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우습게 보다 등골이 휜다?
등산 중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등산객

2004년 7월을 기하여 주 5일제가 실시된 이후로, 우리나라의 레져/휴양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 중에서도 등산에 대한 수요와 참여 인구의 증가는 놀라울 정도이며,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국토의 70% 정도가 산악 지형 이라고 할 만큼 산에 대한 접근 자체가 용이하고, 다른 레져/아웃도어 스포츠에 비해 참여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등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등산은 늘어난 좌식생활, 자동차의 대중화 등으로 걷기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알맞은 운동 형태로 전신 지구력 및 하체 근력 강화에 좋고, 심혈관계 개선에도 효과적입니다. 게다가 관 절에 지속적이고 적절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 에 체지방 감소의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는 목표에 대한 성취감을 맛보고, 도전정신을 기르며, 만족감과 자신감을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 및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 다.

이렇듯 등산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건강상에 다양한 이점이 있는 운동이지만, 등산 자체를 가볍게 생각하고 참여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우선, 공통적으로 산에 오르기 전에는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근육이나 관절 등이 손상되기 쉽고, 급격한 혈압 상승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등산은 처음에 몸이 적응 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낮은 경사를 천천히 걷다가 차츰 속력을 내어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걷는 것이 좋으며, 경쟁적으로 속도를 내지 말고 개인의 체력에 알맞게 조절해야 합니다.

만약 지병이 있는 사람이 등산을 시작한다면 더더욱 철저한 준비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혈관 질환의 고위험군은 산행으로 흘린 땀이 식으면 말초혈관이 빠르게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온을 유지하고 땀이 빠르게 증발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여벌의 옷을 지참해야 합니다. 또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해가 지기 1~2시간 전에는 하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고혈압 환자가 휴식 후,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일시적으로 다리에 혈액이 몰려서 나타나는 기립성 저혈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 낙상이나 실족 등의 위험을 고려하여 반드시 주위의 도움이나 나무를 잡고 일어나도록 합니다.

등산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운동으로 산행 중 어지럽고 허기가 지거나, 심하게 땀이 난다면 혈액 속 당원이 부족한 저혈당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 급격하게 혈당이 떨어지면 실신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럴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당분을 보충해줘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응급 상황을 대비하여 혼자 오르는 것보다는 대처 방안을 숙지하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등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질병 유무에 상관없이 등산을 할 때는 체온의 유지와 함께 체내 수분량의 유지도 중요합니다. 등산 중에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발한량이 급증하기 때문에 수시로 수분을 섭취해야 탈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개인 물병을 지참하고, 휴식 시 수분과 당분이 포함된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고지혈증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의 경우, 수시로 전해질이 포함된 물을 마셔야 합니다. 등산 중 갈증 해소를 위해 맥주, 막걸리 등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음주 후 산행은 갑작스럽게 혈압을 상승시켜 뇌졸중이나 심장발작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삼가야 합니다.

등산 시에는 본인의 몸 상태에 항상 촉각을 세우고 주목해야 합니다. 산속에서는 응급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한 조치가 어렵기 때문에 본인의 체력 및 컨디션을 수시로 체크하여 응급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등산을 하다가 호흡곤란, 가슴 통증, 과도하게 높은 심박수, 어지러움, 마비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휴식을 취한 후 천천히 하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평소 혈압이나 혈당의 조절이 쉽지 않고 기복이 심했다면 등산보다는 평지를 걷는 트래킹이나 산책이 바람직합니다.

글_ 조홍래, 운동처방사