포도당 분자가 사슬처럼 길게 연결된 전분을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 단위로 분해합니다. 아밀로펙틴과 섞여 있던 아밀로스가 전분 바깥으로 나오며 얽힌 구조가 풀리면, 우리 몸이 전분을 분해하는 데 품이 덜 들게 됩니다.

반대로 차게 식은 빵이나 밥은, 바깥으로 나온 아밀로스가 단단히 굳으며 하나의 결정체를 형성한 상태라 소화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듭니다. 소화, 흡수가 어려워져 그대로 장까지 내려가서,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이런 전분을 ‘저항성 전분’이라고 합니다.



혈당과 저항성 전분
급격한 혈당 상승 막아 주기

따뜻한 빵을 차게 식혀 먹기만 했을 뿐인데, 효과는 생각보다 더 뛰어납니다. 포도당으로 체내 흡수가 안 되기 때문에, 따뜻한 빵을 먹었을 때보다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저항성 전분 1g의 열량은 일반 전분의 절반 수준인 2kcal입니다. 저항성 전분을 먹으면 장내 유익 세균의 성장은 촉진하고 유해 세균은 억제하므로, 대장암, 결장암 등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대장 내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포만감까지 있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미 한 번 식힌 빵을 다시 데운다고 해서 바뀐 전분 구조가 원상태로 돌아가진 않습니다. 빵을 구성하는 전분을 저항성 전분으로 만들고 싶지만 찬 빵을 먹긴 싫다면, 냉장 보관한 빵을 다시 데워 먹으면 됩니다. 단, 저항성 전분 함량을 높이고 싶다면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빵을 냉동할 땐 전분의 구조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온에서 식히는 것보단 냉장고에 넣어뒀을 때 저항성 전분으로 전환이 더 잘 됩니다. 4~5℃에서 24시간 냉장 보관했다가 데운 쌀밥은, 10시간 실온 보관한 쌀밥보다 저항성 전분 함량이 20% 더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차게 식혀 먹는다고 해도 많이 먹으면 살은 찝니다. 또한, 소화가 힘든 만큼 소화기관이 예민하거나 좋지 않은 사람은 소화 불량 등의 위험이 커지므로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