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vs 마가린, 어떤걸 먹어야 하나요?
버터와 마가린

어린 시절 밥에 버터나 마가린을 넣고 간장과 함께 비벼 먹었던 기억, 누구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버터와 마가린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음식의 풍미와 질감을 살려주고, 후라이팬 요리에 빠지지 않는 대중적인 식재료라 할 수 있지만, 건강에 해로운 지방 성분의 함량이 높아 유해성과 관련된 문제가 항상 제기되는 식품이기도 합니다. 특히 비슷한 모양과 맛을 갖는 버터와 마가린 사이에서도 어떤 것이 몸에 더 해로운지 여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칼럼을 통해 버터와 마가린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동물성 포화지방이 많은 버터

소의 우유를 주원료로 하여 만들어지는 버터는 고대 왕국인 바빌로니아 시대에서부터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매우 깊은 역사를 가지는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1800년대 중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기 전까지 일반 서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귀중품에 해당되었으나, 비만 및 심장질환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 크게 증가함에 따라, 지금은 섭취에 제한이 필요한 식품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버터의 성분을 살펴보면 약 80% 정도가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버터의 지방은 혈관벽을 막히게 하여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동물성 포화지방의 비율이 높고, 버터 1찻숟가락에는 일반적으로 35칼로리 이상의 많은 열량이 들어있어 과도한 섭취는 각종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버터의 소비량이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섭취량 자체는 점차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트랜스지방이 많은 마가린

주로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마가린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가 버터 공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버터 대용품을 공모한 결과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몸에 좋은 식물성 기름이 주원료로 사용되고, 제조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A, D 등 필수영양소가 첨가되어 버터와 맛은 유사하면서도 보다 건강하고 값은 저렴한 식품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마가린에 트랜스지방이 들어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식물성 기름에는 몸에 좋은 지방으로 잘 알려진 불포화지방의 함량이 더 많은데, 불포화지방은 녹는점이 낮아서 상온에서는 액체의 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마가린은 액체 상태의 기름을 고체화시킨 것으로 이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발생합니다. 트랜스지방은 혈액 속의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떨어뜨리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증가시켜 동물성 포화지방과 마찬가지로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어떻게 먹느냐에 있다!

사실 음식에서 버터나 마가린이 주는 맛의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버터와 마가린 중 어떤 것을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습니다. 버터에 동물성 포화지방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자연 친화적인 한가지 재료만을 사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재료가 인공처리 되어 만들어진 마가린 중에도 최근 트랜스지방이 없는 제품들이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핵심은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품표지의 식품성분표를 확인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버터의 경우 유지방이 50% 미만이고 마가린 등 다른 기타 성분들이 섞여 있는 ‘가공버터’를 고르기 보다는 유지방이 80% 이상 함유된 ‘가염버터’ 또는 ‘무염버터’를 선택하도록 합니다.

마가린은 크게 ‘스틱형’과 ‘스프레드형’으로 구분되는데, 스틱형은 고체화되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많이 생성되지만, 팜오일을 넣어서 만드는 스프레드형에는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어 스프레드형 마가린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터든 마가린이든 결국 고열량 식품이기 때문에 적당히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글_ 박태진, 영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